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충돌’에 대하여 ④

용트림 전망대에서 가깝게 보이는 곳에 의문의 ‘제3의 부표’가 존재하며 그 아래에 대형구조물이 가라앉아 있었다는 증언, 그리고 그곳에 집중적으로 머물며 첨단 잠수장비를 동원하여 수중 작업을 벌였던 美7함대의 예사롭지 않았던 작업들이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으로 치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세 명의 KBS 기자들이 제3의 부표 아래에 있는 대형구조물에 들어가 보았던 예비역 UDT 대원들을 집중 취재한 결과물에 대해 ‘근거 없는 허구’로 무시하기엔 세 기자가 치러야 했던 대가는 너무나 컸습니다.

오랜 기간 1심 재판을 진행하면서 천안함과 충돌한 ‘잠수함’에 대해 언급할 기회 자체가 거의 없었습니다만, ‘제3의 부표’ 아래에 가라앉아 있었던 대형구조물은 ‘잠수함’입니다. 천안함 좌현 중앙을 파고들어 천안함을 반파시킨 바로 그 당사자입니다.

그 잠수함 역시 치명적인 손상을 입어 심각한 침수를 겪으며 표류하였고 결국 용트림 바위 앞에 침몰하였습니다. 그리고 한주호 준위는 어군탐지기로 그 잠수함의 최종 침몰 위치를 확인하여 부표를 설치합니다. KBS 기자들은 그 부표에 ‘제3의 부표’라는 명칭을 붙였습니다. 

정부와 국방부는 천안함이 잠수함과 충돌하였다는 사실 자체를 비밀로 묻어버렸을 뿐만 아니라 ‘잠수함’ 실체에 대해 어떠한 발표나 언급 조차 없었기 때문에 사건의 실체를 추적하는 데에 상당부분 분석과 합리적 추론에 근거하여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번 글이 가진 ‘한계’입니다. 

해군작전상황도에 마킹된 ‘잠수함’

천안함 사고 발생 후 기사를 검색하던 중 아시아경제 윤동주 기자의 포토뉴스로 소개된 ‘해군 작전상황도’를 처음 발견하였을 때 제가 주목하였던 부분은 ‘최초좌초’와 관련된 내용이 최우선이었습니다.(아래 ‘A’ 섹션) 그곳에는 최초좌초 지점이 마킹되어 있고 고조, 저조 시간대 및 평균수면(6.4m)과 최저수심(4m) 까지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천안함이 좌초할 수밖에 없었던 근거들이 그 속에 다 들어 있었던 셈입니다. 특히 ‘최초좌초’의 ‘최초’라는 표기는 ‘사고가 단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큰 것입니다.

하지만, 백령도 남쪽의 상황(위 ‘B’ 섹션)에 대해서는 당시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지 않았고 ‘붉은 점’으로 표시된 것은 당연히 반파되어 떠내려간 ‘함수’를 마킹하였을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제3의 부표’ 논란이 불거지고 난 이후 저는 작전상황도에 찍혀있는 붉은 점은 천안함 함수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저 작전상황도가 최초로 세상에 공개된 것은 사고 다음 날인 3/27 오후2시 2함대측이 실종자 가족분들에게 브리핑하는 시점입니다. 따라서 그 브리핑 시각 이전에 2함대 작전상황실 장교가 작성완료하였을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3월 27일 새벽 천안함 생존대원들이 구조되어 2함대에 도착한 시점 ∼ 오후 2시 실종자 가족에게 브리핑한 시점 그 사이에 작전상황도가 완성되어 내부 결재를 받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일 것입니다. 

그런데 국방부는 사고 다음날인 3/27 내내 침몰한 천안함 함미는 물론 함수도 찾지 못하고 수색 중에 있다고 공식발표하였으며, 사고 이틀 후인 3월 28일 저녁8시경 함수를 발견하여 제1부표를 설치하고, 밤 10시경 함미를 발견하여 제2부표를 설치하였으므로 그 하루 전날인 3월 27일 상황도에 마킹된 붉은 점은 함수도, 함미도 아닌 ‘다른 물체’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만약 국방부가 “그 붉은 점은 함수를 표기한 것이다”라고 변명한다면 그것은 국방부가 함수 위치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실토하는 것이고 함수를 수색 중이라는 말은 거짓이었음을 고백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그 ‘붉은 점’이 함수일 수 없는 것은 마치 암호처럼 그 옆에 표기된 예사롭지 않은 ‘숫자와 부호가 가진 의미’ 때문입니다. 해군장교 출신인 피고인이 숫자와 부호의 의미를 합리적으로 추론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㊉㊉ : 해상에서 2명을 구조하였으며 생존자라는 의미
󰃻 : 해상에서 1명을 구조하였으나 사망자라는 의미
38 : 침몰 함선 속에 아직 38명이 남아있다는 의미

결국 우리 군은 바로 그 ‘침몰 함선’을 수색하는 등 모종의 작업을 벌이느라 3월 27일, 28일 양일간 천안함 함수와 함미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으며 기자회견을 통해 “함수와 함미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잠수부를 동원하여 수색하고 있다”는 거짓발표만을 반복하였던 것입니다.

