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소각로 VS 소성로.. '쓰레기 전쟁'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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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소각로 VS 소성로.. '쓰레기 전쟁'의 서막
  • 박종철 기획취재본부장
  • 승인 2022.06.2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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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협, 시멘트 제조사인지 폐기물 처리업체인지 정체성 '의심'
6개 환경단체, 정부에 시멘트 폐기물 사용 환경규제 강화 촉구
시멘트업계는 정부 폐기물정책 비호속 폐기물사업 '특수' 누려

폐기물처리업계와 시멘트 업계의 쓰레기 처리를 둘러싼 생존 경쟁이 '본격 쓰레기 전쟁'으로 점화될 조짐이 일고 있다.

시멘트 소성로의 쓰레기 처리에 대해 시멘트 공장이 시멘트 생산이라는 본연의 기능에서 이탈해 쓰레기 처리업으로 전락하며, 쓰레기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시멘트 소성로의 폐기물처리가 정부의 공공연한 봐주기식 '특혜'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정부책임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 형평성 논란은 시멘트 소성로에 폐기물 반입 처리가 진행되면서부터 꾸준히 제기되온 지적이다.

지난 5월 31일 (사)한국폐자원에너지기술협의회가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개최한 「폐기물처리시설로서 소성로와 소각로의 역할 및 전망」을 주제로 개최된 워크숍은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의 원인이 정부의 시멘트 소성로 쓰레기 처리기준완화 정책 때문이고,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온 시멘트소성로와 폐기물소각로의 '법적기준'의 차별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시멘트 업계가 폐기물 처리용량을 대폭 늘려가고 있는 반면 소각업계는 점점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인 정부의 2050탄소중립 선언 이후 시멘트 업계가 탄소중립 대안으로 유연탄 대신 폐플라스틱 등의 폐기물의 사용량을 늘리는 것이 '탄소중립 실천'이라는 명분을 얻게 됐고, 이는 시멘트소성로의 폐기물처리에 더 큰 날개를 달아준 셈이 됐기 때문이다.

반면 소각업계는 시멘트 공장의 폐기물 싹쓸이 사태로 경영악화와 도산을 맞고 있다. 이른바 정부의 폐기물처리 기준과 정책이 시멘트소성로에게는 경영호재를, 소각로 업계에는 경영악화를 초래하는 양날의 칼이 된 형국이다.  

시멘트 공장이 시멘트 제조시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모든 법적 기준을 폐기물 소각전문시설과 동일하게 적용하고, 이 기준이 적용되는 시점까지 폐기물 처리업으로의 진출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시멘트 소성로의 폐기물 처리량 증가로 기존 폐기물 처리 업계는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은 텅비어 있는 폐기물 저장창고 모습(사진=한국폐자원에너지기술협회 제공)

#소각로 업계의 정부를 향한 외침 

한국폐자원에너지기술협회는 국가 폐기물처리시설로서의 기능을 소성로와 소각로가 어떻게 발휘하고 있는지 진단하고, 시멘트 소성로와 소각로의 차별적 기준이 가져오는 폐해에 대한 대책 마련 차원에서 마련한 긴급조치를 발동했다. 지난 달 31일 개최된 워크숍은 긴급조치 발동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날 의제는 시멘트 제조에 쓰이는 유연탄을 폐기물로 모두 대체하겠다는 시멘트 업계의 계획에 대해, 시멘트 소성로에서 면제되어 있거나 완화되어 있는 환경기준을 정부가 폐기물 소각로와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회, 언론·시민사회 단체 등도 이 문제를 끊임없이 지적하고 있지만 정부는 기존 폐기물처리기준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중앙일보 강찬수 부국장은 “소수의 시멘트 소성로에서 태우는 폐기물양은 800만톤이 넘는데, 지역 주민건강을 위해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을 강화하고 오염물질총량 배출규제가 필요하다”면서 "시멘트 소성로는 고온으로 폐기물을 처리하기 때문에 다이옥신 배출량이 적다고 하는데, 완벽하게 검증된 사례가 없어 구체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소성로에 굴뚝 자동측정기기(TMS)가 설치되어 있지만 TMS로 측정이 불가능한 곳에서도 대기오염배출이 많이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에 대한 개선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5월 31일 개최된 ‘폐기물처리시설로서 소성로와 소각로의 역할 및 전망’ 워크숍
(사진=한국폐자원에너지기술협의회 제공)

