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향한 이언주의 맹공격 "박근혜-최태민 연루설 최초로 유포하고, 자신 주군 이명박도 배신하고"

"박근혜 탄핵 반대하면 이완용"이라던 이언주 "내가 탄핵 찬성했다고 뭐라는데, 박형준은 탄핵 기획한 원조"
박근혜에게 공개질의서 보냈던 박형준 "정수장학회·육영재단·새마음병원·논현동팀 등에 최태민 친인척 빠짐없이 등장"
'BBK 주가조작' vs '최태민 일가' 서로 정확한 급소 찔렀던 '이명박근혜', "박형준은 두 정권 탓하면서 유체이탈"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박후보는 민주당 시절 제가 박근혜 탄핵에 찬성했다고 뭐라 하는데 적어도 그가 할 말은 아닌 거 같습니다. 먼저 자기 성찰부터 하셔야죠. 박후보는 찬성 정도가 아니라 박근혜 탄핵을 기획한 주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나라당 경선에서 박근혜-최태민 연루설을 최초로 유포한 사람 가운데 한 사람 아닙니까" (이언주 전 의원, 16일 페이스북)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전 의원, 이언주 전 의원간의 신경전이 매우 치열하다. 박형준 전 의원이 여야 후보를 통틀어 선두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언주 전 의원이 그를 매섭게 물어뜯고 있는 형국이다. 이 전 의원은 지난 15일 열린 TV토론회에서 박 전 의원을 향해 의원 시절 사행성 게임인 '바다이야기' 허용에 일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고, 또 뇌물을 수수해 실형을 살았던 전직 보좌관이 선거캠프에 도움 주고 있다는 내용도 꺼내들었다. 

이언주 전 의원은 TV토론회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박형준 전 의원에 대한 장외공세까지 이어갔다. 그는 <박형준은 박근혜 탄핵 기획의 원조, 총선 패배의 책임자>라는 제목의 글에서 “부산시민 민심 배신하고 촛불 들고 탄핵 앞장선 정의화가 박형준의 멘토”라고 강하게 공격하고 나섰다. 

그는 우선 박형준 전 의원을 향해 "TV토론에서 '우리는 한 팀'이라며 웃는 얼굴로 저를 칭찬하는 듯했지만, 저에 대한 할 수 있는 모든 네거티브를 다 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우선 박근혜 탄핵건을 꺼내들며, 박 전 의원을 맹비난했다.

그는 "박형준 후보는 민주당 시절 제가 박근혜 탄핵에 찬성했다고 뭐라 하는데, 적어도 그가 할 말은 아닌 거 같다. 먼저 자기 성찰부터 해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그러면서 박형준 전 의원을 '박근혜 탄핵을 기획한 주역'이라고 몰아붙였다. 지난 2007년 이명박-박근혜가 맞붙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최태민(최순실의 부친) 연루설을 최초로 유포한 인사가 이명박의 최측근이자 당시 캠프 대변인이었던 박 전 의원이라는 것이다. 

당시 경선은 굉장히 치열하게 진행됐는데, 이명박과 박근혜 측 모두 서로의 비위행위들을 거론하며 난타전이 이어졌다. 박근혜 측은 이명박을 향해 BBK 주가조작사건을 집중적으로 꺼내들었다. 이런 치명적인 공격에 이명박 측도 물러서지 않고 '최태민'을 집중적으로 들고 나왔다. 박근혜와 70년대부터 깊은 관계를 맺고 있던 최태민과 그 일가의 온갖 비리행위를 거론하며, "이런 식이면 청와대도 행정부도 최태민 일족이 장악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공격했다.

여기서 이명박 측 캠프 대변인이었던 박형준 전 의원은 경선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2007년 7월25일 <천벌을 받을 각오로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공개질의서를 통해 "박근혜 후보가 책임자로 있는 선거캠프와 의원실 등의 정치 조직, 정수장학회, 육영재단, 기념사업회, 한국문화재단, 명지원, 새마음병원 등의 공조직, 논현동팀, 마포팀 등 사조직에 최태민 씨의 친인척이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다"며 박근혜를 향해 최태민과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캐물은 바 있다.

