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중학생도 안 틀릴 '한국사 20번'이나 틀려? (feat. 노태우 '의문의 1패')
상태바
조선일보, 중학생도 안 틀릴 '한국사 20번'이나 틀려? (feat. 노태우 '의문의 1패')
  • 고승은 기자
  • 승인 2020.12.04 19: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文대통령 비난이라면 '무엇이든' 한다! 누가 봐도 90년대 초 연설인데 이게 '文정부 홍보'라고?

현대사 보기는 단 하나! 누구나 맞출 수 있는 '한국사 20번', 그런데 '조선일보' '한국경제'의 무식한 오보 
스리슬쩍 고친 '조선일보' 이번엔 '통일교육' 시비, 심지어 박근혜도 "통일은 대박"이랬는데? "통일이 미래다"는?
방역 단계 올리면 "경제 무너지고 자영업자 다 죽어", 방역 단계 내리면 "건강이 우려된다" 비난만 하는 언론들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지난해 남과 북은 유엔에 동시 가입한 후 대결과 단절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와 공영의 새 시대를 열기로 합의하였습니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자주적으로 실현하려는 우리의 노력도 북의 호응으로 큰 진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통일은 소망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올해 수능 20번 문제, 노태우 정권에서 노태우씨가 했던 연설 관련 문제인데 다섯개의 보기 중 현대사 관련된 것은 오직 하나 뿐이었다. 그만큼 황당할 정도로 누구나 맞출 수 있는 내용이었다. /ⓒ 연합뉴스
올해 수능 20번 문제, 노태우 정권에서 노태우씨가 했던 연설 관련 문제인데 다섯개의 보기 중 현대사 관련된 것은 오직 하나 뿐이었다. 그만큼 황당할 정도로 누구나 맞출 수 있는 내용이었다. /ⓒ 연합뉴스

해당 연설은 노태우씨가 정권 후기인 92년 1월 기자회견에서 했던 담화문 내용이다. 그 이전에 동서독을 가르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또 소련이 무너지는 등 세계사는 크게 요동쳤다. 노태우 정부는 이에 맞춰 활발하게 소련(러시아)을 비롯해 동구권 국가들과 활발하게 수교를 맺는다. 또 그 무렵 북한과의 관계개선에도 나서며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한다. 해당 문제는 지난 3일 2021학년도 수능 한국사 20번 문제에 등장했다. 그런데 보기가 정말 황당했다. 

① 당백전을 발행하였다 ② 도병마사를 설치하였다 ③ 노비안검법을 시행하였다 ④ 대마도(쓰시마섬)를 정벌하였다 ⑤ 남북 기본 합의서를 채택하였다

1번은 조선 말기 고종 때 흥선대원군이 추진했던 것, 2번은 고려 초기 때 있던 일, 3번도 역시 고려 초기 때 일이며 4번은 조선 세종 때 일이다. 역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5번만 현대사와 관련된 일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누구라도 맞출 수밖에 없는, 그냥 점수 주기용 문제였던 것이다.

91년 12월 남북은 '남북기본합의서'에 서명했다. 노태우 정권 때 만들어진 '남북 기본합의서'는 민주정부에서도 후하게 평가했다. / ⓒ KBS
91년 12월 남북은 '남북기본합의서'에 서명했다. 노태우 정권 때 만들어진 '남북 기본합의서'는 민주정부에서도 후하게 평가했다. / ⓒ KBS

그런데 해당 문제를 두고 <조선일보>와 <한국경제>가 무식한 오보를 날렸다가 네티즌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 <조선일보>는 노태우씨의 연설을 문재인 대통령 연설이라고 보도하는 어이없는 행태를 저질렀다. <조선일보>는 4일 오전 <너무 쉬운 한국사 20번 논란…수능 문제로 정권 홍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 한국사 20번 문제 관련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 문제는 ‘다음 연설이 행해진 정부에서 추진한 정책으로 옳은 것’을 물으며 문재인 대통령 연설의 일부를 소개했다”고 황당한 보도를 했다.

<조선일보>는 이후 <중학생도 안틀릴 한국사 20번 논란…수능 문제인지 통일교육인지>라고 제목을 수정하고 본문의 ‘문재인’도 ‘노태우’로 변경했다. 그럼에도 역시 제목엔 '통일교육'이라고 황당하게 비아냥댔다. '통일'을 외치던 것은 '북진통일'을 외치던 이승만도 그랬고, '유신독재'로 사람들의 입을 틀어막던 박정희도 유신 선포 직전 김일성과 7·4 남북공동성명을 전격 발표하며 '남북통일' 분위기를 띄웠다. 그의 뒤를 이었던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에서도 '민족화합민주통일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군사독재의 연장선상이었던 노태우 정권에선, 의외로 민주정부 이상으로 북방 정책을 추진했고 과거 공산권 국가들과 줄줄이 수교를 맺는 파격적인 성과를 올렸다. 당시의 북방정책에 앞장섰던 인물이 당시 정권 실세이자 '황태자'로까지 불리던 박철언 전 장관(정무장관, 체육청소년부 장관)이다.

