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관련해서도 "포스코가 앞장서야" 거듭 고수, 日정부-극우 논리와 일치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중앙일보'에 '친일, 혐한' 색채가 짙은 칼럼을 기고했다는 논란에 "다수의 국민들이 제 글 보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며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의 일관된 답변에 '대한민국 장관 후보자인지, 일본 장관 후보자인지 분간 안 간다'라는 질타까지 나왔다. 

박보균 후보자는 2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지난 2011년 3월 16일자 '중앙일보'에 올린 '일본은 있다' 제목의 칼럼을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지적받았다. 그 당시는 동일본대지진-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시기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중앙일보'에 '친일, 혐한' 색채가 짙은 칼럼을 기고했다는 논란에 "다수의 국민들이 제 글 보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며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의 일관된 답변에 '대한민국 장관 후보자인지, 일본 장관 후보자인지 분간 안 간다'라는 질타까지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중앙일보'에 '친일, 혐한' 색채가 짙은 칼럼을 기고했다는 논란에 "다수의 국민들이 제 글 보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며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의 일관된 답변에 '대한민국 장관 후보자인지, 일본 장관 후보자인지 분간 안 간다'라는 질타까지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전용기 의원은 "우리가 대한민국 장관 후보자를 뽑는 것인지, 일본 장관 후보자를 뽑는 것인지 도무지 분간이 안 간다"라며 박보균 후보자의 칼럼 내용을 지적했다. 

박보균 후보자는 문제의 '일본은 있다' 칼럼에서 "세계는 문화 충격을 받고 있다. 일본의 저력이다. 일본인은 그렇게 존재한다. 그것은 일본의 국격과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라며 "하지만 (한국에는)어느 때부터 남 탓하기와 떼 법의 억지와 선동의 싸구려 사회 풍토가 득세했다. 일본발 문화 충격은 그 저급함을 퇴출시키는 자극이 될 것이다"라고 한 바 있다.

전용기 의원은 이를 언급하며 "대한민국 국민 저급하다 이야기하고, 일본 국민들은 동아시아 점령해봤기에 굉장히 훌륭하다고 발언한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저급하고, 일본은 훌륭하다' 이거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는 박보균 후보자가 '일본이 아시아를 지배해봤기 때문에 일본인의 준법 정신이 좋다'고 했던 발언도 함께 인용한 것이다. 

박보균 후보자는 지난 2014년 4월 한림대에서 열린 '제1차 세계대전 100주년 세미나'에서 “우리는 틈만 나면 예외를 자꾸만 두려고 하는데, 법이 정해지면 지키는 게 세계를 경영했던 나라들의 차이”라며 “일본도 아시아를 지배해봤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의 준법 정신이 좋다. 민족적인 교육도 있지만 세계를 경영해본 습관 때문”이라고 한 바 있다. 

이같은 박보균 후보자의 발언은 '식민지'를 경영해봤던 일본은 준법 정신과 문화가 우수한 반면, 한국은 '떼법' 정신이 만연하며 저급 문화가 판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용기 의원은 박보균 후보자에게 "국무위원 후보자가 되셨는데 아직도 이런 생각 가지고 있나"라며 "대한민국 국민 폄훼했던 것을 국무위원 후보자로서 사과할 생각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박보균 후보자는 "제가 쓴 글이 1914년 세계 1차대전 그 내용 쓰면서 세계를 점령했던 나라들은 법치를 지킨다(라고 한 것)"이라며 "(한국인을)폄하한 거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박보균 후보자는 지난 2014년 4월 한림대에서 열린 '제1차 세계대전 100주년 세미나'에서 “우리는 틈만 나면 예외를 자꾸만 두려고 하는데, 법이 정해지면 지키는 게 세계를 경영했던 나라들의 차이”라며 “일본도 아시아를 지배해봤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의 준법 정신이 좋다. 민족적인 교육도 있지만 세계를 경영해본 습관 때문”이라고 한 바 있다. 사진=MBC 뉴스영상
박보균 후보자는 지난 2014년 4월 한림대에서 열린 '제1차 세계대전 100주년 세미나'에서 “우리는 틈만 나면 예외를 자꾸만 두려고 하는데, 법이 정해지면 지키는 게 세계를 경영했던 나라들의 차이”라며 “일본도 아시아를 지배해봤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의 준법 정신이 좋다. 민족적인 교육도 있지만 세계를 경영해본 습관 때문”이라고 한 바 있다. 사진=MBC 뉴스영상

