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양력설' 지내니 인사 안하는 것이 당연, 김어준 "멍청과 악의를 드물게 동시에 갖춘 역작의 등장"
文대통령 '새해 인사'는 중국어·베트남어·영어, 여기에 '일본어' 넣지 않았다고 정말 속상한(?) 조선일보!
"영국에서 석가탄신일 인사를 하나? 기념하지 않는 날은 어떻게 축하하냐? 일본어로 음력설 인사했다면 사고난 것"
'음력설'은 이승만-박정희 정권 때 상당한 탄압 받아, 그 땐 '공휴일'도 '연휴'도 아니었다. 89년부터 '3일 연휴'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문 대통령 일본어 빼고 4개 국어로 새해 인사’ 연휴 기간 나온 조선일보 기사 제목입니다.
문 대통령 페이스북에 음력설을 쇠는 이웃 국가들 언어로 새해 인사를 했는데 일본어는 뺐다는 겁니다. 일본은 150년 전 메이지유신 때 음력설을 이미 없앴습니다. 음력설을 새해로 안치는 나라에 어떻게 음력 설 새해 인사를 합니까? 영국에서 석가탄신일 인사를 합니까? 아일랜드 세인트 패트릭을 우리가 기리나요? 기념하지 않는 날을 어떻게 축하해요? 그러니까 일본어가 빠진 게 아니라 일본어는 아예 넣으면 안 되는 겁니다. 일본어로 음력 설 인사를 했다면 그게 오히려 사고인 거죠."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15일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중)
대표적 수구매체인 <조선일보>가 지난 12일 설날 연휴 또다시 '친일' 냄새가 짙은 기사를 내며 빈축을 사고 있다. <조선일보>는 <文대통령, 일본어 빼고 4개 국어로 새해 인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설날을 맞아 SNS에 각국 언어로 새해 인사를 남기자 일본어 인사가 빠졌다며 시비를 걸고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설날을 맞아 페이스북에 “설날을 맞이한 이웃나라 국민들께도 새해 인사를 전한다”며 “2021년 새해, 건강과 평안이 가득하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 마스크를 벗고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중국어, 베트남어, 영어로 남겼다.
중국과 대만, 베트남 등은 음력설을 연휴로 보낸다. 그래서 중국어나 베트남어로 인사한 것이다. 또한 화교가 많은 싱가포르도 음력설을 지내며, 영어를 공용어로 쓰기에 역시 영어로 인사한 것이다. 또한 다양한 민족이 모여 사는 말레이시아는 양력설, 음력설, 인도설, 이슬람설을 모두 공휴일로 지정해 역시 음력설을 지낸다. 말레이시아도 역시 영어를 공용어로 쓴다.
그러나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 음력설을 완전히 폐지하고 양력설을 기념하고 있다. 그러니 음력설은 평소와 다름없는 평일처럼 보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음력설에 일본어로 새해인사를 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이를 잘 모르는 이가 많다는 것을 악용해, 청와대가 마치 고의로 일본을 배척하고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이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이같은 치졸한 <조선일보>에 대해 15일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일본은 150년 전 메이지유신 때 음력설을 이미 없앴다. 음력설을 새해로 안치는 나라에 어떻게 음력 설 새해 인사를 하느냐"라며 "영국에서 석가탄신일 인사를 하나? 아일랜드 세인트 패트릭을 우리가 기리나? 기념하지 않는 날을 어떻게 축하하냐"라고 일격했다. 그러면서 "일본어가 빠진 게 아니라 일본어는 아예 넣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일본어로 음력 설 인사를 했다면 그게 오히려 사고"라고 일깨웠다.
그는 "이건 가짜 뉴스 축에도 못 들어가는 멍청 뉴스인데 그런데 조선일보는 왜 제목을 저렇게 달았을까? 우리의 외교는 편협하고 감정적이어서 이웃 국가에 새해 인사조차 안 한다는 이미지를 만들려고 했을까"라고 <조선일보>의 치졸한 속내를 직격했다. 그는 "멍청과 악의를 드물게 동시에 갖춘 역작의 등장"이라고 문제의 기사를 정의했다.
황교익 맛칼럼리스토도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일본은 양력 설을 쇤다. 일본은 오늘 평일이고 정상근무를 했다. 여타 언론은 일본어 인사가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며 <조선일보>의 의도적 오보를 직격하며, "한일 관계가 좋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한국과 일본의 극우 세력이 이같은 날조와 왜곡으로 양국의 국민감정을 극단으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한일 양국의 갈등을 부추기는 극우 세력의 한 축이 양국의 극우 언론"이라고 정의했다.
실제로 일제는 일제강점기 시절 음력설을 구정이라고 부르며 사용하지 못하게 하며 탄압했고, 양력 1월 1일을 명절로 지내도록 강요해왔었다. 그러면서 우리의 전통문화를 하나씩 없애려고 탄압한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광복 이후에도 지속돼왔다. 이승만 정권 초기 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등 국경일과 식목일, 한글날, 추석, 거기에 크리스마스를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음력 설은 공휴일에서 제외했다. 반면 양력 1월 1일부터 1월 3일까지 3일간을 양력설 연휴로 지정했다.
일제 군국주의 피를 그대로 이어받은 박정희 정권 때는 이보다 한 술 더 떠 음력설을 탄압해왔다. 도시 노동자들이 음력설에 고향으로 귀성하지 못하도록 임시열차 증편을 막았으며, 음력설을 앞두고는 대대적으로 떡방앗간 조업 단속을 한 바 있다. 70년대 석가탄신일과 어린이날을 공휴일로 추가 지정하면서도 음력 설은 공휴일에서 계속 제외한 바 있다. 그래서 각 집안에선 음력 설 이른 아침 차례를 재빠르게 지내고, 직장으로 서둘러 출근하곤 했었다.
그러다 전두환 정권 중기인 1985년에야 음력설 하루가 '민속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지정돼 공휴일이 됐다. 그렇게 어색하게 이어지던 음력설 연휴는 노태우 정권 때인 1989년에야 지정됐다. 그해 2월 정부는 ‘민속의 날’의 명칭을 ‘설’로 바꾸고, 음력 설과 추석을 3일 연휴로 하는 대통령령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우리의 전통인 음력설은 일제와 군사독재 정권에 의해 탄압받아왔던 것이며, 시민들 힘으로 되찾은지 불과 30년이 조금 넘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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