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바람대로 '황나땡(황교안 나오면 땡큐)' 이어 '윤나땡(윤석열 나오면 땡큐)' 이어지나?
김진애 "尹, 만약 야권후보로 나와서 윽박지르고 탁자 치고 주먹 쥐고 이러면, 어림도 없다"
수사권·기소권 쥐고 있는 '살아있는 권력' 벗고, 정당인 되는 순간 뻔하게 벌어질 일들은?
尹 정계로 뛰어들었을 경우, 결국 그를 잡는 건 더불어민주당 아닌 국민의힘이 될 것!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윤석열 총장이)이미 정치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다만 실제로 나와서 이 양반이 정치권에서 수용될 수 있는 것이냐. 저는 의문표 99개를(갖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거 아셔야 해요. 워낙 야권이 지리멸렬해서 (후보 개인 지지율이)도토리들이 많잖아요? 저는 (윤석열 총장 지지율이)25%까지 갈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언론에)노출이 많이 되니까, 솔직히 보수언론에서 추미애 장관을 씹어대고 윤석열은 띄워대고"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11일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 인터뷰 중)
11일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했다는 소식으로 많은 언론들이 지면을 도배했다. 윤 총장을 띄우는 일에는 거의 모든 언론이 동조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천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총장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24.7%로 나왔다고 알렸다. 이어 이낙연 대표는 22.2%, 이재명 경기지사는 18.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홍준표 무소속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이 4~5% 가량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런데 정작 제1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후보는 찾아볼 수 없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11일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 과의 인터뷰에서 윤 총장에 대해 "이미 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며 "다만 실제로 나와서 정치권에서 수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표(물음표) 99개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권이 워낙 지리멸렬한데다, (윤 총장이 언론에) 노출이 많이 되지 않나. 솔직히 보수언론에서 추미애 장관은 공격하고 윤석열 총장은 띄워주지 않나"라고 이유를 분석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언론이 참 문제다. 이런 것(윤 총장을 띄우는 것)을 중계하듯이 하면 안 된다. 그 다음에 현직 검찰총장 지지율이 그렇게 나오는 법이 어딨느냐. 지난번에 국정감사에서 그렇게 무도한 태도로 나오면, 그건 공직자로서는 그래선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 총장이)정치인으로 나와서 그런다는 것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국감장에 앉아있는 것은 공직자로서 나와있는 건데 그런 태도를 취하면 안 되는 거다. 공직기강을 완전히 흐트러뜨리는 것"이라고 윤 총장의 태도를 질타했다.
그럼에도 언론이 윤 총장의 답변 내용이 어떻게 문제가 되는지에 대해선 전혀 지적하지 않고 '야성이 돌아왔다' '거침없었다'는 등의 표현을 쓰며 띄우고만 있음을 질타했다. 김 의원은 이를 언급하며 "그것이 보수언론들의 한계다. 그것이 잠깐 좋아보일지 모르지만, 금방 지나갈 것이다. 만약 (윤 총장이) 야권후보로 나와서 국민 앞에서 그렇게 윽박지르듯이 얘기하면, 탁자 치고 주먹 쥐고 이러면 어림도 없다. 그것은 (지지율이)두두두두 떨어질 뿐"이라고 전망했다. 결국엔 언론이 만들어낸 '거품'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김진애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이 윤 총장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머리 좋은 사람' '머리 나쁜 사람'을 구분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가 분류한 '아주 머리 좋은 사람'의 경우엔 "정치권으로 나와서 같이 뛰자"고 하며 윤 총장을 이용하는 사람이다. '웬만큼 머리 좋은 사람'의 경우 "우리 지지율 다 빨아들일 거다. 