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7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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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76회
  • 한애자
  • 승인 2017.12.0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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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은 처음 만났을 때의 혜란을 생각하며 사랑스러웠다. 그녀가 떠나면 자신은 어떻게 되나! 그러나 아내를 버리고 혜란과 함께 하는 동안에도 진정한 쉼은 없었다. 이제는 제자리에 돌아가고 싶었다.

“다음 달에 아주 미국으로 돌아가려고요. 그곳에서 휴가도 보내고 좀 더 공부하면서 새로운 사업도 구상해 보려고요.”

“좋은 생각이야. 그런데 왜 갑자기?”

“〈모델하우스〉를 운영하는 송 박사님 아세요?”

“응, 나의 대학 동기야, 나에게 한 번〈모델하우스〉에 참석하기를 권한 적이 있었지!”

“어머, 동창이세요? 저, 그분을 존경합니다. 그분의 말을 들으면 명품 모델하우스 디자인보다 우선 제 자신의 마음의 집을 연구해 보고 싶어져요. 송 박사님이 제가 창안하지 못한 모델하우스를 일으켰죠. 사람들의 마음의 모델하우스 말이에요!”

혜란은 사뭇 진지해 보였다.

“최고의 모델하우스 속에 최고의 마음의 부자가 된 모델하우스!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제가 고안해 낸 모델하우스의 상품가치도 높아지니까요!”

“제대로 보았어. 현대인들은 최고급의 저택과 궁궐 같은 집을 구하려고 눈을 번뜩이며 그것에 투자하는데 혈안이 되고 있으나 진정한 행복의 원인인 내부의 집, 그것에는 관심조차 없어 보여. 눈에 보이지 않는 집이라서 그런가, 실은 그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원인인데 말이야.”

“엊그제도 대궐 같은 저택에서 동맥을 끊고 자살한 부부가 신문에 보도 되었잖아요!”

“제가 고안한 최고급의 모델하우스에서 인간들이 서로 미워하고 싸우고 별거하고 이혼하고 자살하고…, 그야말로 텅 비어진 어둡고 암울하게 살아가기를 원치 않잖아요.”

“바로 나처럼 현대인들은 대궐 같은 집에 살면서도 삶의 무료와 방탕 속에서 밖으로만 겉돌며 행복을 잃고 있지… 바로 나처럼 말이야!”

“사장님께서 새로운 마인드의 모델하우스를 건설해 보세요. 사장님은 충분히 사모님의 그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럴까? 난 아내를 몹시 부끄러워하고 미워해 왔어. 그것은 결국 나 자신을 향한 자해였어! 이런 나에게…, 오늘 갑자기 힘이 솟고 살맛이 나는구먼. 이거 유명 카운슬러와 상담하고 있는 분위기야.”

“제가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은 송문학 박사님의 영향 때문이지요. 그의 모델하우스을 생각하다 보니 나 역시 속물이더군요. 어머니의 부정으로 비극적인 삶의 스토리에 얽힌 장본인이 또 다른 불륜으로 어느 한 여인을 불행하게 하고 있다는 죄책감 같은…. 사장님의 가정을 지켜드리는 것이 바로 송문학 박사님 앞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겠지요!”

혜란은 생각에 잠긴 듯 초연하게 말했다. 채성은 사뭇 감탄한 듯이 혜란을 바라보았다.

“혜란은 사랑스러운 여자야. 철학적이고 멋있는 여자야!”

“그 말이 저를 행복하게 해줘요! 그러나 이제… 그 말은 사모님께 하세요!”

혜란은 약간 눈물을 글썽였다. 아빠와 같은 남자! 포근하며 자신을 키워준 은인이자 선생님과 같은 남자. 이제는 여기서 연인사이를 종지부 찍어야 하리라. 그것은 한 점의 살점을 도려낸 듯 몹시도 가슴이 아파왔다. 진정 그와 같이 살고 싶었다. 그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행복을 보상 받고 싶었다. 그러나 그 욕구는 남의 집의 사랑과 행복을 파괴하면서 차지하는 이기적인 욕구였다. 훔치는 도적과 같은 삶은 결코 떳떳한 삶이 아니다. 혜란은 송문학이 말하는 인생, 떳떳하고 주위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며 그렇게 살고 싶었다. 자신의 꿈도 반드시 이룰 것을 다짐했다. 그러나 꿈을 이루고 난 뒤 그 자리에서 무슨 일을 하며 살 것인가! 혜란은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 영향력을 미치며 사는 그러한 CEO가 되고 싶었다. 오직 악바리처럼 정상에 올라서 부정과 비리로 사회악의 대리인으로 사는 그런 수준 낮은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았다.

어느 덧 비는 그치고 산뜻해졌다. 그들은 호텔 쪽으로 서서히 차를 몰기 시작했다. 벌써 8시가 가까웠다.

“저녁식사 하셔야죠, 배가 고파요!”

“응, 그러지. 오늘은 내가 대접하고 싶군!”

그들이 호텔로 진입하기 시작할 무렵 주차장에는 벌써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어 서로 빈자리를 찾느라 붐비고 있었다. 그들은 우선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내부에는 청춘 남녀 몇몇이 앉아 있었고 간혹 중년이 넘은 남녀도 앉아 있었다. 저편의 왼쪽 구석에는 오십대 남자와 이십대로 보이는 두 남녀가 차를 마시고 있었다. 채성은 불륜의 남녀로 짐작되어 이마를 찌푸렸다. 바로 자신과 혜란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채성이 자리를 잡고 앉자 그들은 출입구로 향해 나가고 있었다. 남자가 계산대에서 계산하는 동안 여자는 백에서 거울을 들고 얼굴을 다듬고 있었다.

“무엇으로 하시겠어요?”

“스테이크. 미디엄으로….”

“저도요. 그리고 와인 두 병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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