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검증 실패에도 사과나 '책임 인정' 한 마디 없어, 尹은 학폭 사건 당시 직속상관인데 몰랐다?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경찰 국가수사본부장에 내정됐다가 아들의 학교폭력 두둔 파문으로 물러난 정순신 변호사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은 이같은 '학폭 소송전'을 보고받은 뒤 정순신 변호사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최종 인사권자로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고 있다는 비판에, 정작 일주일이 넘게 지난 현재까지도 책임지는 이가 하나 없다는 점이다.

실제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나 대통령실 내 인사라인인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등 누구도 '내가 책임지겠다'는 말을 하지 않고 있어서다. 

경찰 국가수사본부장에 내정됐다가 아들의 학교폭력 두둔 파문으로 물러난 정순신 변호사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은 이같은 '학폭 소송전'을 보고받은 뒤 정순신 변호사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최종 인사권자로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고 있다는 비판에, 정작 일주일이 넘게 지난 현재까지도 책임지는 이가 하나 없다는 점이다. (사진=연합뉴스)
경찰 국가수사본부장에 내정됐다가 아들의 학교폭력 두둔 파문으로 물러난 정순신 변호사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은 이같은 '학폭 소송전'을 보고받은 뒤 정순신 변호사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최종 인사권자로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고 있다는 비판에, 정작 일주일이 넘게 지난 현재까지도 책임지는 이가 하나 없다는 점이다.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윤석열 정권의 책임회피는 10.29 이태원 참사 과정에서도 그대로 드러난 바 있다. 지난달 국회로부터 탄핵소추되며 직무정지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같은 경우에도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데 실패했지만 아무런 문책을 받은 적이 없어서다. 다른 고위공직자들 역시 마찬가지이며, 그저 현장에서 인명구조에 힘쓴 실무진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여왔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5일 브리핑에서 "정순신 전 검사의 아들은 서울대에 입학했지만, 학폭 피해자인 학생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공황장애에 시달려 입원했고 대학 진학에도 실패했다고 한다"며 "윤석열 정권에 묻고 싶다. 학폭 가해자는 재판으로 시간 끌며 입시에 성공하고, 피해자는 인생의 골든타임을 망치고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면 그게 공정이고 정의인가"라고 물었다.

박성준 대변인은 "윤석열 정권에는 정순신 사태에 왜 누구 하나 사과하는 사람이 없나. 왜 누구 하나 내 책임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나"라며 "나랑 같이 일해본 사람이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사건이 있어도 무조건 감싸는 것이 윤석열식 정의인가?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흐지부지 넘어갈 생각인 것 같다"라고 직격했다.

이같은 책임회피는 윤석열 대통령에게서도 발견된다. 지난달 28일자 '중앙일보'가 전한 대통령실 참모들의 전언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정순신 변호사가 현직 검사 시절 학폭 소송전을 벌였다는 사실을 보고받은 뒤 “피해자가 버젓이 있는데, 어찌 검사라는 공직자가 대법원까지 소송할 수 있느냐”는 취지로 성토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최종 인사권자로서 하기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올만한 이유다. 대통령 본인이 해야할 일은 이번 사태에 대한 공개 사과와 인사라인 교체·쇄신 등의 조치를 비롯, 학업마저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된 학폭 피해자들에 대한 치유 조치 발표 등이 필요함에도 이런 모습은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특히 문제의 학폭 사건이 터졌던 지난 2018년 당시 윤석열 대통령(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 장관(당시 서울중앙지검 제3차장검사), 정순신 변호사(당시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 모두 서울중앙지검에서 근무 중이었다. 즉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정순신 변호사의 직속 상관이었음에도, 이런 소송전을 몰랐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도 지난 3일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그걸 덮으려고 하는 아버지 (정순신)의 행태에 분노했다”며 “더 분노한 것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나 대통령이 몰랐다(고 했다)는 것 아니냐. 그게 말이 되는 이야기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 사람들은 같이 근무 안 하고 대만 검찰청에서 근무했느냐”며 “어떻게 그걸 모르느냐"라고 일갈했다. 

경찰 국가수사본부장에 내정됐다가 아들의 학교폭력 두둔 파문으로 물러난 정순신 변호사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은 이같은 '학폭 소송전'을 보고받은 뒤 정순신 변호사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최종 인사권자로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고 있다는 비판에, 정작 일주일이 넘게 지난 현재까지도 책임지는 이가 하나 없다는 점이다. (사진=연합뉴스)
문제의 학폭 사건이 터졌던 지난 2018년 당시 윤석열 대통령(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 장관(당시 서울중앙지검 제3차장검사), 정순신 변호사(당시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 모두 서울중앙지검에서 근무 중이었다. 즉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정순신 변호사의 직속 상관이었음에도, 이런 소송전을 몰랐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정순신 변호사 아들이 평소에 했다는 '검사는 뇌물받는 직업' 발언을 규탄하는 플랜카드. (사진=고승은 기자)

이재오 고문은 “익명으로 보도가 됐지만 금방 알지 않느냐”며 “완전히 모르는 것처럼 이야기하니까 그거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위 사회 지도층의 부패를 덮어두는 것이니, 내가 상당히 화가 났다”고 목소릴 높였다. 그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는데 대해서도 “누가 책임져야 될 거 아니냐”며 “사과하는 건 당연한 거고. 그 라인이 전부 검찰이잖느냐. (그런데 책임을) 안 묻는다”고 질타했다.

게다가 현재 윤석열 정부에서의 인사검증은 윤석열 대통령이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했던 '인사검증' 방식과는 큰 차이가 있다.

조국 전 장관 부부에겐 자녀의 '동양대 표창장'을 비롯해 '대학교 온라인 시험' '체험활동 확인서' '인턴활동 확인서' 등 수많은 건들을 기소해 결국 징역형을 받게 했고, 추미애 전 장관을 향해선 아들의 군복무중 신체치료를 위한 병가 건까지 문제삼아 압수수색과 약 한 달 동안의 언론플레이를 벌인 바 있다. 왜 이같은 강력한 잣대는 윤석열 정부 인사들에겐 왜 적용하지 않는지, 인사 참사에 대해선 누구도 책임지려는 사람이 없는지 비판이 나올만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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