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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의 이상 기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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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의 이상 기온
[연재]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7
  • 김종익
  • 승인 2020.08.21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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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익=] 도쿄에서 7월 7일이 청량할 확률은 30%, 비가 내리거나 구름이 낄 확률은 70%라고 기상청 자료에 적혀 있다. 연간 한 번인 견우와 직녀의 만남도 그래서는 좀처럼 이루어질 수 없기 마련이다.

그런데 왜, 이런 중요한 칠석날이 장마 시기와 겹치는 것일까. 메이지 초기 역법을 고치면서 옛날 달력의 7월 7일이 그대로 새로운 달력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원래 칠석은, 맑을 확률이 60% 가까이나 되는 지금의 7월 하순에서 8월인데, 두 사람에게는 딱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인간은 칠석에 내린 비를 견우와 직녀가 흘리는 눈물에 비교해 ‘칠석 비’라고 부르지만, 울게 만든 것은 인간의 사정인 듯하다.

북반구의 여름이 깊어지는 이 시기는, 장마, 태풍, 열파와 기상 재해가 잇달아 발생하는 무렵이기도 하다. 게다가 올해 2020년에 이르러서는,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미증유의 위협도 더해져, 피해가 엉뚱한 방향으로 확대되어 버릴 위험도 내포되어 있다. 이번 회는 올해 봄에 일어난 이상한 기후와 코로나가 이상 기후에 미친 영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 500년 만의 최악의 가뭄

유럽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
“3월의 바람과 4월의 비가 5월의 꽃을 피운다.”
고난 후에는 성공이 기다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문자 그대로 초여름의 꽃은 봄비가 없으면 아름답게 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유럽의 봄은, 평균 기온을 10℃ 이상이나 상회하는 고온과 기록적인 적은 비가 엄습, 꽃을 윤택하게 하는 날씨와는 거리가 멀었다. 마찬가지 경향은 이전부터 계속되고 있었는데, 예를 들면 지난겨울은 유럽 역사상 가장 따듯한 겨울, 2019년은 유럽 역사상 가장 고온인 1년이 되었다.

장기에 걸친 적은 비와 고온으로 중부 유럽의 체코에서는, 500년 동안 최악이라고 불리는 가뭄이 발생했다. 정부는, 99.9%의 지역에서 토양의 수분량이 예년보다 적고, 3/4 이상 지역에서 ‘극단적인’ 가뭄이 발생했다고 4월에 발표했다. 하천은 다 말라버리고, 수도 프라하를 흐르는 블타바Vltava강[몰다우강]의 수량은 예년의 20%까지 떨어졌다.

이웃 독일의 사태도 심각하다. 2018년부터 3년 연속 가뭄이 발생했다. 본래라면 비가 많은 4월에도, 올해는 관측 사상 가장 비가 적었다. 그런 탓에 ‘아버지 강’ 라인강의 수위도, 4월의 경우 2011년 이후 가장 낮아져 선박 운항에도 영향을 미쳤다. 5월에 접어들어 일시적으로 강우량이 늘기는 했지만, 여름 내내 적은 비와 고온의 경향은 계속되리라는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결정타를 가한 것이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만연이다. 독일에서는 연간 30만 명의 농업 일꾼이 외국에서 들어오는데, 바이러스 영향으로 국경이 봉쇄되어, 일손이 부족하게 되었다. 악천후를 이기고 간신히 열린 농작물도 수확할 일손이 없는 현실이다. 정부는 특례를 만들어, 4월과 5월에 각각 최대 4만 명이 입국할 수 있도록 허가를 했다.

■ 최고 수위에 달한 오대호

물이 없어서 머리를 쥐어뜯는 나라가 있다면, 물이 너무 많아 비명을 지르는 지역도 있다. 최근 몇 년에 걸친 큰비의 영향으로,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오대호는, 이제까지 없었던 수위를 경험하고 있다. 특히 미시간호, 휴런호, 이리호의 수위는, 4월 하순의 경우 관측 사상 가장 높아졌다. 오대호는, 강수와 설빙수에 의존하고 있어, 본래는 해에 따라 차가 있기는 하지만, 2014년부터는 매년 계속 상승하고 있다.

