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규 수석 "비온다고 대통령 퇴근 안하나" 발언 뭇매, 피해상황 보고도…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지난 8일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물난리'가 난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상황실이나 현장이 아닌 서초동 자택에 머문 데 대한 비판 여론이 큰 가운데,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비가 온다고 그래서 대통령이 퇴근을 안 하느냐"라고 두둔하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강승규 수석은 특히 "폭우 피해가 발생했다면 모르지만"이라고도 발언하며 더 큰 비난을 사고 있다. 저지대에 위치한 수많은 집이나 상가들이 이번 폭우로 물에 잠겼으며, 수많은 차량들까지 잠겨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1일 오전 6시 기준 폭우로 인해 11명(서울 6명·경기 3명·강원 2명)이 사망하고, 8명(서울 3명·경기 3명·강원 2명)이 실종된 상황이다. 폭우로 현재까지 거주지를 떠나 대피한 인원은 서울·인천·경기·강원·충남 등 5개 시도 46개 시군구에서 2590세대 5279명에 달한다.

지난 8일 오후 9시경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빌라 반지하에 폭우로 침수된 일가족 3명이 갇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 오후 9시경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빌라 반지하가 폭우로 침수되어 일가족 3명이 갇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사진=연합뉴스

또 현재까지 3755동의 주택·상가 침수 피해가 발생했으며 305ha의 농지가 침수됐다. 이밖에도 옹벽 붕괴 9건, 토사유출 40건, 산사태 25건 등의 피해가 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폭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하며 더 큰 뭇매를 맞고 있는 것이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11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강승규 수석의 발언에 대해 "그냥 비온 게 아니잖나. 대통령이 퇴근할 때 가다 보니 아파트가 침수됐다고 대통령 입으로 얘기했잖나"라며 "실제 도로에서만 침수된 차량이 5천대가 넘는다잖나. 사람이 10명 넘게 죽고 실종됐는데 어떤 사고가 났냐니"라고 질타했다.

김어준 총수는 "어떤 사고가 났냐니 이 말도 이해가 안 가고, 비온다고 퇴근 안하느냐는 반문도 이해가 안 간다"라고 직격했다.

앞서 강승규 수석은 지난 10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비에 대한 예고가 있다고 그래서, 비가 온다고 그래서 대통령이 퇴근을 안 하느냐"라고 발언했다.

강승규 수석은 이어 "폭우 피해가 발생했다면 모르지만 대통령께서 퇴근을 하실 때는 저희들도 다 일상적으로 어제저녁 약속도 있고 다 가고 있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적극 두둔했다. 그러나 그의 발언과 달리 현재까지 19명이 사망·실종된 상황이며, 5천명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고 막대한 재산피해가 났다. 

강승규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이 퇴근을 몇 시에 했는지 모르지만, 그때 비가 쏟아지는데 왜 차를 못 돌렸나'라는 질문에도 "이미 퇴근을 하고 계셨던 것 같다"라며 "그 상황에 저녁 9시부터는 침수가 이미 주변에 서초동 지역에 시작되었고 대통령이 계신 곳이 곧 바로 상황실"이라고 강변했다.

강승규 수석은 "대통령실의 여러 가지 컨트롤타워가 부재했다라고 프레임을 쓰는 것은 무책임한 공격"이라며 "어제 그런 상황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금 대통령의 관저가 아직 입주하지 않은 상황에서 잠시 사저에 머무르시다는 것을 공격하기 위한 야당의 프레임일 뿐"이라고 거듭 강변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1일 오전 6시 기준 폭우로 인해 11명(서울 6명·경기 3명·강원 2명)이 사망하고, 8명(서울 3명·경기 3명·강원 2명)이 실종된 상황이다. 폭우로 현재까지 거주지를 떠나 대피한 인원은 서울·인천·경기·강원·충남 등 5개 시도 46개 시군구에서 2590세대 5279명에 달한다. 사진=연합뉴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1일 오전 6시 기준 폭우로 인해 11명(서울 6명·경기 3명·강원 2명)이 사망하고, 8명(서울 3명·경기 3명·강원 2명)이 실종된 상황이다. 폭우로 현재까지 거주지를 떠나 대피한 인원은 서울·인천·경기·강원·충남 등 5개 시도 46개 시군구에서 2590세대 5279명에 달한다. 사진=연합뉴스

강승규 수석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 측에서도 비판 여론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소속인 천하람 변호사는 10일 KBS '주진우 라이브'에서 "솔직히 좀 전 그런 발언은 왜 국민들을 더 화나게 하려고 하시지? 이해를 못 하겠더라"며 "이게 갑작스러운 폭우였으면 그럴 수 있다. (그러나)미리 다 예보가 돼 있던 거잖나"라고 지적했다.

천하람 변호사는 "수백 밀리미터의 폭우가 온다는 게 예보가 돼 있었으면 대통령께서 퇴근을 하시다가도 비가 많이 온다 싶으면 옆에서 누가 ’돌립시다‘ 해야 한다"며 "자기나 대통령실의 잘못에 대해서 차라리 겸허하게 인정이라도 하면 덜 회초리를 맞을 건데 여기서 퇴근할 수도 있고 저녁 약속 갈 수도 있고 이래 버리면 당연히 국민들도 화를 낸다"라고 직격했다.

함께 출연한 최지은 전 더불어민주당 국제대변인도 이같은 대통령실의 변명에 대해 "참 궁색하다"며 "지난번에 낸시 펠로시 방한했을 때도 휴가 가서 못 만났다, 이런 이상한 메시지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는 '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전화로 컨트롤했다' 이런 모든 게 굉장히 좀 대통령을 위하지 않는 엑스맨이 지금 대통령실에 들어와 있나 이런 생각까지 든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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