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렬한 기세로 신속하게 진격한다.
『손자병법』 「세편」에 보면 “전투를 잘하는 자는 그 기세가 맹렬하고, 그 절도가 빠르고 간결하다”는 구절이 있다. 여기에서 ‘세험절단(勢險節短)’이라는 성어가 나왔다. ‘세(勢)’는 ‘태세’다. 활시위를 잔뜩 당겨 곧 쏠 것 같은 ‘태세’를 말한다. ‘절(節)‘은 원근과 거리를 줄인다는 뜻이다. 유인(劉寅)은 『손무자직해 孫武子直解‧권3』 「병세」 제5에서 “절(節)이란 그 힘을 줄인다는 뜻으로, 틀림없이 그곳에 이르러 실수가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험(險)‘과 ’단(短)‘에 대해서는 “험은 빠르다는 뜻과 같고, 단은 가깝다는 뜻과 같다”는 주석이 있다.
‘세험절단’은 손자가 제기한 용병과 전투의 두 가지 중요한 원칙이다. ‘세험’은 부대의 행동이 ‘사납게 흐르는 물이 돌을 뜨게 하는’ 것처럼 신속해야 함을 강조한다. ‘절단’은 부대가 적과 부딪혀 싸울 때 접전 거리가 ‘사나운 매가 빠른 습격으로 새의 날개를 꺾고 몸을 부수는’ 것과 같아야 함을 강조한다. 전투에 앞서 역량을 집중하여 마치 활시위를 잔뜩 당겨 놓은 태세를 취해야한다는 것이다. 일단 명령이 떨어지면 갑작스럽게, 민첩하게, 빠르게, 뜻밖에 공격하여 적이 방비하지 못하게 한다. 이렇게 하면 전투력을 충분히발휘할 수 있다.
동한 말기, 원소와 공손찬(公孫瓚)은 계교(界橋) 남쪽 20리 지점에서 싸우고 있었다. 공손찬의 병력은 3만 명 정도로 그 공세가 대단히 사나웠다. 원소는 국의(麴義)에게 정예병 8백을 선발하여 튼튼하고 성능이 좋은 활 1천 대를 좌우로 휴대토록 했다. 국의와 정예병들은 몸을 숨긴 채 움직이지 않고 활시위를 잔뜩 당겨놓고는 공손찬의 군대를 기다렸다. 공손찬의 군대가 약 수십 보 밖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자 일제히 강궁을 발사했다. 적은 맞는 족족 고꾸라졌다. 공손찬의 군대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것은 ‘세험절단’의 전술을 사용하여 승리를 거둔 본보기의 하나다.
『병뢰』 「돌 突」에서 “만약 돼지가 마구 날뛰듯, 게가 집게발로 집듯, 살쾡이가 발톱으로 할퀴듯, 토끼가 사력을 다해 도망가듯, 갑작스레 일어났다. 홀연히 다가온다면 누가 그것을 막을 수 있단 말인가?”라고 한 것도 폭발적이고 갑작스런 공세로 적이 ‘미처 막아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을 강조한 말이다.
‘세험절단’은 정예병으로 하여금 갑작스럽고 맹렬한 기세로 적진을 기습하여 단숨에 전투 목적을 달성하는 계략이다. 현대 전쟁은 부대의 기동력이나 화력의 집중력 면에서 그 어느 때보다 엄청나게 발전했다. 따라서 ‘세험절단’은 군사적으로 여전히 중시되어야 할 계략이다. 미국이 리비아를 기습했을 때, 거리가 아주 멀었지만 기습시간도 짧고 행동도 돌발적이었다. 미국은 단 12분간의 공격으로 예상한 효과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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