그런데 호수의 물이 불어서 뭐가 문제일까. 만수라면 아직 괜찮지만, 한번 큰비가 내려 물이 호수에서 넘치게 되면, 가옥이 침수되고, 호수 연안도 침식된다. 실제 지하실이 물에 잠기거나, 도로나 생활 기반 시설이 손상을 입거나, 호수 연안이 몇백 미터나 침식되어 사라진 연안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9년, 뉴욕주의 쿠오모 지사는 호수 주변 지역에 비상사태 선언을 발령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여름을 맞이해 당국은 더욱 골치를 앓고 있다. 왜냐하면, 호수 연안의 침식으로 연안이 축소된 결과, 호수 수영 인파의 밀집도가 높아져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호수 연안의 시장들은, 제발 호수에 오지 말기를 기대한다고 호소하며,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오대호의 수위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 공기 중에 포함된 수분량이 증가해 강수량이 늘어나고, 호수가 팽창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물의 증발량도 증가해 호수가 줄어드는데, 호수 표면의 수위가 계속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말하자면 온난화가 진행되면, 비가 많을 때는 수위가 상승하지만, 비가 적을 때에는 하강한다고 하는, 단기간에 수위 변화를 볼 수 있게 된다고 짐작하고 있다. 실제로 2013년에는 오대호의 수위가 기록적인 낮은 수준이 되어, 좌초의 공포로 화물선이 적재량을 줄여 항행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 전대미문의 열대 저기압

올해 봄은, 전대미문의 사건이 해상에서도 잇달아 발생했다. 우선 5월, 인도양 벵갈만에 슈퍼 사이클론 ‘Amphan’이 발생했다. 부르는 쪽이야 단팥빵 같지만, 그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발달해 이 해역 관측 사상 최강의 사이클론이 되었다. ‘Amphan’의 중심이 지나간 인도 콜카타에서는, 공항이 엄청난 침수에 휩싸이는 등, 전례 없는 심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실은 인도를 낀 아라비아해에서는, 지난해 이 해역 사상 최강의 사이클론 ‘Kyarr’가 발생했다. 기상천외한 이름도 이름이지만, 그 발달 모습도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한편, 올해 4월에는 미국 서쪽 해상에서, 동부 태평양 관측 사상 최초로 4월에 열대 저기압이 발생했다. 해수 온도가 예년보다 높았던 것도 있고, 이제까지의 가장 이른 기록이었던 5월 9일보다도 2주나 상회하는 빠른 것이었다. 그리고 대서양에서는, 통상보다 보름이나 빠른, 5월 중순에 열대 저기압 제1호가 발생했다. 대서양에서는 최근 6년 연속해 6월 이전에 제1호가 발생하고 있다. 온난화가 열대 저기압의 발생 시기를 앞당기는지 어떤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세력이 강한 태풍이 발달할 가능성이 커졌다.

본격적인 태풍 시즌을 앞두고, 지금 걱정되는 게 있다. 코로나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태풍이 접근할 경우, 감염 위험을 걱정해 집에 머물러야 할까, 아니면 피난소로 대피해야 할까, 양자 간의 선택이다. 그런 가운데 미국 최고의 허리케인 상습 지역인 플로리다주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이 과제와 씨름하고 있다.

플로리다주 대피소의 일인당 평균 수용 면적은 1.8㎡이다. 사람과 사람의 거리를 2m로 두는 데는, 아무리 적어도 일인당 직경 2m 크기의 원의 면적을 확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면적은 약 3㎡로, 대피소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는 곤란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플로리다주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검토한다고 한다. 세력이 약한 허리케인 접근이 예상되는 경우, 만약 자택이 튼튼한 건물이면, 집에 머물도록 지시한다. 또한, 대피소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곤란한 경우는, 대신 호텔로 피난하도록 한다. 이어서 대피 수단으로, 경제적으로 곤궁해 휘발유 대금을 치를 수 없는 사람에게는 휘발유 카드를 지급하고, 차가 없는 사람에게는, 정부가 고용한 우버나 리프트 등의 배송 서비스를 이용해 소수 인원으로 이동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런 대피 방법은, 재난을 당한 사람의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곤궁한 사람들에게 고용 기회를 제공하는 점에서, 잘 강구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에게도 배울 점이 있을 듯하다.

■ 만날 수 없는 시간도 멋진 것

미국 해양기상청은, 2020년이 높은 확률로 관측 사상 가장 고온인 해가 되리라고 예측했다. 유감스럽지만 올해도 재해가 일어나기 쉬운 해가 되어 버린 듯하다. 거기에 코로나가 연타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가 초래한 변화로 유일하게 좋은 것이 있다면, 사람끼리의 접촉을 제한시킴으로써, 타인과의 연계에 대한 고마움을 재확인하게 해 준 것이 아닐까. 친구와 식당에 가서, 거리 두기에 신경 쓰지 않고 대화한다는 자질구레한 일상도, 지금은 그립기만 하다. 친구, 떨어져 사는 가족 등, 지금 직접 만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진다.

그런데 왜 견우와 직녀는 떨어져 살아야만 하는 것일까. 사실은 둘은 결혼했는데, 사이가 너무 좋아 일을 하지 않게 되어, 허기가 진 직녀의 아버지가 두 사람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요했다고 한다.

만날 수 없게 된 경과는 다르지만, 쉽사리 만날 수 없기에, 한 번 한 번을 소중하게 여기라고, 칠석의 전설이 말하는 듯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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