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논문 짜깁기' 논란에 수많은 각종 '부정' 의혹, 자진사퇴했더라도 강제수사·압수수색 절차 마땅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고급음식점이자 여성이 접대하는 이른바 '방석집'에서 접대를 받으며 제자의 최종 논문 심사를 했다는 파문에 휩싸여 결국 자진 사퇴했다. 당시 합격통보를 받은 제자가 자서전을 통해 그 때 일화를 상세히 서술한 것이 확인되며 파장이 불거졌고, 결국 바로 다음날 오전 김인철 후보자가 사임한 것이다. 

김인철 후보자는 3일 오전 인사청문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입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제기된 각종 부정 의혹들에 대해 "어떤 해명도 변명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모두 제 불찰이고 잘못이다. 저를 믿고 중책을 맡겨주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 죄송한 마음밖에 없다"며 윤석열 당선자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성매매 업소의 일종인 '방석집'에서 접대를 받으며 제자의 최종 논문 심사를 했다는 파문에 휩싸여 3일 오전 결국 자진 사퇴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고급음식점이자 여성이 접대하는 이른바 '방석집'에서 접대를 받으며, 제자의 최종 논문 심사를 했다는 파문에 휩싸여 3일 오전 결국 자진 사퇴했다. 사진=연합뉴스

2일 'MBC'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청장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이성만 전 한국외대 대학원 행정학과 겸임교수는 지난 3월 구청장 출마를 앞두고 '비교하지 마라, 하나뿐인 삶'이란 제목의 자서전을 냈다. 

이성만 전 교수는 자서전의 '방석집에서의 논문 심사'라는 부분에서 자신의 99년 박사학위 심사과정을 상세히 서술했다. 당시 그의 지도교수가 김인철 후보자(당시 한국외대 행정학과 교수)였다.

이성만 전 교수는 "총 다섯번의 논문 심사 과정을 세 번으로 단축할 수 있었다. 모두가 지도교수의 도움 때문이었다"며 "나는 최종 논문 심사를 광화문에 있는 한식집에서 했다. 일명 '방석집'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곳은 술을 다른 곳보다 비교적 분위기 있게 마실 수 있는 공간이었다"며 "그렇지만 지불해야 할 비용은 보통의 음식점과 달리 적지 않았다"고 서술했다.

이성만 전 교수는 "우연히 논문심사 이야기가 나왔는데 주인 마담이 최종심사를 이곳에서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처음에는 논문의 통과 여부를 결정하는 장소로는 적절하지 않다 싶었다"며 "김인철 지도교수가 승낙했다"고 강조했다.

이성만 전 교수는 "심사가 진행되는 중에 가벼운 차와 과일이 들어왔는데 주인 마당의 정성과 배려가 담겨있었다. 마치 주인 마담이 박사후보자 같았다"며 "방문을 열고 들어섰더니 주심(김인철 후보자)이 '이성만 박사, 술 한잔 받게' 했다. 논문 통과를 알리는 일성이었다"고 회고했다.

인천 연수구청장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이성만 전 한국외대 대학원 행정학과 겸임교수는 지난 3월 구청장 출마를 앞두고 '비교하지 마라, 하나뿐인 삶'이란 제목의 자서전을 냈다. 그는 23년전 자신의 박사학위 심사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는데, 당시 지도교수였던 김인철 후보자(당시 한국외대 행정학과 교수)를 방석집에서 만났다고 했다. 사진=MBC 뉴스영상
인천 연수구청장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이성만 전 한국외대 대학원 행정학과 겸임교수는 지난 3월 구청장 출마를 앞두고 '비교하지 마라, 하나뿐인 삶'이란 제목의 자서전을 냈다. 그는 23년전 자신의 박사학위 심사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는데, 당시 지도교수였던 김인철 후보자(당시 한국외대 행정학과 교수)가 방석집에서 논문심사를 했다고 밝혔다. 사진=MBC 뉴스영상

이성만 전 교수는 "논문 심사가 통과로 발표되자 아가씨들과 마담도 마치 자신들의 일인양 기뻐하며 자리를 옮긴 무교동 선술집에서 새벽 3시가 되도록 함께 축하해줬다"며 "워낙 재미있게 치렀던 뒤풀이였던지라 지금도 한국외대에서는 회자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성만 전 교수는 'MBC'에 자서전 서술 내용이 사실이라고 했으며, 김인철 후보자 측은 문제의 심사 과정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김인철 후보자가 이성만 전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을 짜깁기·요약해서 학회지에 발표했고, 대신 연구비까지 챙겼다는 비리 논란까지 등장했다. 김인철 후보자의 논문과 이성만 전 교수의 논문은 순서만 다를 뿐 같은 문장들이 계속 발견되며 부제들도 일치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김인철 후보자는 논문 짜깁기 의혹을 부인했다.

김인철 후보자는 이같은 논란 외에도 지난 2015년 한국외대 총장 시절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금수저 학부모’ 전수조사로 '학교발전지금'을 확보하려 했다는 구설에 휩싸였다. 그는 그밖에도 총장 재임 시절 업무추진비 부당사용 논란으로 교육부 감사를 통해 수시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으며, 대학의 승인을 받기도 전에 롯데첨단소재 사외이사를 겸직해 억대 보수를 챙긴 것으로도 드러났다.

또 김인철 후보자가 한국풀브라이트동문회 회장으로 있던 시절 딸과 아들이 모두 해당 재단 장학금을 수령, ‘아빠 특혜’ 논란까지 일었다. 이같은 수많은 비리 논란에 국민의힘에서도 그를 향해 '장관으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인철 후보자를 겨냥해 "자기 이익만 챙기고 살아온 분들은 안 하시는 게 낫지 않나"라며 "일반 국민들이 볼 때 너무 과하고 자기 개인의 이익만 앞세우고 산 분이 아니냐"라고 비판한 바 있다.

윤석열 당선자는 김인철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교육현장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정책에 대해 개혁적 목소리를 내왔다"라며 그를 '적임자'로 극찬했는데, 결국 각종 부정 논란들로 '첫 낙마'하는 사례가 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당선자는 김인철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교육현장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정책에 대해 개혁적 목소리를 내왔다"라며 그를 '적임자'로 극찬했는데, 결국 각종 부정 논란들로 '첫 낙마'하는 사례가 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윤석열 당선자는 김인철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교육현장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정책에 대해 개혁적 목소리를 내왔다"라며 "교육부 개혁과 고등교육 혁신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자라나는 아이들과 청년세대에게 공정한 교육의 기회와 교육 다양성을 설계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각종 부정 논란들로 '첫 낙마'하는 사례가 된 것이다. 

김인철 후보자를 비롯한 윤석열 정부의 모든 공직후보자 역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같은 잣대로 검증하는 것이 윤석열 당선자의 '공정'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도 당연한 절차다. 김인철 후보자가 아무리 청문회 전 자진사퇴를 했더라도, 그의 부정 의혹에 대해 강제수사·압수수색 등을 의뢰하는 것이 마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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