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부상으로 취약해진 포르투갈 수비 공략이 승리 키워드

한국이 12월 3일 포르투갈을 상대로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H조 마지막 3차전 경기를 갖는다. 포르투갈은 FIFA 랭킹 9위로서 공격은 짧은 패스를 위주로 조직적인 축구를 구사하며, 수비 또한 대인마크(Man to man defence)와 존 디펜스(Zone defence)를 쓰는 공수가 안정된 세계 축구 강호다. 공격 선봉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를 주축으로 한 선수 구성은 세계 축구 그 어느 팀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화려하다. 이런 포르투갈은 선수 구성에 걸맞는 탄탄한 팀 전력으로 1차전에서 가나를 3-2로 꺾었고, 2차전 우루과이와의 맞대결에서도 2-0으로 승리를 챙겨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반면 2차전에서 가나에 2-3으로 뼈아픈 패배를 당하며 1무 1패(승점 1)를 기록하고 있는 있는 한국으로서는, 16강 진출의 '경우의 수'까지 염두에 두고 다득점 승리에 승부수를 띄워야 할 절박한 실정이다. 그렇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 소속인 센터백 후앙 디아스(25.맨체스터 시티)와 풀백 주앙 칸셀루(28.맨체스터 시티)가 이끄는, 포르투갈 포백 라인은 경험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호홉을 맞춰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어 한국으로서는 다득점 승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포르투갈의 탄탄한 전력을 뒷받침 해주고 있는 라인은 4-3-3(4-1-2-3) 전형의 포메이션 하에서 중원에 포진한, 베르나르두 실바(28.맨체스터 시티)와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브루노 페르난데스(28.맨체스터 Utd)다. 두 선수 모두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스타 플레이어로서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높은 중원 지배력과 함께 뛰어난 패스와 드리블 능력으로 알토란 같은 득점포까지 가동, 팀 승리를 견인하고 있다.

따라서 포르투갈 팀 전력의 원천은 미드필드 라인에서 발휘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에 한국이 승리에 방점을 찍기 위해서는 중원 장악력에서 최소한 포르투갈과 대등한 수준까지 유지할 수 있어야 된다는 조건이 뒤따른다. 한국이 포르투갈과의 맞대결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는 두말할 나위도 없이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는 호날두다. 호날두는 포르투갈 선수 중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수비에서 철저한 개인 맨투맨과 더블어 수비 조직인 철저한 커버 플레이가 요구된다.

한국의 카타르 월드컵 3차전 상대인 포르투갈 축구국가대표팀 선수(사진제공:포르투갈 축구협회 홈페이지)
한국의 카타르 월드컵 3차전 상대인 포르투갈 축구국가대표팀 선수(사진제공:포르투갈 축구협회 홈페이지)

또한 프리킥과 코너킥 등 세트피스 헤더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도 만전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편으로 한국은 포르투갈 공격은 호날두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전술, 전략이 아니라는 점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실상 포르투갈 공격은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실바와 측면 공격 자원 페르난데스 그리고 호날두 3인방이 이끌고 있다. 이는 가나, 우루과이와의 2경기 총 5골 중 3골을 이들이 합작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 준다. 때문에 한국의 승리 키워드는 이들 3인방의 봉쇄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무리는 있다.

하지만 한국과 포르투갈의 맞대결에서 변수는 존재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포르투갈이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에서, 과연 이들 3인방을 부상 등과 같은 악재를 의식하지 않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출전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다. 때문에 한국에게 필요한 전술, 전략은 포루투갈 선수 로테이션에 따른 두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것이다. 포르투갈은 1차전 가나와의 경기에서 주전 센터백 다닐루 페레이라(31·파리 생제르맹)가 갈비뼈 부상을 당해 2차전 우루과이에 이어 한국전 역시 출장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는 곧 우루과이전에 중앙 수비의 취약성으로 나타났다. 물론 중앙수비 취약성은 단지 페레이라 결장에만 그 원인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1, 2차전 모두 원 볼란치 포진으로 인한 수비력 미흡으로 골문 앞 아크서클 부근에 공간이 형성됐다는 사실이다. 이에 포르투갈은 이같은 허점을 보강하기 위해 1, 2차전 경기에서 후방 네메스(25.울버햄튼)와 윌리앙 카르발류(30.레알 베티스)를 각각 원 볼란치로 포진시켰지만 취약성은 해소되지 않았고, 다만 우루과이전에서 카르발류의 공격적인 팀 공헌도 만이 돋보였다. 그렇다면 한국에게는 공격 집중 공략 지역이 아닐 수 없다.

이어 포르투갈 수비력 누수 현상에 동참한 주인공은 우루과이전에서 부상으로 스스로 경기를 포기한 측면 풀백 누누 멘데스(20.파리 생제르맹)다. 멘데스는 1차전 가나와의 대전에서는 하파엘 게레이루(28.보르시아 도르트문트)에 밀려 리저브에 불과했지만, 2차전 우루과이전에 선발로 출전 빠른 스피드와 효과 만점의 패스와 드리블 능력을 과시하며,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보다 더욱 공격적인 플레이를 구사 요주의 인물로 대두됐지만 결국 부상으로 한국전 출장이 불투명해져 이래저래 한국에게는 희망의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실로 한국이 포르투갈을 잡는 이변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1차전 우루과이와 2차전 가나전에서 보여줬던 효과 만점의 경기력 발휘는 물론 플랜 B 가동도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대응과 대비책 전술, 전략 실행에 개인, 부분, 팀적으로 완벽해야만 한다는 조건도 뒤따른다. 물론 이의 실행에 2차전 가나전에서 선장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을 잃은 한국으로서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를 수 있다. 그러나 국가대표 선수라면 이로 인하여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다. 그동안 한국축구는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순간 더욱 강해지며 역사를 쓰는 저력을 과시했다. 그 저력이 포르투갈 발목을 잡는 힘으로 작용하길 고대하는 사람은 많다.

* (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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