이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 윤영삼 과장은 “시멘트 제품에 대한 유해성 논란은 1997년 시멘트 소성로에서 폐타이어를 사용하면서 시작되었다”며 “시멘트 유해성이 연일 국회, 언론 등에서 제기되고 있기에 국립환경과학원에서는 중금속·방사능 분석결과를 공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윤균덕 수석연구원은 “최근 시멘트 업계로의 폐기물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멘트 생산을 중단하게 된다면, 국가 폐기물 처리가 불가능하게 될 수 있기에 폐기물 처리 업계 간의 균형적인 발전이 필요하다”고 중립적 입장을 피력했다.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 장기석 상무는 “‘폐기물 처리 시설’ 이라는 용어가 시멘트 소성로에 접목이 되려면 폐기물 소각로와 동일한 법적 기준과 국민 인식이 선행되었을 때 가능한 용어 채택이며, 현재로는 시멘트 소성로는 폐기물처리시설로서 소각로와 비교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덧붙여 “폐기물 소각 전문시설은 통합허가대상 1호 업종으로써 국가오염물질 발생량을 최소화는 동시에 소각열에너지를 생산해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이상적 시설인 반면 폐기물처리시설로서 기준이 부족한 시멘트 소성로는 제조업 본연의 기능에 맞는 업역 유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며 “특히, 폐기물 처리 시장 진출은 모든 법적 기준이 소각시설과 동일하게 갖춰 놓았을 때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 환경소비자단체 연대성명

한편 지난 6월7일 7개 환경소비자단체(녹색연합, 소비자기후행동, 소비자주권시민회의, 한국여성소비자연합,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환경재단)는 정부를 향해 ‘시멘트소성로 폐기물처리 늘리기 전 환경규제 강화할 것'과 국회에는 '시멘트 정보공개·등급제 도입하는 '폐기물관리법 개정'을 촉구하는 연대성명을 냈다.

이 성명은 한국자원순환에너지기술협회가 정부의 폐기물처리기준 정책에 대한 개선을 촉구한 다음 나왔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환경소비자단체들은 "기후위기 타개를 위한 탄소중립 선언 이후 시멘트 업계도 유연탄 대체재로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의 자원화·에너지화를 확대하고 있지만, 폐기물 사용량이 증가할수록 시멘트의 유해성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폐기물 시멘트에서 1급 발암물질인 6가 크롬이 EU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고, 인체에 유해 한 폐기물을 다량 투입하고 있지만 환경규제기준은 환경오염을 방조하는 수준에 가깝다. 폐기물이 안전하게 순환자원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정부의 폐기물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 시멘트에 관대한 정부의 폐기물 정책(성명서 내용 인용)