그러자 전용기 의원은 "본인은 아닐지언정, 국민이 그렇게 받아들이는데 이건 사과하고 국무위원 후보자로서 역할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거듭 물었다. 이에 박보균 후보자는 "저는 다수의 국민들이 제 글 보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거라 생각한다"고 부인했다.

박보균 후보자는 두 내용('한국엔 떼법의 억지와 선동의 싸구려 사회 풍토가 득세한다', '일본이 아시아를 지배해봤기 때문에 일본인의 준법 정신이 좋다')이 '다른 글'에서 나온 것이라며 "제 글의 맥락을 일방적으로 해석했는데, 어떻게 사과하나.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전 믿지 않는다"라고 거듭 부인했다.

전용기 의원은 또 박보균 후보자가 지난 2013년 주한일본대사관이 주최한 일왕 생일 축하연에 참석해 구설에 오른 점도 물었다. 그는 "일왕 생일파티 초청장 없이 간 거 맞다고 말씀하신 거 맞나"라며 "일본 대사관에선 초청장 없으면 못 들어온다는데 어떻게 된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박보균 후보자는 "그걸 내가 어떻게 아나"라고 잡아뗐다.

전용기 의원은 박보균 후보자에게 "일본 돈 받고 성장한 포스코(구 포항제철)가 강제징용자 보상해야 한다고 했잖나"라며 "(전범기업)미쓰비시가 강제징용자 보상해야 하는가. 포스코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박보균 후보자는 지난 2019년 5월 9일자 "천황폐하, 황태자 부부는 아름다운 커플"이라는 제목의 '중앙일보' 칼럼에서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포스코가 생겼다. 포스코가 앞장서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모금을 해야지, 왜 일본에 손을 벌리냐'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입장에 동의한다며 "강제징용자 보상 문제의 해법에 적용할 만하다"고 했다. 김종필 전 총재는 지난 1965년 거센 반발을 부른 한일협정을 주도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박보균 후보자는 지난 2019년 5월 9일자 "천황폐하, 황태자 부부는 아름다운 커플"이라는 제목의 '중앙일보' 칼럼에서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포스코가 생겼다. 포스코가 앞장서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모금을 해야지, 왜 일본에 손을 벌리냐'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입장에 동의한다며 "강제징용자 보상 문제의 해법에 적용할 만하다"고 했다. 사진=중앙일보 사이트
박보균 후보자는 지난 2019년 5월 9일자 "천황폐하, 황태자 부부는 아름다운 커플"이라는 제목의 '중앙일보' 칼럼에서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포스코가 생겼다. 포스코가 앞장서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모금을 해야지, 왜 일본에 손을 벌리냐'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입장에 동의한다며 "강제징용자 보상 문제의 해법에 적용할 만하다"고 했다. 사진=중앙일보 사이트

박보균 후보자는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을 통해 포스코가 성장했기에 포스코도 일부 보상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거듭 '일본인에게 받은 돈으로 발전한 기업들은 우선적으로 먼저 피해자에게 지원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이는 일본 정부와 극우들이 강제징용 배상을 거부하며 내놓는 논리와 일치한다는 것이다.

이에 전용기 의원은 "윤석열 당선자가 이번에 일본에 파견한 한일 정책협의단이 강제징용 문제 가지고 이야기하러 간다는 것"이라며 "국무위원 되시면 윤석열 당선자에게 당장이라도 가서 '이건 잘못된 거다' 이렇게 얘기해야 하는데, 일본에 대한 주장을 후보자가 지금 얘기하면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라고 따져물었다. 

그럼에도 박보균 후보자는 "미쓰비시로부터 당연히 배상이나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포스코'를 거듭 거론하며 기존 입장을 끝까지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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