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세이] 숨은 촉과 같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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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세이] 숨은 촉과 같은 존재
  • 박종형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6.0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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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자신을 숨은 촉과 같은 존재라고 자부심을 가져본 적이 있습니까. 딱히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지냈어도 당신은 분명히 일터에서 숨은 촉과 같은 역할을 하는 아주 소중한 존재일 것입니다.

박종형 칼럼니스트

기업엔 여러 분야가 있어 사원은 제각기 맡은 바 업무를 수행한다. 같은 업무라도 개인마다 하는 역할이 다르고 책무의 경중이 또한 다르다. 또한 직위의 상하가 있어 권한과 책임의 무게가 다르다.

생산하는 제품에 쓰이는 부품이 용도에 따라서 중요도가 다르고 겉으로 드러나게 쓰이는 게 있는가 하면 제품 깊숙이 틀어박혀 쓰여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다. 어쨌거나 제품을 구성하는 재료나 부품에 있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가에 불구하고, 그리고 쓰인 자리가 보이든 보이지 않던 간에 그 어느 한 가지라도 빠지거나 제 자리에 올바르게 쓰이지 않는다면 제품의 최적한 완성이란 불가능하다. 하나의 역할과 존재가치가 전체의 가치를 좌우하는 셈이다. 그러므로 하나가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제 가치를 상실하면 전체의 완성을 위태롭게 만들며 전체로서의 가치를 떨어뜨리게 된다.

기업이 가치창조를 계속하는 하나의 커다란 공동체로 조직되고 운영되는 이치도 저런 이치와 똑같다. 제품이 여러 요소의 결합에 의한 완성인 것처럼 경영은 사원 개인들이 참여해 해내는 가치 있는 울력으로 달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경영에 있어 담당하는 역할에 따라 경중이 갈리고 현출現出 여부가 정해진다. 마치 태아가 모태에 자리를 잡으면 모체의 모든 기관으로부터 생명에 인형人形을 입히기 위한 모든 활동이 가해져 열 달 후 드디어 어엿한 아기를 탄생시키는 것처럼 경영에 있어서도 일단 목표가 결정돼 사업계획에 꽂히면 기업의 기관에 해당하는 전 사원들이 제각기 맡은바 역할로 그 목표 달성에 나서는 것이다. 각자가 하나처럼 움직이는 것이며 전체로 움직이나 실은 각자가 제각기 움직여 하나를 이루는 것이다.

숨은 촉이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가.
저명한 여류수필가 김애자 님의 수필집 《내가 하나의 풍경이 될 때》의 「숨은 촉」에서 인용한다.
작가는 추운 날 한 대웅전을 짓는 공사장에서 가칠장이가 단청 전에 애벌로 우선 채색하는 가칠假漆 작업을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저런 장인들이야말로 우리 삶에 있어 숨은 촉과 같은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숨은 촉의 쓰임새에 대해,
‘목조건물에는 못을 쓰지 않고 일일이 홈을 파고 끼워 맞추는 대신, 간혹 모서리를 돌리거나 대들보를 받치는 기둥머리 한 부분에 이어 짬이 생기게 되면 그 짬에 촉을 깎아 지른다. 겉에선 잘 보이지 않으나 건물의 균형을 잡아 주는 데는 없어선 안 될 절대의 가치를 지닌 쐐기다.’ 라고 했으며,

세상에 숨어 일하는 숨은 촉 같은 사람들에 대해,
‘서까래 같고 대들보 같은 사람들의 위세에 가려있지만 이들이야 말로 ’숨은 촉‘ 같은 존재들이다. 그들이 아니고서야 누가 슬골膝骨까지 파고드는 냉기 속에서 철근을 자르고 엮을 것이며 가판을 짜서 다리 막을 세우겠는가.’ 라고 했다.

건물 얼개의 깊은 속에 있는 ‘짬’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눈여겨 보아주지 않고 어둡고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틈’이다. 그러나 건물을 형성하고 지탱하는 기둥과 서까래를 맞붙여줄 때 생기는 틈은 건물의 균형을 잡아주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에 하나 그 틈이 시나브로 벌어져 건물의 균형을 깨게 만들면 건물의 와해라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때문에 그 짬에다 쐐기라는 촉을 지르는 것은 튼튼한 연결고리를 거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나무로 만든 못이라 할 수 있는 저 쐐기는 자재 사이에 평범한 나무토막으로 나둥글고 있으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보이는 산목散木일 뿐이다. 그것을 목수가 장인의 눈썰미로 재단해서 짬에다 질러 박을 때 비로소 외진 짬에 질렀으나 건물을 완성하고 오래도록 지탱하는데 크게 공헌하는 대견한 ‘숨은 촉’이 되는 것이다.

건물 지붕에 기와를 앉힐 때 저 촉처럼 쓰이는 게 있는데 청자모정이라는 건축용품이다. 청자로 구어 만든 고깔형태의 못에게 입히는 모자로 일종의 덮개다.. 기와 잇는데 사용하는 못이 빗물에 녹슬어 삭아서 기와 이음이 풀리지 않도록 방수용 가리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어느 대목수의기발한 아이디어인지 모르나 기와집 지붕의 안정과 녹물이 흘러 단청을 더럽히지 못하게 예방함으로써 건물 수명을 연장 시킨 지혜가 놀랍다. 저와 같이 우리 사회에는 저 청자모정 같은 사람들이 요소에서 조용히 그러나 성실하게 자기 본분을 다 함으로써 우리의 평화로운 삶이 유지되는 것이다. 

우리 기업에도 저런 ‘숨은 촉’이나 ‘청자모정’ 같은 사람들이 많이 있으며 또 자부심을 갖은 일꾼으로 건실하게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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