OBS 경인TV - ‘실종자 4명 숨진 채 발견’ 보도 논란

천안함 침몰사고와 관련하여 천안함 희생대원들 외에 다른 군인의 시신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중요한 사례 가운데 하나로 OBS 경인TV ‘실종자 4명 숨진 채 발견’ 보도 논란을 들 수 있습니다. 

2010년 3월 31일 OBS 경인TV가 “천안함 실종자 46명 중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해군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특종보도를 하였습니다만, 국방부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부인합니다. 그리고 실종자 가족협의회에서는 정정보도를 요구합니다.

OBS는 압박에 못 이겨 결국 기사를 내리고 맙니다. OBS 기사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인터넷에 검색가능한 미디어오늘의 관련기사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미디어오늘] OBS “실종자 시신 4구 발견”
국방부 부인…실종자가족협의회 “정정보도 요청” 2010. 4. 1 목요일 기사내용

OBS 경인TV가 31일 저녁 “천안함 실종자 46명 중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단독보도했다.

OBS는 이날 저녁 <뉴스 755>에서 해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천안함 폭발 사고로 실종된 46명의 승조원 중 시신 4구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OBS는 “앞서 해난구조대가 이날 새벽 바닷속 45m에 빠져 있는 천안함 함미에 접근해 출입문을 확보했다”며 “구조대는 출입문 주변을 탐색하면서, 4구의 시신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OBS는 이어 “해군은 이날 오후 5시쯤 시신 인양을 대비해, 후송 준비 명령을 내렸다”며 “숨진 승조원들의 시신은 백령도 의무대로 옮겨진 뒤 성남 수도통합병원으로 후송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시신이 발견된 바 없고 명백한 오보”라고 밝혔다.

한편 OBS 뉴스를 본 실종자 가족 1명이 실신해 응급치료를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국 가족협의회 대변인은 “기사가 나간 다음에 여성 가족 한 분이 쓰러지셨다가 응급처치를 받고 20분 만에 깨어났다”면서 “해당 언론사에 공식적으로 항의하고 정정보도를 요청했다”고 복수의 언론이 전했다.

현재 OBS는 홈페이지에서 관련 뉴스를 삭제한 상태다. ☞ OBS "실종자 시신 4구 발견" 

저는 OBS의 보도를 접하고 초계함이 침몰하여 46명의 대원이 바다 속에 갇혀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시신4구 발견 보도’라는 오보가 나올 수 있는지 그 내막을 파 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여 OBS에 전화를 걸었지만, 불통이거나 책임 있는 답변자가 없다는 말만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수 많은 네티즌들의 전화와 항의에도 불구하고 정작 OBS 데스크 쪽에서는 오보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국방부의 압박으로 인해 기사를 내렸다는 소식만 들려왔습니다. 당시 오보논란에 대해 Views&News에서 보도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뷰스앤뉴스] OBS “실종자 시신 4구 발견, 오보 아니다”

“소스 제공자는 군 고위관계자”, “군당국, 공식항의 없었다” 2010-04-01 16:22:24[기사]

OBS(경인TV)가 천안함 실종자 시신 4구가 발견됐다는 뉴스를 지난 31일 단독보도했다가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것과 관련, 1일 “오보를 인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김석진 OBS 보도본부장은 이날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기사 삭제와 관련, “오보 여부와 상관없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이 겪을 아픔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뉴스를 삭제했다. 그 보도를 계속 보게 되면 실종자 가족들의 상처가 더 커질 것을 고려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시신 발견이 사실이라는 얘기냐는 질문에 “오보냐 오보 아니냐는 판단은 취재를 했던 취재원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는 문제와 연결된다”며 “소스 제공자는 군 고위 관계자다. 신원을 밝힐 수는 없지만 국방부의 부인이 나온 이후 다시 접촉했는데 상황이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취재원이 오보라고 인정하고 내려달라고 했으면 당당하게 밝히고 사과했겠지만 그러지 않았다”라며 “오보라는 게 확인이 안 된 상태다. 관련 뉴스는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을 고려해 일단 내렸지만 국방부가 부인했다는 보도는 계속 내보내고 있는 중이다. 나중에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취재원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취재원을 신뢰하고 있으며, 코멘트도 다 받았다. 그리고 몇 단계를 거쳐 다시 확인했다. 그 결과 충분히 보도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다시 말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이 겪을 쇼크 때문에 일단 내린 것이지 오보이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거듭 오보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더 나아가 “군 당국에서도 이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항의가 전달되지 않았다”며 “다만 이 보도가 오보로 판명난다면 우리는 바로 사과방송을 하고 정정보도를 내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종자가족대표단은 이와 관련, OBS에게 정정보도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OBS의 다른 관계자 역시 이날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기자에게 취재원이 직접 전화를 해 ‘4구의 시신이 발견됐고 대기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고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군 내 다른 취재원 역시 이 같은 팩트를 확인해줘 보도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OBS 입장에서는 취재원 2인으로부터 같은 내용의 제보를 받아 보도하게 됐다는 것이다.

