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다스' 주인 "(16년) 수형생활 잘하고 오겠다. 나는 구속할 수 있어도 진실 가둘 수 없다"
이명박 재수감되는 날, 일부 친이계 인사들 모여 배웅. 차량 나오자 주먹 쥐고 흔들며 "이명박"
"문재인 정권 잔혹하다" "정치보복" 측근들의 반발, 그런데 4대강-자원외교 등은?
박근혜 수감 땐 '큰절'까지 하는 극성 지지자들 많았는데, 이명박 재수감에는 '조용'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보도에 따르면 이명박씨가 집을 나설 때 그의 측근들이 이명박 이명박 이명박 외쳤다고 한다. 아프시지 말고 건강하셔서 그곳에서 오래 사시라는 응원인지 아니면 대한민국 사법부 판결이 잘못됐다는건지 도대체 뭘 응원하는지 모르겠다. 단순히 외롭지 않게 보내드리겠다는 차원이라면 집안에서 조용히 응원할 일이지 남부끄럽게 이게 뭔 짓인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2일 페이스북)
다스의 진짜 주인인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가 대법원 형이 확정되면서, 2일 오후 다시 구치소로 향했다.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그는, 수사 재판 과정에서 수감된 약 1년의 기간을 빼면 앞으로 16년의 수감생활을 더 해야 한다. 그는 2일 오후 자택을 떠났고,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됐다.
<뉴시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그의 자택 앞에선 친이계 인사들이 구치소로 향하는 그를 배웅했다. 그의 오른팔격인 이재오 전 의원을 비롯, 김문수 전 지사, 정병국 전 의원, 이은재 전 의원, 맹형규 전 장관, 유인촌 전 장관, 권성동 의원, 조해진 의원, 장제원 의원,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이 도열했다. 현장에는 약 50명가량이 모였다고 한다. 그의 측근들은 이명박씨가 탄 차량이 자택을 나올 때, 주먹을 쥐고 흔들며 '이명박' 이름을 외쳤다.
그를 배웅한 조해진 의원에 따르면 이명박씨는 측근들에게 "나라를 잘 지켜달라"며 "원망하는 마음 때문에 몸도 상하고 마음도 상했는데 이제는 다 내려놓고 담담하게 수감생활을 모범적으로 잘 하도록 하겠다"고 한다. 이명박씨를 변호한 강훈 변호사는 "너무 걱정마라. 수형생활 잘 하고 오겠다. 나는 구속할 수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의 오른팔 격인 이재오 전 의원은 "이제 가면 언제 나올까, 건강이 제일 염려된다"며 그가 고령임을 걱정한 뒤 "문재인 정권이 얼마나 비민주적이고 잔혹한 정권인지 스스로 증명한 셈"이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조해진 의원은 "정치보복 성격이 강하고 좀 무리한 수사와 기소로 재판이 이렇게 됐다고 (당이) 생각한다면 그런 걸 국민한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당 차원에서도 목소릴 내야 한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정치보복이라고 생각한다. 해도 해도 안 되니까 다스를 끄집어내서 억지로 끼워 맞춘 것"이라고 했다.
이명박은 세 번째로 다시 구치소로 향하는 것이다. 그는 1992~2007년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비자금 약 339억 원을 조성한 횡령 혐의와, 삼성에 BBK 투자금 회수 관련 다스 소송비 67억7천여만 원을 대납하게 하는 등 모두 110억원 가량을 뇌물로 수수한 혐의 등으로 2018년 3월 구속기소된 바 있다.
"다스는 누구겁니까?"라는 물음에 재판부는 역시 다스의 주인을 이명박씨로 인정했다. 1심은 그가 241억원을 횡령하고 85억여 원의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판단,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심 과정에서 삼성이 소송비 명목으로 삼성전자 미국법인을 통해 이명박 측에 건넨 뇌물이 51억여 원 더 있다는 공익 제보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이첩받고 수사를 거쳐 공소장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그가 삼성에서 받은 뇌물 혐의 액수는 119억여 원으로 늘었으며, 총 뇌물 혐의액수는 163억원가량이 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가운데 모두 89억여 원을 삼성이 이명박 측에 건넨 뇌물로 인정했다. 다만 다른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선 일부만 유죄로 판단, 총 뇌물수수 혐의 인정액은 94억원이 됐다. 인정된 뇌물수수 금액이 더 올라가면서 그의 형량은 2년 더 늘은 징역 17년이 됐다. 이를 뒤집을만한 증거 등이 나오지 않으면서, 대법원의 형 확정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MB는 구속기소 이후 약 1년간 옥살이를 하다 1심 선고 후인 지난해 3월 보석신청이 받아들여지며 불구속 상태가 됐다. 지난 2월 항소심에서 형이 선고되며 다시 법정구속됐으나, 그의 변호인 측이 보석 취소 결정이 부당하다며 재항고하면서 엿새 만에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었다. 이번에 다시 구속되면서, 그를 세 번째 배웅하게 된 것이다. 그는 현재 만 79세의 고령으로, 남은 16년의 형기를 다 채우면 만 95세가 된다.
한편, 그의 세 번째 배웅에 대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명박씨가 집을 나설때 그의 측근들이 이명박 이명박 이명박 외쳤다고 한다. 아프시지 말고 건강하셔서 그곳에서 오래 사시라는 응원인지 아니면 대한민국 사법부 판결이 잘못됐다는건지 도대체 뭘 응원하는지 모르겠다"며 "단순히 외롭지 않게 보내드리겠다는 차원이라면 집안에서 조용히 응원할 일이지 남부끄럽게 이게 뭔 짓인가?"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혹시 태극기 부대 등 친박계와 달리 MB계는 사람이 없다는 세간의 평을 의식했다면 사람을 더 많이 모았어야지. 자택 앞에 모여서 이명박을 외친 사람 숫자도 초라하고 부끄럽다."고 힐난한 뒤, "아무튼 아프시지 말고 건강하셔라"고 이 씨에게 전했다.
과거 박근혜가 수감되기 전후엔 그의 자택 인근에는 극성 지지자들이 꽤 몰려들었으며, 그가 수감되던 날 구치소를 향해 큰절 올리는 극성 지지자들도 있었다. 이후에도 툭하면 구치소 인근이나 광화문 등에서 '박근혜 석방하라'는 집회도 열곤 했다. 그러나 이명박이 수감될 때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데다, 일부 측근 정치인 외에는 인파가 몇 되지 않아서다. 그만큼 그를 지지하는 세력은 적다는 얘기다.
이명박씨가 감옥에 다시 들어갔지만, 그에 대한 단죄는 끝이 아닌 현재진행형이어야 한다. 각각 수십조씩의 혈세가 들어갔으면서도 천문학적 손실만 낸 4대강 사업, 자원외교 등에 대해선 아직까지 제대로 수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자원외교 관련해서 일부 공사 사장들이 뒤늦게서야 기소됐지만, 죄다 무죄판결로 끝냈다. 그 돈이 누구 주머니로 흘러갔는지 알아내야함에도, 처벌받은 이가 아무도 없으니 황당할 따름이다. 그리고 그의 재임기간 '묻혀진' 사건들도 정말 많다. 그 사건들도 하나씩 진상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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