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멀티골 '난세의 영웅' 팀 승리 이끌어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하 클린스만호)이 1960년 제 2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서울 아시안컵 이후,  64년만의 우승 숙원을 풀기위한 첫 여정에서 기분좋은 승전고를 울렸다. 15일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전반 황인범(28.츠르베나 즈베즈다)과 후반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멀티골에 힘입어 중동의 바레인을 3-1로 꺾고 산뜻한 출발을 했다.

15일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E조 1차전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황인범이 기뻐하고 있다(사진=대한축구협회)
15일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E조 1차전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황인범이 기뻐하고 있다(사진=대한축구협회)

모든 대회의 첫 경기는 선수 역량과 팀 전력에 관계없이 어렵다. 그 이유는 첫 경기가 가져다 주는 가치와 의미의 중요성으로 인한 긴장감과 부담감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클린스만호에게 경기력은 물론 결과에도 관심이 쏠렸다. 클린스만호는 바레인을 상대로 4-4-2 포메이션 카드로 손흥민(32.토트넘 호스퍼)을 비롯한 최정예 선발 라인업을 출격시켜, 전반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4-3-3 포메이션에 의한 촘촘한 1, 2선 수비 라인 유지는 물론 과감한 수비로 대응하는 바레인의 수비력에 공격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전반 후반까지 답답한 경기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한국의 공격 해법은 역시 측면이었다. 전반 38분 이재성(32.마인츠)이 바레인 오른쪽 측면을 허물고, 시도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조규성(26.미트윌란)과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이 허슬 플레이로 볼을 흘리자 황인범이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왼발로 침착하게 마무리 경기 흐름과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키며 기선을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클린스만호는 추가골을 위한 더 이상의 퍼포먼스를 펼치지 못하면서, 볼 점유율 59-41과 슈팅 7-2, 유효슈팅 2-0, 코너킥 2-0의 우위에 만족하며 전반전을 마쳤다.

바레인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86위로서 23위 한국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결국 이 같은 수치로 인한 객관적인 전력 차이는 분명하다. 그렇지만 전반에 나타난 수치 상 클린스만호는 FIFA 랭킹 차이에 걸맞지 않는 경기 내용으로 파울을 바레인보다 무려 6개 많은 10개를 남발하며, 박용우(31.알 아인),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이기제(33.수원 삼성)가 옐로 카드를 받는 실리적이지 못한 축구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에 클린스만호의 경기 운영을 위한 전술, 전략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러나 클린스만호는 후반 6분 만에 문전 혼전 상황에서 바레인 스트라이커 압둘라 알 하샤시(알 하을리)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불안감에 휩싸였다. 전반 특별한 전술, 전략 축구가 아닌 단순히 선수 역량만으로 경기를 소화한 클린스만호에게는 그야말로 위기 상황이었다. 축구에서 결정적인 순간 팀을 구하는 해결사 역할을 하는 선수야 말로 '난세의 영웅'으로 평가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런 '난세의 영웅'이 동점골을 허용한지 불과 5분만에 클린스만호에게 등장했다. 주인공은 이강인으로서 이강인은 아크서클 왼쪽을 파고들며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뜨려 바레인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고 팀 분위기를 전환시켜, 이후 클린스만호는 볼 점유율을 약 70%까지 가져오며 적극적인 공격 축구로 바레인을 압박했다. 분명 후반 동점골을  허용하기 전까지 클린스만호의 경기력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그 이유와 원인 중 하나는 스트라이커 조규성의 개인 경기력은 물론, 위치선정 그리고 부분적인 연계 플레이 등과 무관치 않다.

축구에서 상대를 공략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측면 공격이라는 것은 불문율이다. 그러나 폭만을 고집하는 공격 만으로서는, 궁극적인 목적인 득점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어디까지나 중앙을 활용하는 플레이가 병행되어아만 한다. 그것이 바로 필승 조건과 비례하는 공격의 다양성이다. 그렇다면 클린스만호의 바레인전 드러난 문제점 중 두드러진 것은 바로 조규성의 경기력 미흡도 포함된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해 준 역할을 해준 선수 또한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후반 23분 바레인 문전 앞에서 또 다시 한 박자 빠른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드는 쐐기골로 클린스만호의 첫 승을 견인하는데 '일등공신'으로 우뚝섰다. 까다로운 바레인을 상대로 첫 단추를 잘 꿴 클린스만호다. 하지만 바레인 승리에 클린스만호의 우승 여정에 '옥에 티'도 있었다. 그것은 팀 핵심인 손흥민, 김민재, 박용우, 이기제, 조규성 등이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옐로 카드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우승을 위한 6경기 여정에 클린스만호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15일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E조 1차전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후 이강인이 황인범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사진=대한축구협회)
15일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E조 1차전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후 이강인이 황인범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사진=대한축구협회)

가뜩이나 황희찬(28.울버햄튼)의 부상 결장으로 인한 우려가 대두되어 있는 클린스만호다. 이에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의 선수관리와 경기 운영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바레인전에 후반 27분 조규성의 교체로 인한 포지션 변경에서, 손흥민의 스트라이커 소화로 공격의 다양성 창출과 함께 상대방에게 위압감을 안겨주는 플레이가 활발하게 구사됐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2차전(1월25일)은 말레이시아를 4-0으로 잠재운 요르단이다. 바레인전에 A매치 7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이 깨진 클린스만호다. 그렇다면 요르단전에서의 수비 안정성이 어떻게 확보될까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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