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런던행 출발‧도착 시간' '외교부장관 위치' 파악도 못한 총리, 계획 일정 4개 중 2개가 빠진 초유의 사태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 참석차 영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정작 '조문'을 하지 못하면서 '조문없는 조문외교'라는 질타를 듣고 있다. 당초 대통령 부부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한 뒤, 여왕의 관이 안치된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을 찾아 조문할 예정이었는데 이 두 일정이 모두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이같은 '외교 참사'는 사실상 예고됐던 것이 한덕수 국무총리의 답변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한덕수 총리는 대통령 부부의 런던행 출발‧도착 시간도 파악하지 못헀고, 박진 외교부 장관이 어디 위치해 있었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그러면서도 그는 '변명'을 반복하며 큰 질타를 받았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조문없는 조문외교로 우리나라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라며 "통상 장례절차는 3가지가 있고 대통령실도 이 일정에 따라 조문 리셉션(연회) 장례식을 계획헀는데, 윤석열 대통령 내외는 조문에는 참석하지 않고 리셉션과 장례식에만 참석한 꼴"이라고 직격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 참석차 영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정작 '조문'을 하지 못하면서 '조문없는 조문외교'라는 질타를 듣고 있다. 당초 대통령 부부의 일정은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한 뒤, 여왕의 관이 안치된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을 찾아 조문할 예정이었는데 이 두 일정이 모두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 참석차 영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정작 '조문'을 하지 못하면서 '조문없는 조문외교'라는 질타를 듣고 있다. 당초 대통령 부부의 일정은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한 뒤, 여왕의 관이 안치된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을 찾아 조문할 예정이었는데 이 두 일정이 모두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김병주 의원은 "우리가 통상 상갓집 갔을 때 조문을 먼저 하고 이동해서 식사하며, 유가족이나 같이 온 분과 담소하잖나"라며 "상갓집에 가서 조문은 하지 않고 육개장만 먹고 온 것이 아니냐는 이런 말을 한다. 왜 이렇게 외교 일정에 차질이 생겼나"라고 한덕수 총리에 질의했다.

이에 한덕수 총리는 "가장 중요한 행사는 성당에서 하는 미사"라고 강변하며 "다만 조문은 여왕이 계시는 관이 있고 가서 조문록 작성하면 되는데, 그건 처음서부터 영국 왕실과 이걸 어떻게 할까라는 걸 계속 협의해서 일찍 도착하는 분은 그날 하고, 도착하지 못한 분은 미사 끝난 다음에 조문록에 기록해달라는 협의를 통해 이뤄졌기에 참사라는 용어는 적절치 않다"고 받았다.

그러자 김병주 의원은 "장례식보다도 조문이 더 중요하다. 개별 조문이기에"라며 "그 날 일정이 4개였잖나. 앞의 두 가지 일정(한국전 참전 기념비 참배, 여왕 조문) 못하고 (뒤의)두 가지 일정만 했으니 외교 일정 소화를 못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언제 (대통령 부부가)서울공항에서 런던으로 출발했나"라고 물었다.

이에 한덕수 총리는 "외교부 차관 말로는 (오전)9시쯤 출발했다"라며 "우리와 (런던 시차는) 8시간이고 (비행 거리는)한 12시간쯤 되니까 아마 현지 시각으로 한 오후 1시쯤 되지 않았을까"라고 답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오후 3시 이후에 도착해 일정상 조문을 소환하지 못했다는 것이 정부 설명으로, 즉 총리가 도착시간도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자 김병주 의원은 "너무 답답하다"라며 "(대통령 부부는)3시 반에 도착했다. 그래서 3시 이후에 오는 사람은 그 날 조문을 못하는 걸로 돼 있었다"라고 직격했다. 그는 "대통령 일정에 관심이 없나"라고 거듭 직격헀다. 이에 한덕수 총리는 "그날 태풍 때문에 비상 상황이 있었다"라며 대통령 일정 확인을 하지 못한 변명을 하기도 했다.

그러자 김병주 의원은 그날 대통령의 일정 4개가 무엇인지 물었는데, 한덕수 총리는 "말씀해달라"고 받기도 했다. 김병주 의원은 "6.25 참전비 참배, 조문, 리셉션, 장례식장인데 앞의 두 개를 못한 것"이라며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늦게 도착했다고 해도 융통성있게 할 수 있지 않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걸어가서 조문했고, 일본 왕은 리셉션 후에 조문했다고 들었다"라고 따져물었다.

한덕수 총리는 대통령 부부의 런던행 출발‧도착 시간도 파악하지 못헀고, 박진 외교부 장관이 어디 위치해 있었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그러면서도 그는 '변명'을 반복하며 큰 질타를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총리는 대통령 부부의 런던행 출발‧도착 시간도 파악하지 못헀고, 박진 외교부 장관이 어디 위치해 있었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그러면서도 그는 '변명'을 반복하며 큰 질타를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그럼에도 한덕수 총리는 "모든 것은 영국왕실과 협의해서 했다고 생각한다"라며 거듭 회피했다. 이에 김병주 의원은 "모든 것은 영국왕실이 아니라 고위 외교급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며 현재 주영국대사가 부재한 점을 짚기도 했다. 현재 주영국대사 자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13일 김건 전 주영국 대사를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으로 임명한 이후 4개월 넘게 공석이다.

또 김병주 의원은 "박진 외교부 장관은 그 시간 어디 있었나"라고 한덕수 총리에 물었다. 이에 한덕수 총리는 "글쎼, 대통령을 모시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다"라고 답했다. 즉 박진 장관이 뉴욕 유엔 본부에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시인한 격이었다.

그러자 김병주 의원은 "(박진 장관은)뉴욕에 가 있었다"라며 "허허벌판에 대통령 내외를 내려놓은 것이고, 이런 우발상황이 생겼을 때 협조가 안 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외교 참사"라고 직격했다. 그는 "사안에 대처하려면 고위급이 영국 고위급과 통화해야하지 않나"라고 일갈했다.

이런 질책에도 한덕수 총리는 "일하는 왕실 사람들은 반드시 고위직만 있는 거 아니다"라고 둘러댔다. 이에 김병주 의원은 "잘못됐으면 인정하고 어떻게 개선할지가 국무총리의 자세"라며 "어떻게 이렇게 변명 위주로만 하나"라고 거듭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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