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탄핵' 만장일치 기각에 격노, 사실상 '각자도생' 사회 선언한 헌법재판소
"우리 부모들은 자녀를 장례식장에서 만나는 일 아주 쉬워져, 모두가 죽은 날"
"불행한 국민에게 더 불행 강요하는 이런 행태 계속될 것, 특별법으로 응징해야"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은 25일 헌법재판소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 기각 판결에 대해 거센 분노와 울분을 감출 수 없었다. 시민의 세금을 받으며 운영되는 국가가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외면해버린 그런 상황임에도, 헌법재판소가 이를 외면하여 '각자도생'의 사회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탄핵 기각 소식 이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 박가영씨의 모친인 최선미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은 "참으로 참담하다. 우리 유가족과 국민들은 오늘 죽은 사법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 사법은 죽었다"라며 "더이상 국민들 편이 아니고 국민들 보호해줄 수 있는 법은 없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은 25일 헌법재판소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 기각 판결에 대해 거센 분노와 울분을 감출 수 없었다. 시민의 세금을 받으며 운영되는 국가가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외면해버린 그런 상황임에도, 헌법재판소가 이를 외면하여 '각자도생'의 사회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다. (사진=연합뉴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은 25일 헌법재판소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 기각 판결에 대해 거센 분노와 울분을 감출 수 없었다. 시민의 세금을 받으며 운영되는 국가가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외면해버린 그런 상황임에도, 헌법재판소가 이를 외면하여 '각자도생'의 사회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다. (사진=연합뉴스)

최선미 운영위원은 "헌법재판소는 다분히 정부에 대해 정치적이었으며 국민들에 대해선 너희들이 개돼지라는 인식을 단정지어줬다"라며 "우리 국민들은 이제 스스로 살아남는 법 배워야 한다"라고 각자도생 사회가 됐음을 한탄했다.

최선미 운영위원은 '자신이 그 시간에 왔어도 할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던 이상민 장관을 향해 "당신은 장관이었으면 청춘들이 그렇게 쓰러져가는 것에 맨발이라도 벗고 왔어야 하고, 부모로선 당연히 그곳에 와서 눈물 보였어야 하고 당신의 존재감을 보였어야 했다"라며 "우리는 당신보고 그 자리와서 아이들을 구하라고 했던 것이 아니라 당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라고 했던 것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운전기사를 80분이나 기다린 장관은 필요 없다"라고 분노했다.

최선미 운영위원은 "우리는 당신이 월급받고 호위호식하는 것을 보는 국민들은 때때로 좌절감 느껴야하고 자존감 무너질 것이며 살고싶지 않은 세상을 살아가야할 것"이라며 "우리 부모들은 자녀를 장례식장에서 만나는 일이 아주 쉬워졌다. 우리 청춘들은 걷는 것조차 안전하지 못한 세상에서 살게 됐다. 모두 죽은 날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개탄했다.

최선미 운영위원은 "자식이 죽으면 부모는 먼저 지옥불에 떨어져 자식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우리 부모들은 자식이 안전한가를 노심초사하며 평생을 살아야하는 우리 국민들이 너무도 불쌍하고 안타까워 특별법을 꼭 만들어야겠다"라고 목소릴 높였다.

고 이주영씨의 부친인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도 "유가족들의 아픔이나 또는 같은 국민으로서의 아픔이나 이런 것들을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오히려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조롱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며 "그런 사람들이 앞으로 갈수록 더 많아지리라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고 이주영씨의 부친인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도 "유가족들의 아픔이나 또는 같은 국민으로서의 아픔이나 이런 것들을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오히려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조롱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며 "그런 사람들이 앞으로 갈수록 더 많아지리라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사진=연합뉴스)
고 이주영씨의 부친인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도 "유가족들의 아픔이나 또는 같은 국민으로서의 아픔이나 이런 것들을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오히려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조롱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며 "그런 사람들이 앞으로 갈수록 더 많아지리라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정민 직무대행은 "국가의 권력에 동조해주고 잘못된 권력을 응징하지 못한다면 계속해서 이런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고 불행한 국민에게 더 불행을 강요하는 이런 행태가 계속될 거라 생각한다"며 "법은 절대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 그 위에 있지 않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정민 직무대행은 "그런데 오늘 헌재의 결정은 대체 159명의 희생자들이 왜 이태원 골목에서 그렇게 죽었을까. 도대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인가"라며 "159명의 희생자들이 그렇게 골목에서 한순간에 목숨을 잃을 정도로 명확히 정부의 부재가 발견되고 나타났는데도 이것을 인정하고 책임지지 않고 있다. 너무 암담하고 참담하다"라고 한탄했다.