군사독재의 연장선상이었던 노태우 정권은 북방정책에 꽤 적극적이었다. 이를 주도했던 인물은 당시 정권 실세이자 '황태자'로까지 불리던 박철언 전 장관이다. 그는 전두환 정권 후기인 1985년부터 노태우 정권 후반기인 1991년까지 40여 차례 북한 측과 비밀회담을 하며 대북정책을 기획, 실행한 바 있다. /ⓒ 연합뉴스
군사독재의 연장선상이었던 노태우 정권은 북방정책에 꽤 적극적이었다. 이를 주도했던 인물은 당시 정권 실세이자 '황태자'로까지 불리던 박철언 전 장관이다. 그는 전두환 정권 후기인 1985년부터 노태우 정권 후반기인 1991년까지 40여 차례 북한 측과 비밀회담을 하며 대북정책을 기획, 실행한 바 있다. /ⓒ 연합뉴스

그는 전두환 정권 후기인 1985년부터 노태우 정권 후반기인 1991년까지 40여 차례 북한 측과 비밀회담을 하며 대북정책을 기획, 실행한 바 있다. 정권의 실세가 앞장섰던 정책인 것을 보면, 해당 정권의 대표적 사업이 대북정책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91년에는 스포츠에서 최초로 '남북 단일팀'이 구성된다. '탁구 단일팀'은 그해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했으며, 그 중 여자 탁구단일팀은 당시 세계최강이었던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축구 단일팀'도 꾸려졌는데, 그해 6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에 참가해 8강까지 올랐다. 당시 한반도기가 등장,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해당 정권 때 만들어진 '남북 기본합의서'는 민주정부에서도 후하게 평가했다.

91년에는 스포츠에서 최초로 '남북 단일팀'이 구성된다. '탁구 단일팀'은 그해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했으며, 그 중 여자 탁구단일팀은 당시 세계최강이었던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에 '한반도기'도 처음 등장했다. / ⓒ SBS비디오머그
91년에는 스포츠에서 최초로 '남북 단일팀'이 구성된다. '탁구 단일팀'은 그해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했으며, 그 중 여자 탁구단일팀은 당시 세계최강이었던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에 '한반도기'도 처음 등장했다. / ⓒ SBS비디오머그

심지어 박근혜도 '통일은 대박'이라고 강조했고, <조선일보>도 이에 맞춰 "통일이 미래다" 시리즈를 비중있게 내지 않았었나? 그런데 왜 그것마저도 부정하려 드는가?

전경련 기관지인 <한국경제>도 한국사 20번 문제 논란에 대해 <수능으로 文정권 홍보?… ‘한국사 20번 문제’ 어떻길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관계에 대한 연설 내용을 보여주며 정부의 추진 정책을 물었다”고 역시 황당한 오보를 날렸다. 해당 보도도 <수능으로 통일 교육?… ‘한국사 20번 문제’ 어떻길래>라는 제목으로 바뀌었고 본문도 “문제는 남북관계에 대한 연설 내용을 보여주며 당시 정부의 추진 정책을 물었다”고 수정됐다. 

약간의 현대사 상식만 있어도 'UN'에 동시 가입한 시기가 언제인지쯤은 알 수 있다. 검색 한 두 번으로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기본적인 팩트체크도 안 하고 이를 쓴 이유가 무엇일까? 정말 <조선일보>와 <한국경제>는 심각할 정도로 '무식해서' 그런 기사를 내보낸 것일까? 아니면 기사 제목만 읽는 사람들을 낚아서 '속여 먹으려고' 그랬던 것일까? 

박근혜가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을 무렵 '조선일보'가 지난 2014년 주기적으로 연재한 '통일이 미래다' 시리즈, 이를 보면 다른 데서 찾아보기 힘든 우수한 자료들이 무수히 담겨있을 정도다. 물론 지금은 180도 다르다./ ⓒ 노컷뉴스
박근혜가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을 무렵 '조선일보'가 지난 2014년 주기적으로 연재한 '통일이 미래다' 시리즈, 이를 보면 다른 데서 찾아보기 힘든 우수한 자료들이 무수히 담겨있을 정도다. 물론 지금은 180도 다르다./ ⓒ 노컷뉴스

대다수 언론들은 문재인 정부 비난을 위해선 무슨 행동인 듯 할 것이다. 그러니 무수한 "조선일보는 조선일보로 반박한다. 조선일보의 적은 조선일보"와 같은 사례가 쏟아진다. 바로 앞서 언급한 "통일이 미래다" 시리즈처럼, 그 쉬운 문제마저도 저렇게까지 허접한 장난을 치는데 다른 일은 어떻겠는가?

정부가 방역 단계를 올리면 "경제가 무너진다. 자영업자 다 죽는다"라고 비난하고, 방역 단계를 내리면 "국민 건강이 우려된다"고 비난하고 어떻게 해도 무조건 비난만 한다. 사회에 어떤 기여 하나 하지도 못하면서 또 아무 대안도 내놓지 못하면서, 불만 그리고 불안만 매일 부추기는 기사만 쏟아내는 언론들이 대다수이지 않던가.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후원회원이 되어주세요.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정기후원은 모든 기자들에게 전달됩니다.

정기후원 하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하단영역

해당 언어로 번역 중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