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는 부처 공직자인데, 검찰 조직 전체가 마치 정치세력처럼 인식되게 만들었다"
대검 94억, 법무부 6억 특활비 공방에 "추미애 장관 때리는 기사가 95%"
대검은 '특활비' 내역 공개 거부, 언론사와의 '유착' 위해 쓰일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미담'인 소년원 햄버거 대금까지 秋 공격으로 쓰면서, 왜 尹 특활비는 문제 안 삼음?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그런데 또 하나의 기여자들이 있어요. 여야 얘기만 계속하는데 각각 3분의 1을 했다면, 나머지는 기자들이 만든 겁니다. 지금 상황은 기자들이 일종의 '검찰당'을 만들어준 셈이에요. 실제로는 부처 공직자인데 그 전체가 마치 하나의 정치세력처럼 인식되게 만드는 역할을 졸지에 기자들이 했다. (윤석열 총장이)총장으로서의 지휘를 가지면서 졸지에 정치인으로서의 위상을 갖도록 만든 결정적인 역할을 기자들이 일방적 지지를 해주면서 해준 셈이다. 여야는 정치공방으로 그럴 수 있는데, 기자들은 제가 뭐하고 있는지 스스로 알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이건 기자들이 만들어준 것이기도 합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12일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중)
지난 11일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했다는 소식이 한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발표되자, 거의 모든 언론들이 지면을 도배했다. 문재인 정부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공격하는 대부분 언론의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하겠다. 윤 총장의 이름이 뜨게 만든 것은 여야 공방 때문이라고 언론은 얘기하지만, 실은 자신들이 '띄워준' 거라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는 모양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12일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윤 총장을 띄워주는데 언론에선) 여야 얘기만 계속하는데, (여야가) 각각 3분의 1씩을 했다면 나머지는 기자들이 만든 것"이라며 "지금 상황은 기자들이 일종의 '검찰당'을 만들어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는 (윤석열 총장이) 부처 공직자인데, 그 (검찰 조직) 전체가 하나의 정치세력처럼 인식되게 만드는 역할을 졸지에 기자들이 했다"며 "총장으로서의 지휘를 가지면서 정치인으로서의 위상을 갖도록 만든 결정적인 역할을 기자들이 (윤석열 총장에 대한)일방적 지지를 해주면서 해준 셈"이라고 분석했다.
김 총수는 "여야는 정치공방으로 그럴 수 있지만, 기자들은 (자신들이)뭐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언론이 윤 총장을 일방적으로 편들어주는 사례야 수도 없이 찾아볼 수 있지만, 최근만 해도 '특활비' 관련 문제가 있겠다.
김 총수는 "특활비 공방은 기자들이 굉장히 좋아할만한 소재다. 찾아내기도 좋은 점들이 있고, 찾다보면 뭔가 나오는 경우도 많으니 그러면 추미애 장관 특활비뿐만이 아니라 윤석열 총장 특활비도 좋은 소재다. 그런데 특활비 관련해서 쏟아진 기사들을 봤더니 95%는 추 장관을 때리는 기사들"이라며 일방적으로 윤 총장 편을 언론이 들어주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은 현직 검찰총장이 이렇게 정치인으로 위상을 가지는 게 너무 옳다고 생각해서 여기까지 밀어주는지는 모르겠는데,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거듭 질타했다.
추미애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총장이 대검찰청 특수활동비를 총장 주머닛돈처럼 사용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올해 대검 특활비는 무려 94억원에 달하며 내년은 그보다 줄어 84억이다. 실제로 여당 의원들은 이같은 94억원을 윤 총장이 어떻게 집행할지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윤 총장이 최근 들어 검찰의 옷을 입고 정치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김종민 의원은 "윤석열 총장이 대선에 나가느니 마느니 하고 있는데, 대선을 1년 앞두고 현금(특활비) 94억원을 영수증 없이 집행하는 데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제도에 큰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소병철 의원도 "검찰 안팎에서 '특활비 배정을 검찰총장이 마음대로 한다. 측근이 있는 청에는 많이 주고 마음에 들지 않는 청에는 적게 준다'는 말이 나온다"며 불투명한 사용 방식을 문제삼았다.
