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결국 중도 사퇴했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직접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윤 총장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년 8개월의 검찰총장직을 내려놓고 본격적인 정치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사퇴 시점이 검찰 수사권이 걸린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을 놓고 여권과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던 중이라는 데 법조계와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권이 곧바로 후임 검찰총장 인선을 통해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을 전격 시행할지 아니면 윤 총장의 사퇴에 대한 여론의 추이에 따라 시기를 조율할지 여부도 관건이다. 아울러 당장 한달여로 다가온 서울과 부산 시장 보궐선거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 후보들이 윤 총장과의 선거 공조 가능성도 높아졌다.
정치권이 갖는 최대 관심사는 차기 대선 구도다. 윤 총장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함께 차기 대선 후보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윤 총장의 정치 참여는 야권 후보군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윤 총장의 정치 참여는 개인의 의사와 판단에 의해 결정되겠지만 우리 정치사를 볼 때 옳은 일은 아니라고 본다. 특히 고위 공직자 출신 정치인들이 어설프게 정치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윤석열 총장은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 평생 검사를 천직으로 삼아 일해왔다. 흔히들 “검사는 수사로 말한다”고 말한다. 정치는 수사가 아니다. 정치는 국가 구성원 간에 발생하는 모든 대립과 갈등을 조정하고 통일적인 질서를 유지하는 작용이라고 볼 때 윤 총장은 정치 전문가가 아니다.
윤 총장의 사퇴사를 보면 어설픈 정치인의 냄새가 난다. 그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검찰에서 자기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고 주장했다.
본인 주장대로 우리 사회의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막으려면 목숨을 걸고 검찰총장직을 수행해봤어야 할 것이다. 결국 정치 참여를 위한 변명으로밖에 안 들린다. 우리가 필요한 이는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분열된 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 진짜 정치인이지 초보 정치 지망생이 니 아니다.
윤 총장이 정치참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안했지만 자신의 말대로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길 바란다. 정치를 쉽게 봐서는 아니 될 것이다.
- 민주당과 국토부의 엇박자 가덕도 신공항, 청와대가 나서야 할 때다
- 속 빈 강정 국회 산재 청문회, 사람이 우선이다
- 머스크 한 마디에 흔들리는 서학개미와 ‘欲知未來 先察已然’
- 오리발에 또 뚫린 군 안보…경계는 첨단장비가 아닌 사람이 하는 것
- 작은 정부의 첫 걸음은 인공지능의 효율적 활용
- 홍준표 "정계진출 여지 윤석열의 전격사의 잘못"
- 김경협 "윤석열 보면, 어느 구태정치인(나경원)이 떠오른다", 이유는?
- LH 직원과 오거돈 일가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야권 후보의 아즉물범(我則勿犯)
- LH 전관예우 의혹과 민고민지(民膏民脂)
- '민주당 10년 암흑기' 주도했던 '당깨기 전문가(6개월간 당적 4개)' 등이 이젠 윤석열에게 "유유상종의 법칙"
- 소로의 시민불복종과 국민의힘
- [경제 수첩] 구본준의 LX홀딩스 출범과 사회적 정당성
- [경제 칼럼] 이나모리 회장의 훌륭한 인격에서 바라본 이건희 상속과 홍원식 퇴진
- [데스크 窓] 조원태의 UAM 도전과 艱危明物理 寂寞見心源(간위명물리 적막현심원)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