실제 이명박, 박근혜는 이같이 치명적인 공격을 서로 받자 "새빨간 거짓말이다. 누가 나에게 감히 돌을 던질 수 있겠냐" "의혹은 있지만, 실체 있는 건 없다"고 잡아떼기 급급했다. 이후 이명박이 경선에서 승리하자, 박근혜-최태민 건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당시 했던 공격들은 약 10년의 세월이 흐른 뒤, 서로의 정확한 급소를 찌른 것임이 확인됐다.

박근혜는 최태민의 딸인 최순실(최서원)과 함께 벌인 국정농단 사건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뒤 구속됐다. 그로부터 일년 뒤 이명박도 다스와 BBK 건으로 꼼짝없이 구속됐고, 이후 '다스 진짜 주인, BBK 주가조작 사건의 진범'임이 인정되며 중형이 확정됐다. 이처럼 차례대로 전직 대통령 예우마저 박탈당했으며 사이좋게(?) 장기간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언주 전 의원은 박형준 전 의원이 박근혜-최태민 간 연루설을 유포한 점을 꺼내들며 "그게 나중에 탄핵민심의 저변이 되고 가짜뉴스 근원이 된 것 아니냐"라고 강변한 뒤, "부산시민 민심을 배반하고 탄핵찬성 촛불시위에 적극 나섰던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과 함께 탄핵의 중심이었다"라고 목소릴 높였다. 그러면서 현재 정의화 전 의장이 박형준 전 의원 캠프의 명예선대위원장이자 '멘토'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 탈당 후 박근혜 석방요구와 대여투쟁에 적극 나섰으나, 박형준 후보는 박근혜 사면요청에도 소극적인 것은 물론 자신의 주군 MB마저 배신했다"며 "자신의 정권의 실세였음에도 두 정권을 탓하며 유체이탈마저 한다"고 맹비난했다. 

물론 그렇게 외치는 이언주 전 의원 자신도 박근혜 탄핵에 적극 가담한 전력이 있다. 그는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이 터진 지난 2016년 11월 22일, 김관영·하태경 의원 등과 함께 개최한 긴급토론회에서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박근혜 탄핵에 반대의견을 쓸 경우 현 시대의 '이완용'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하여튼 이런 역사적 의미를 가진 이 사안에 대해서 아마도 과연 헌재 재판관들이 (박근혜 탄핵 건을)기각하는 판결문, 혹은 기각의견을 소수의견이라도 쓸 수 있을까. 그러면 그 내용은 과연 어떤 내용으로 과연 쓸 수 있을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소수의견을 쓰기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것은 어떻게 보면 역사의 반역자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시대의 이완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분들은 아마 스스로 생각하시지 않겠나라고 기대하고요."

이언주 전 의원은 박형준 전 의원을 '총선 패배의 책임자'로 몰아붙였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전진당(미래를 향한 전진4.0) 등이 합당, 미래통합당을 구성한 바 있는데 박 전 의원은 당시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합당을 주도한 바 있다, 이후엔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도 맡았다. 이 전 의원의 경우엔 더불어민주당 탈당 이후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을 거쳐 전진당 소속이었다가 미래통합당에 합류하는 놀라운 철새행보를 보인 바 있다. 

그는 “박형준 후보는 지난 총선 당시 앞으로 정치에 욕심이 없다고 해 우파활동가들이 아무런 대여투쟁도 않던 박 후보가 통합추진위원장 맡는다는 걸 반대하다가 마지못해 동의해 주었다. 게다가 비례대표명단에 슬쩍 자기 이름을 넣었다가 뺐고 이젠 총선참패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부산시장에 출마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지난 총선 미래통합당이 참패한 데 대해 "얼마나 쓰라린 결과냐"라며 "그 결과 우리는 입법독재를 지금 겪고 있고, 개헌저지선이 사실상 뚫렸다. 국민의힘이 문제가 아니라 나라가 망해가는 것이다. 이 책임을 누가 져야하겠나?”라고 박형준 전 의원에 정면으로 따졌다.

한편, 이언주 전 의원은 17일 같은 부산시장 재보궐선거 예비후보인 박민식 전 의원과 양자단일화에 사실상 합의한 상태다. 박민식 전 의원이 박성훈 예비후보와도 단일화하자고 제안했으나 아직 확답을 받지 못한 상태다.

그래서 이번주 안으로 양자단일화 작업부터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인데, 이 과정에 박성훈 예비후보가 참여의사를 보이면 바로 3자 단일화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양자단일화 이후 2차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박형준 vs 이언주·박민식·박성훈 구도가 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