'문체부 장관' 후보자의 '日 극찬' 논란, "日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은 하나님의 뜻" 문창극 오버랩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친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그는 일본에 대한 칭찬을 넘어 식민지배마저 긍정 평가하는 취지의 발언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와 같은 '중앙일보' 출신이자 박근혜 정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친일 사관'으로 낙마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바로 떠오르는 이유다.

27일 'MBC'에 따르면 박보균 후보자는 '중앙일보' 대기자 시절인 자넌 2014년 한림대에서 열린 '제1차 세계대전 100주년 세미나'에서 세계를 지배했던 나라들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틈만 나면 예외를 자꾸만 두려고 하는데, 법이 정해지면 지키는 게 세계를 경영했던 나라들의 차이”라며 “일본도 아시아를 지배해봤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의 준법 정신이 좋다. 민족적인 교육도 있지만 세계를 경영해본 습관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뼛속까지 친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그는 일본에 대한 칭찬을 넘어 식민지배마저 긍정 평가하는 취지의 발언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뼛속까지 친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그는 일본에 대한 칭찬을 넘어 식민지배마저 긍정 평가하는 취지의 발언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식민지'를 경영해봤던 일본은 준법 정신이 좋고, 그렇지 않았던 한국은 준법 정신이 좋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즉 식민지배를 두둔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보균 후보자는 또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사고(2011년) 발생 3년이 지난 당시 상황에서 "일본 수산물에 혹시 방사능이 있을까봐 한국 사람들은 안 먹잖나. 동경에서 돈이 없어서 사시미하고 초밥을 못 먹는다"며 한국인들이 일본산 수산물에 지나치게 과잉반응을 보이고 있다고도 말했다.

박보균 후보자는 나아가 '광개토대왕비'를 발견한 것은 일본이고, 한국은 발굴 노력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하는 등 일본을 거듭 치켜세웠다.

박보균 후보자는 또 동일본대지진 직후 '중앙일보'에 올린 칼럼에선 일본인들의 대응을 극찬하는 내용의 칼럼을 썼다. 그는 일본인들의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마라'는 교육을 거론하며 "세계는 문화적 충격을 받고 있다. 일본의 저력이다. 일본인은 그렇게 존재한다. 그것은 일본의 국격과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고 극찬한다. 

박보균 후보자는 반대로 한국인들을 향해선 "천재지변 탓에 비행기 출발이 늦어도 창구에 몰려가 항의하는 가벼움과 어이없음, 준법 대신 목소리 큰 사람이 행세하는 떼법, 끼어들기 주행, 남 탓하기의 풍토를 부끄럽게 한다"며 폄훼했다. 

박보균 후보자는 또 지난 2013년 12월 주한일본대사관이 주최한 일왕 생일 축하연에 참석한 것이 알려져 구설에 올랐는데, 그는 '취재 과정'이라고 궁색한 해명을 했다.

'중앙일보' 부사장 출신인 박보균 후보자는 과거 강연에서 '식민지'를 경영해봤던 일본은 준법 정신이 좋고, 그렇지 않았던 한국은 준법 정신이 좋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사진=MBC 뉴스영상
'중앙일보' 부사장 출신인 박보균 후보자는 과거 강연에서 '식민지'를 경영해봤던 일본은 준법 정신이 좋고, 그렇지 않았던 한국은 준법 정신이 좋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사진=MBC 뉴스영상

이같은 박보균 후보자의 '친일 사관'은 박근혜 정부 시절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던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떠올리게 한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같은 '중앙일보'에 오랜 기간 몸담았던 선후배 관계이며 핵심요직을 거쳤다.

박보균 후보자는 중앙일보에서 정치부장·논설위원·편집국장·편집인을 거쳐 부사장 직위까지 올라간 바 있다. 문창극 전 주필도 정치부장, 정치담당 부국장, 미주총국 총국장, 논설주간을 거쳐 주필과 대기자를 지낸 바 있다.

문창극 전 주필은 지난 2014년 6월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바 있다. 당시 정홍원 전 총리가 세월호 사건 이후 사의를 표명한 상태였으며, 직후 후보자로 지명된 안대희 전 대법관이 '고액 수임료' 구설로 자진사퇴하자 그가 후보자로 지명됐던 것이다. 문창극 전 주필도 자진사퇴하자 정홍원 전 총리가 결국 유임되는 초유의 사태도 일어났다.

문창극 전 주필은 과거 2011~2012년 사이 서울 지역의 여러 교회에서 했던 강연 내용이 문제가 되어 낙마했다. 그는 당시 강연에서 일본의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이 한민족의 민족성을 고치기 위한 하나님의 뜻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문창극 전 주필은 특히 "당시 우리 체질로 봤을 때 (하나님이)한국한테 온전한 독립을 주셨으면 우리는 공산화될 수밖에 없다"라고 발언했고, 6.25 전쟁에 대해서도 “돌아보면, 미국을 붙잡기 위해 (하나님이 6·25를) 주신 것"이라고까지 발언했다.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은 지난 2014년 6월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바 있다. 그는 과거 2011~2012년 사이 서울 지역의 여러 교회에서 했던 강연 내용이 문제가 되어 낙마했다. 그는 당시 강연에서 일본의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이 한민족의 민족성을 고치기 위한 하나님의 뜻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은 지난 2014년 6월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바 있다. 그는 과거 2011~2012년 사이 서울 지역의 여러 교회에서 했던 강연 내용이 문제가 되어 낙마했다. 그는 당시 강연에서 일본의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이 한민족의 민족성을 고치기 위한 하나님의 뜻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창극 전 주필은 우리 민족성에 대해서도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는 거, 이게 우리 민족의 DNA로 남아 있었던 것"이라고 비하하는 등, '일제 식민지배는 불가피했다'는 일본 극우파나 민족반역자들의 논리를 그대로 차용하기까지 했다.

당시 박보균 후보자는 '문창극 총리 후보자 지명' 직후 '박근혜 인사의 파격'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박 대통령은 인사로 다름을 드러냈다. 파격은 익숙함에서의 탈피다. 박 대통령은 인사 수첩을 접었다. 청와대 인재 풀은 넓어졌다. 언론계 출신의 총리 기용은 처음이다. 변화는 극적 분위기를 풍기면서 시작됐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박보균 후보자는 또 문창극 전 주필이 자진사퇴한 직후 올린 '문창극 드라마'라는 제목의 칼럼에선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의 대처가 어설펐다며 비판의 화살을 날렸고, 문창극 전 주필에 대해선 "문창극 사퇴 회견은 비장했다. 회견문은 자유민주주의, 인권, 천부 권리에 대한 소신을 담았다. 그의 칼럼(중앙일보 주필·대기자 때 게재)처럼 선명했다"라며 극찬했었다.

박보균 후보자와 문창극 전 주필 모두 '중앙일보' 고위직 출신이면서 '친일 사관'도 역시 뚜렷하게 드러낸 것이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이같은 박보균 후보자의 짙은 '친일 사관'에 대해 국민의힘에선 과연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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