이정민 직무대행은 그러면서도 "절대 지금 이 순간에 굴하지 않고 이럴수록 더더욱 특별법을 통과시키고 그 특별법을 통해 꼭 이태원 참사의 재난의 일선에 있는 그 책임자들을 응징할 것"이라며 "이제는 탄핵이 아니다. 형사적인 책임을 꼭 물을 것이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확실하게 그 죄과를 밝히겠다"고 다짐했다.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여러분들의 생명과 안전이 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부정됐다"라며 "우리가 무법상태 무법사회라 얘기한다. 우리의 안전이 침해됐음에도 내 이웃의 생명을 빼앗겼음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거기에 대해 어느 누구도 법을 말하지 않는 그런 사회, 그게 바로 무법사회"라고 말문을 열었다.

한상희 교수는 "헌법재판소는 우리의 사회가 그런 무법사회임을 선언했다"라며 "행안부 장관이 이태원 참사에 대해 아무런 책임이 없다? 국민의 신뢰를 져버리지 않았다? 여러분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보도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한상희 교수는 "헌법이 사라져버렸다. 어떻게 이 순간에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국정운영의 책임을 진 자에게 159명의 안타까운 목숨이 사라진 점에 대해 어느 누구도 책임 묻지 않는 그런 사회, 거기에 어떻게 헌법이 있다고 할 것인가"라며 "대한민국은 사라졌다. 대한민국은 망했다. 여러분들의 안전과 생명은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적어도 헌법적으로는 어느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가 됐다"고 개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상희 교수는 "헌법이 사라져버렸다. 어떻게 이 순간에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국정운영의 책임을 진 자에게 159명의 안타까운 목숨이 사라진 점에 대해 어느 누구도 책임 묻지 않는 그런 사회, 거기에 어떻게 헌법이 있다고 할 것인가"라며 "대한민국은 사라졌다. 대한민국은 망했다. 여러분들의 안전과 생명은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적어도 헌법적으로는 어느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가 됐다"고 개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상희 교수는 "헌법이 사라져버렸다. 어떻게 이 순간에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국정운영의 책임을 진 자에게 159명의 안타까운 목숨이 사라진 점에 대해 어느 누구도 책임 묻지 않는 그런 사회, 거기에 어떻게 헌법이 있다고 할 것인가"라며 "대한민국은 사라졌다. 대한민국은 망했다. 여러분들의 안전과 생명은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적어도 헌법적으로는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가 됐다"고 개탄했다.

선고 직후 헌재 밖에서는 '이상민 탄핵' 기각을 독려하는 일부 단체들이 유가족들을 노골적으로 도발했다. 이들이 "이태원은 북한 소행이다"라고 우기자, 이에 흥분한 유가족들이 "야, 이 XXX야"라면서 달려나갔고, 물리적 충돌 직전까지 갔다. 그러자 경찰들이 제지했는데 이 과정에서 최소 유가족 두명이 실신하여 구급차에 긴급 후송되는 일까지 있었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69일 만이며 국회가 이상민 장관의 탄핵 소추를 의결한 때로부터 167일 만이다. 앞서 국회는 올해 2월8일 10.29 참사 대응 부실의 책임을 물어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가 이번 탄핵을 만장일치로 기각함으로써 이상민 장관은 직무에 복귀하게 됐다. 

 

관련기사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