2007년 1월 31일 이전 설치된 시멘트 소성로가 대부분인 우리나라의 질소산화물 배출허용기준은 270ppm로 폐기물처리 소각시설 50ppm에 비해 과도하게 낮은 기준이다. 독일 등 선진국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3.5배 강한 약 77ppm을 허용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소각시설의 경우 하루 100톤 이상 폐기물을 처리할 경우 환경영향평가 대상이지만 소각시설보다 훨씬 많은 양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시멘트 제조업은 환경영향평가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시멘트 제조업도 「환경영향평가법」의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에 포함시켜야 하지만 환경부는 미온적인 입장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국정감사의 지적에 따라 비로소 환경오염시설 통합관리대상 업종에 시멘트 제조업을 추가하는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현재 시멘트 정보공개와 등급제 도입을 위한 「폐기물관리법」 개정안(노웅래 의원 대표발의)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국회는 국민 안전과 소비자의 알권리, 선택할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조속히 입법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를 보면 '매립과 소각 중심의 폐기물 처리를 열분해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인 바, 이는 곧 시멘트 소성로를 통한 폐플라스틱(폐합성수지) 처리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한화진 환경부장관도 취임하면서 화석연료 대신 폐기물 순환자원의 사용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결국 문재인 정부가 2050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시멘트 연료의 탈석탄화를 위해 폐플라스틱 등의 폐합성수지를 대체연료화 하여 시멘트 산업의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허황된 꿈을 윤석열 정부도 같이 꾸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 시멘트 생산과 폐기물 처리 중 무엇이 주력사업인가?

정부의 페기물 처리 기준의 제도적인 허점과 시멘트 산업 탄소중립 실현의 대안으로 유연탄의 사용을 줄이고, 폐플라스틱 등의 폐기물 사용을 늘리는 정책이 맞물리면서 시멘트 업계는 폐기물을 더 많이 처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시멘트 공장은 정부의 권장에 따라 폐기물 처리량을 늘리는 시설을 앞다퉈 설비했거나 설비중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폐기물 처리를 늘리는 설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설비 노후로 인한 질소산화물(이산화탄소 등)의 저감을 위한 설비를 개조하는 것이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수십년간 가동해온 폐기물 처리 장비인 키론의 노후는 질소산화물 배출 농도가 높아져 질소산화물 사업장총량제 기준을 초과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멘트 공장으로선 이러한 노후된 키론을 보수하는 것이 현재로선 질소산화물 사업장총량제를 맞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멘트 회사들은 자의반 타의반의 선택으로 막대한 설비비를 투자해 질소산화물 저감설비를 해야 하지만, 이는 오히려 연료 절감에 따른 비용 절감과 더 많은 폐기물 처리로 인한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폐기물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는 곳은 단연 쌍용C&E다. 쌍용C&E는 질소산화물 설비에 막대한 설비비를 투입하고, 폐기물 처리량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연간 80만톤의 집하 능력을 갖추고, 전국의 재활용 업체 13곳 이상을 인수하고, 폐기물 중간 집하장을 통해 사업장폐기물을 싹쓸이하다 시피 하고 있다. 이 집하장을 통해 처리하는 폐기물은 년간 처리용량은 75만톤에 이른다. 

이에 따라 쌍용C&E는 2020년 710억원의 영업이익이 2021년 1,211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전년대비 4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폐기물 정책에 편승한 폐기물 사용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시멘트 생산량은 5,700만톤에서 4,700만톤으로 줄어들었음에도, 흑자를 기록했다는 것은 폐기물처리로 벌어들이는 돈이 시멘트 회사의 흑자경영에 절대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쌍용c&e는 막대한 설비비를 투자하고 년간 80만톤 규모의 폐기물 처리능력을 갖췄다.(사진=쌍용c&e 제공 자료사진)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 관계자는 "시멘트 공장의 폐기물 사용량이 2020년 대비 2021년 기준 500만톤에서 1,500만톤으로 급증한 것을 보더라도 시멘트 회사의 주력사업이 시멘트 생산에서 폐기물처리로 전환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시멘트 공장과 폐기물 처리 업계 사이에 영역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있는 사이에, 시멘트 업계의 폐기물처리업으로의 진출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소각로 업계와 시멘트 소성로 사이의 폐기물 확보 및 처리 경쟁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이미 소각로와 소성로의 '쓰레기 전쟁'이 발발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시멘트 회사는 정부의 폐기물 정책에 따른 특수만 누리고 있을까? 

다음호에선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에 따른 시멘트 공장들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노력과 지역이기주의에 따른 시멘트 회사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들여다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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