과거 고건 총리나 반기문 총장과 다를 바 없고, 나중에 확 미끄러질 거다"라고 하며 윤 총장을 경계하는 사람이다. 반대로 '아주 머리 나쁜 사람'의 경우엔 "나와서 우리의 호프가 되어달라"고 하는 윤 총장에게 전적으로 매달리는 사람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이렇게 윤 총장이 전면에 부각되는 것이 유쾌한 일이라고 볼 수 없다. 정작 의원수가 100명 이상 되는 정당에서 이렇다할 대선후보 하나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치욕적인 일이나 다름없어서다. 대선주자가 없다면 그 당은 집권이 불가능한, 계속 야권으로 머물 수밖에 없는 '불임정당'이 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윤 총장이 부각되서 국민의힘의 존재감을 지워버리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에선 환영할 일일지도 모른다. 특히 그가 정치권으로 직접 들어갈 경우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전 총리)의 '시즌2' 그 이상 되지 않을 거라고 전망하곤 한다. '황나땡(황교안 나오면 땡큐)'에 이어 '윤나땡(윤석열 나오면 땡큐)'라고 한다. 황교안 전 총리는 정계입문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당 대표로 선출됐고, 이낙연 대표에 이어 대권주자 지지율 2위를 달리기도 했지만 지난 총선 참패 이후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한때 ‘황나땡’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황교안 나오면 땡큐’라는 뜻입니다. 보수 세력 내에서 박근혜 정부 당시 마지막 국무총리와 대통령권한대행을 역임했던 황교안 전 대표의 대망론이 일어났습니다. 인지도가 높은데다 꼿꼿하고 말쑥한 이미지가 어필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책임자라는 낙인이 황교안이라는 인물의 모든 장점을 덮고도 남았습니다. 게다가 정치의 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정치신인이기 때문에 불안과 회의의 시선을 거두기 어려웠습니다. 지난 총선결과로 ‘황나땡’은 틀리지 않았음이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보수 세력에서 이번에는 황교안 대망론의 새로운 버전으로 윤석열 대망론이 일고 있나 봅니다. 대망이든 소망이든 그거야 생각하는 이들의 자유입니다. 윤석열 총장이 임기를 마친 후 사회봉사를 하든 정치를 하든 윤 총장의 자유입니다. 계획의 반대편에 서서 막고자했던 사람은 과거를 상징하지 미래를 상징하지 못합니다. 상명하복의 문화에 익숙한 이들이 군사정권 하가 아닌 이상 정치의 공간에 잘 적응하고 리더십을 세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감히 말합니다.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지만 만일 그런 상황이 온다면 ‘윤나땡’이라 말하겠습니다." (10월 26일 신동근 최고위원회의 발언)
윤 총장은 지난 국정감사 이후 전국 순회를 하는 등 검찰의 옷을 입고 본격적으로 정치행보를 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정말 사표를 내고 정계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되지는 않는다. 검찰조직의 수장이라는 즉 진짜 '살아있는 권력'이라는 두터운 옷을 벗고 정당인이 되는 순간, 바로 검증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수사권-기소권을 두 손에 쥐고 있는데다, 문재인 정부에 부정적인 언론들이 뭉쳐서 죄다 띄워주고 있으니 대단해 보일지 모르지만, 내려와서 정치권 안에 뛰어드는 순간 자신과 자신의 처가 등이 바로 검증대상이 될텐데 과연 견뎌낼 수 있을까?
만약 그가 국민의힘에 들어가서 대선경선에 참여한다고 가정할 경우(제 3당을 창당할 가능성은 극히 없어보인다.), 당연히 경선주자들간에 대규모 '폭로전'이 쏟아질 것이 분명하다. 대표적으로 과거 이명박-박근혜 간의 난타전(BBK 주가조작 vs 최태민 일가)처럼 윤 총장 관련한 사실을 폭로할 게 뻔해 보인다. 특히 경선상대가 분명할 홍준표 의원 같은 경우는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정치인이지 않은가? 윤석열 총장이 정계로 뛰어들었을 경우, 그를 무너뜨릴 대상은 여당이 아닌 국민의힘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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