김용민 의원도 "정치를 하겠다는 의사를 사실상 표명한 윤 총장이 언론사(조선일보, 중앙일보) 사주를 만나 밥과 술을 사주며 '대선에 도전할 테니 기사 잘 써달라'고 해도 모르는 게 아니냐"며 언론사와의 '유착'을 위해 특활비를 쓸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비밀 정치자금으로도 쓰일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렇게 94억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아보기 위해, 국회 법사위는 지난 9일 대검찰청을 찾아 법무부와 검찰 특활비 지급·집행서류 내역을 조사했다. 이날 검찰에선 조남관 대검 차장이 연도별 특활비 집행 현황 등을 보고했는데, 대검에선 법사위가 요구한 2018년 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모두 30개월치 중 고작 4개월치만 공개했다. 그 많은 돈이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자신들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태도로 나온 것이다. 그럼에도 문제삼는 언론은 찾아보기 힘들다.
여기에 국민의힘에선 추미애 장관을 공격하면서 프레임을 뒤집기 위해 '법무부 특활비'를 문제삼고 나섰다. 그런데 법무부 특활비는 대검 특활비의 15분의 1가량인 6억원 가량이다. 여기에 언론도 적극 호응하면서 상대적으로 훨씬 규모가 큰 대검 특활비보다 법무부 특활비를 문제삼고 나섰다. 그러면서 추미애 장관이 '부메랑'을 맞았다고 일제히 보도하는 등, 윤석열 총장에 대놓고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오죽하면 추 장관이 올초 소년원을 방문, 햄버거를 돌린 것을 갖고 특활비'를 썼느니 안 썼느니 공방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햄버거 구입 비용에 특활비를 지출한 것이라 주장했고, 이걸 <중앙일보>가 대서특필하다시피 했으며 여기에 같은 당 배준영 의원은 추 장관에게 질문하기도 했다. 이런 언론보도와 황당한 공방이 잇달아 보도되기까지 했다.
법무부는 조 의원이 언급한 약 291만원에 대해 "서울소년원 사회복무요원 인건비다. 햄버거 대금이나 특활비와는 무관하다"라고 반박했다. 추 장관은 지난 11일 배준영 의원의 질의에 "기관 운영 경비와 직원들이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모은 돈을 취지에 맞게 사용한 것"이라며 "(배준영 의원) 질의의 근거가 중앙일보 기사 갖고 그러는 것인가. 요즘은 신문과 지라시가 구분이 안 되는 세상 같다. 팩트체크를 전혀 하지 않는다. 물어보지조차 않는다."라고 질타했다.
이같은 상황을 김어준 총수는 언급하며 "(햄버거 구입 비용이) 특활비에서 나왔다 한들, 소년원 가서 햄버거 사줬다는 거 아닌가. 어처구니없는 공방인데 이걸 대서특필해서 마치 제목만 보면 무슨 큰일이 있는 것처럼 보도한다"며 "설사 특활비를 썼다고 하더라도 햄버거 사준 건데, 그걸 기사로 만들고 있다"고 언론보도 행태를 꾸짖었다. 충분히 미담이라고 불릴만한 일임에도, 마치 추 장관이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처럼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총수는 이렇게 불균형하게 추 장관을 향해서만 쏠리는 기사들을 지적한 뒤, "(기자들은)윤석열 총장의 특활비는 왜 묻지 않는가? 이상한 상황이고 종합적으로 (윤석열 총장)지지율 그렇게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검 특활비 94억은 별 문제삼지 않으면서, 추 장관 측이 소년원에 햄버거 돌린 걸 가지고 트집잡는 것이 현 언론의 현실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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