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수모..ABC, NBC, CBS 미국의 주요 방송사들 "대통령이 가짜뉴스" 생중계 끊어버려

김진애 "대통령이 '가짜뉴스'를 말하면 실황중계도 끊는다..추락하는 우리 언론은?"

[정현숙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표를 도둑 맞았다는 취지로 대통령 선거 부정투표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지만 겨우 5분여분 만에 ABC와 NBC, CBS 등 미국의 주요 방송사들이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백악관 생중계를 끊어버렸다. 대표적인 친트럼프 극우방송 '폭스뉴스' 조차 트럼프를 외면할 정도였다.

CNN 메인앵커 앤더슨 쿠퍼
CNN 메인앵커 앤더슨 쿠퍼

이런 수모를 겪고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또다시 대선 투·개표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다며 성명서를 발표하고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대선 불복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선 캠프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나는 여러분과 우리 국가를 위해 싸우는 것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선 불복 입장을 강하게 밝혔다.

MBC 보도에 따르면 앞서 미국의 주요 방송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중계하다가 허위 주장이라면서 방송을 중간에 끊어버렸다. 트럼프의 '부정 선거' 주장이 미국 주요 언론에 의해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단적인 증거를 보여준 셈이다. 미국 시간으로 저녁 6시 30분, 메인뉴스가 진행되는 시간이었는데, 대통령의 중계는 끊지 않는다는 관례를 깨버린 것이다.

[레스터 홀트/NBC 앵커] "대통령이 다수의 허위 주장을 발언하고 있으므로 여기서 멈추겠습니다."

[데이비드 뮤리 /ABC 앵커] "다수의 허위사실, 근거 없는 주장을 말하며 당파적인 발언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CNN만 16분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을 끝까지 인내하고 중계했다. 그러나 끝나자마자 트럼프의 선거불복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신랄하게 힐난했다. 트럼프는 현직 대통령으로서 자신이 선거관리의 주된 책임이 있음에도 뚜렸한 근거도 없이 부정선거라고 이날 주장하자 CNN의 간판 앵커인 앤더슨 쿠퍼는 "살찐 거북이 뒤집기"라고 촌철살인의 논평를 내놨다.

"이 사람이 미국의 대통령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사람이죠.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가 마치 매우 살이 찐 거북이 한 마리가 뜨거운 태양 아래 뒤집어진 채 자신의 시간이 끝났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시 한번 몸을 뒤집기 위해 사지를 퍼덕거리며 안간힘을 쓰는 것처럼 보입니다"

트럼프의 무더기 소송예고에 같은 당인 공화당 소속 주지사와 상원의원들도 선을 긋고 나섰다. 밋 롬니 상원의원은 "마지막 한표까지 개표하는 게 민주주의"라며 비판했고, 전현직 주지사들도 "미쳐 돌아가고 있다"며 "부끄러운 일"이라는 직설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와 관련해 김진애 열린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이 '가짜뉴스'를 말하면 실황중계도 끊는다"라며 "이걸 보면, 추락하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아직 구원가능할 듯하다. 추락하는 우리 언론은 구원가능할까요?"라고 왜곡을 일삼는 한국언론을 향해 물었다.

세계적 팬데믹 현상인 코로나에 대처하는 정황을 보더라도 미국은 국민 개개인의 민도에 비해 언론이 깨어있는 나라고 한국은 신뢰도 꼴찌의 언론보다는 국민이 깨어있는 나라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경영 KBS 기자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의 자유, 선택...그리고 책임. 트럼프를 단호히 거부한 미 주류 언론사들과 유럽 대다수 언론사들에게 박수를"이라며 "언론의 자유를 착각하고 매달리고 의존하고 출입하고 무책임하게 회피하며 끝까지 서로 기생하며 편히 하던대로 살려는, 자기들끼리는 공정한 한국의 기득권층들에게 조소를"이라고 꼬집었다.

송기훈 기자는 "직무정지된 박근혜의 거짓말을 공손하게 받아 적는 한국 언론과, 거짓말 하는 트럼프 생중계를 끊고 신랄하게 비판하는 미국 언론"이라며 "트럼프같은 돌은자가 나와도 언론을 보면 이 나라가 왜 강한지 보여준다. 신뢰도 꼴찌, 낯선 사람 보다도 신뢰도가 낮은 우리나라 언론도 언론이냐?"라고 물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US 이형열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이 후지다고?"라며 "적어도 언론은 한국과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라고 적고는 트럼프와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2장의 사진을 올리고 한국언론들의 취재 행태를 꼬집었다.

그는 "미국 다 망한 거 같죠?"라며 "언론을 보세요. 모범은 아니라도, 한국 수준 정도는 아니다. 할 말은 한다. 법원도 다르다. 이번에 트럼프가 개표 중단 소송한 거 다 막고 강행한다. 검찰? 한국하고는 격이 다르다. 적어도 인권의 수호자라는 인식이 한국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2017년 1월 1일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이 오후 1시30분께 청와대 상춘재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간담회는 촬영과 노트북 사용이 금지되었다. 기자들은 박근혜의 계속되는 거짓말에 아무런 문제제기도 못하고 공손히 두 손 모아 경청했다. 거짓말쟁이 앞에서 꿀먹은 벙어리가 된 이들이 우리나라 언론의 얼굴이다.

2020년 11월 5일(미국 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가 선거에서 질 것이 확실한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근거없이 자신이 합법 선거에서는 이겼는데 불법 선거 때문에 표를 도둑맞고 있다고 거짓 주장을 하자 미국의 주요 방송 3사는 기자회견 도중 중계를 끊고 플러그를 뽑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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