OBS는 지난 31일 밤 10시50분께 속보에서 해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천안함 폭발 사고로 실종된 46명의 승조원 중 시신 4구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가 국방부가 “시신이 발견된 바 없고 명백한 오보”라고 부인하고 실종자 가족이 실신하는 등 파문이 일자 1일 새벽 관련 뉴스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김혜영 기자) - ☞  OBS "실종자 시신 4구 발견, 오보 아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을 무렵 저는 수소문 끝에 당시 취재를 하였던 OBS 두 기자를 정동 프란체스코 커피숍에서 만나 당시 기사와 관련된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OBS의 두 취재 기자는 한주호 준위의 사망 소식을 접한 다음 날  백령도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문제의 시신4구 발견 보도 당일입니다. 두 기자는 어디서부터 취재를 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평소 알고 있던 선배가 백령도 의무대에 군의관으로 근무하고 있어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기 자 : 선배 저 지금 백령도에 취재하러 ..
군의관 : 야. 지금 엄청나게 바쁘다. 나중에..
기 자 : 뭐가 바빠요?
군의관 : 시신 4구가 들어왔어.
기 자 : 네? 시신?

OBS 기자들은 무언가 사건이 발생했구나 직감하고 즉시 백령도 의무대로 수소문해 달려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달려가니 시신은 온데간데 없고 상황이 끝나 있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부터 OBS 기자들은 집중취재에 들어갔고 놀라운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내용인즉슨, 물에 퉁퉁 불은 군인 시신 4구가 들어왔는데 군의관들은 검시 후 당연히 천안함 실종자일 것으로 생각하고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에 연락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실종자 가족협의회 대표와 또 한 사람이 왔는데 시신을 자세히 살펴보더니 “우리 시신 아니다”라고 하셨다 합니다. 황당한 군의관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잠시 후 군 엠블런스가 와서 시신들을 모두 싣고 가 버렸다고 합니다.

저는 이 내용을 법정에서 증언해 줄 것을 타진하였으나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천안함 사고 후 닷새가 지난 3월31일 발견된 군인시신 4구가 천안함 대원들의 시신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느 나라 군인들이었을까요. 만약 미국인(백인 혹은 흑인)이었다면 군의관들이 천안함 유가족협의회에 연락을 했을 리가 없었을 겁니다.

천안함 대원들이 아니라면 결국, ‘동양인 혹은 아시아계 군인’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외국 군인 중에 동양인도 있을 수 있으며 특히 우리 서해에서 활동하는 수중함선의 경우 침투조를 동양인으로 구성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사고 후 닷새가 지나 발견되었으니 시신들이 물에 퉁퉁 붓고 뜨거운 햇살에 그을려 구분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을 터인데, 천안함 유가족 대표가 “우리 시신 아니다”라고 확인해주었을 정도라면 인종(백인, 황인)과 피부색을 구분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아무튼, 이후 미궁에 빠진 ‘시신 4구 발견’사건은 언젠가 밝혀져야 할 또 하나의 의혹사건이며 그럼에도 기자들의 노력에 의해 분명히 밝혀진 사실 하나는 ‘천안함 희생자 외에 사망한 군인들이 또 존재했다는 사실’입니다.

시신을 접수한 군의관이 존재하고 시신들을 싣고 어디론가 사라진 엠블런스가 존재하였으므로 그것을 비밀로 덮어 두고 있는 관계자들이 문제인 것이지 실체가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므로 정부기관 의지의 문제인 것입니다.  

당시 바쁘게 움직였던 미7함대 대원들의 활동들

위 사진과 같이 해상에서 환자용 들것을 이용하여 수중에서 무언가 건져 올리는 장면들, 무수히 많이 뜨고 내리는 Medical Helicopter(의료용헬기)의 분주한 움직임 그리고 천안함 구조 모함인 독도함이 아닌 어디론가 남쪽으로 날아가는 美헬기들의 분주한 활동은 당시 미국(혹은 미국과 관련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강하게 일게 하였습니다.

美7함대 의료용 헬기들은 단 한 번도 천안함 생존자 혹은 희생자를 운반한 사실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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