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검찰당 대표'가 앞으로 마주하게 될, 진짜 '검증 거쳐야' 하는 정치권 현실은 어떠할까?
김성회 대변인 "尹, 유도 무대 위에서 한 판 업어치기로 승승장구해온 만큼 여의도에서도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김어준 총수 "실제 여의도에 입사(국회의원)하셨거나 여의도를 근무처로 하시는 분(당직자·보좌관·비서진 등)들이 다들 하는 얘기가…"
김한규 법률대변인 "저도 단일종목에서는 검은띠는 달았다고 생각하는데, 여의도 오니까 정말 종합예술이더라. 사람 마음 얻어야 하니"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 : 윤석열 총장님께 제가 하나 건의를 드리고 싶습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 총장님 아니에요. 이제.
김성회 대변인 : 아니구나, 이제. 윤석열 씨한테 건의를 드리고 싶은데 이분이 이제 유도복을 입고 유도 무대 위에서 부패한 온갖 냄새 나는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의 목을 조르고 한 판 업어치기를 하면서 승승장구해 와서 내가 이거 여의도 가서 잘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지금 들어서 아마 내려오신 것 같은데 여의도는 UFC 무대입니다. 올라가 봐야 이 도복에 잡을 깃도 없고요.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그분이 지금까지 만나왔던 부패한 정치인들과 부패한 기업인들과 달리 여의도엔 훨씬 정신 건강하고 똑바로 박힌 정치인들이 훨씬 많다는 걸 본인이 모르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유도하던 실력으로 가서 붙어보면 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그 실력으로 여기 와서 되지 않습니다. (5일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중)
윤석열 검찰총장은 <조선일보> <중앙일보>가 전해준 삼일절의 '조언' 때문이었는지, 검찰의 수사권을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으로 옮기는 법안에 강한 반대 의사를 드러내며 4일 오후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의 사의 표명을 한 시간만에 수용했다.
윤 전 총장이 내놓은 짧은 입장문에서 "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얘기는 없었지만, 이미 '검찰당 대표'로 불리웠던 그가 수사권·기소권 독점이라는 '요술방망이'를 내려놓고 진짜 자연인 신분으로서 정치에 뛰어들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윤석열 전 총장이 쥐고 있던 '요술방망이'는 분명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두터운 갑옷이자 누구든 공격할 수 있는 만능 무기나 다름없었으나, 정작 이것이 없어진 현 상황에서 진짜 정치무대에 뛰어든 셈이다.
국회에서 보좌관 생활을 오랫동안 해온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정치연구소싱크와이 소장)은 윤석열 전 총장을 향해 "건의를 하나 드리고 싶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성회 대변인은 신계륜 전 의원, 정청래 의원, 손혜원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 활동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이분이 이제 유도복을 입고 유도 무대 위에서 부패한 온갖 냄새나는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의 목을 조르고 한 판 업어치기를 하면서 승승장구한 만큼, '내가 이거 여의도 가서 잘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지금 들어서 아마 (총장직에서)내려오신 것 같다"며 "여의도는 UFC(종합격투기) 무대"라고 짚었다.
그는 "(유도복을 입고 UFC 무대에)올라가 봐야 이 도복에 잡을 깃도 없고, 더 중요하게는 (윤석열 전 총장이) 지금까지 만나왔던 부패한 정치인들과 부패한 기업인들과 달리 여의도엔 훨씬 정신 건강하고 똑바로 박힌 정치인들이 훨씬 많다는 걸 본인이 모르고 있다"며 "(윤 전 총장은)내가 유도하던 실력으로 가서 붙어보면 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그 실력으로 여기 와서 되지 않는다"라고 일침했다. 그는 자신이 겪었던 예시를 하나 들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안철수 후보가 옛날에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어 함께 활동할 때, 당시 제가 어떤 지역구에서 보좌관을 하고 있었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해당 지역구)구의원을 안철수 몫으로 뽑았다"며 "그 때 무슨 포럼 활동을 하면서 이 사람을 꼭 공천을 줘야 된다고 해서 그 분에게 공천권을 드렸다"라고 소개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당시 구의원 공천을 받았던 이의 직업은 펀드매니져였다고 한다. 당시 그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니는 회사에다 2주간 휴가를 내고 선거운동을 했으며, 결국 구의원에 당선됐다고 한다. 그러나 펀드매니저와 구의원을 겸직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구의원을 그냥 그만둬 버렸다는 것이다.
김성회 대변인은 "지금 이 얘기를 드리는 건 제3지대에서 뭘 해보려고 해서 국민의힘도 싫고 민주당도 싫고 나는 제3지대에서 뭔가 우아하게 해보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그 제3지대로 시작하면 그 지역에서 그 제3지대로 모이는 사람들 수준이 딱 그런 수준이라는 것을 알고 시작하셨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정치권에서 표현하는 '제3지대'에서 모이는 사람들은 "정치를 어떻게 하겠다"라는 사명감 같은 것이 부재돼 있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실제 윤석열 전 총장이 만약 직접 정치권에 들어설 경우, 국민의힘이 아닌 소위 '제3지대'에서 할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예상된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김 대변인의 설명에 "'여의도가 UFC 무대'라고 한 것은 기록에 남겨야 될 것 같다"며 인상적인 발언이라고 했다. 김어준 총수는 "실제 여의도에 입사(국회의원)하셨거나 여의도를 근무처로 하시는 분(당직자, 보좌관, 비서진 등)들이 다들 하는 얘기가 그거다. 단일종목(특정 분야) 유단자가 여기 가 가지고 어렵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법률대변인도 공감의 표시를 냈다.
"저도 법조계에서 한 20년 있어왔고 단일종목에서는 검은띠는 달았다고 생각하는데, 여의도 오니까 정말 종합예술이더라고요. 사실 이제 쉽지 않은 거고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되는 직업이기 때문에 참 어려운데 윤 총장이 지금 나와서 하실 수 있는 게 사실 별 게 없어요. 나와서 할 수 일이라는 게 본인이 무슨 정치를 하겠다. 결국은 검찰의 수사권 유지를 위해서 정치를 하겠다는 얘기밖에 안 되는 거거든요"
한창민 전 정의당 부대표도 "그냥 반짝 스타처럼 정치인으로 들어왔다가 그 사람의 속살이 다 보이면 얼마나 우리가 정치인에 대한 이상적인 모습이 허울이었나 느끼게 될 수 있다"며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시로 들었다. 그러면서 "이번에 또 한 번 다시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검증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히려 피해자 코스프레의 말로가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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