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탈북어민 북송 사건' 文정부 인사들 기소에, 박지원 "文도 한 말씀 하셔야" 촉구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살인 탈북어민 북송 사건'으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대거 검찰에 기소된 것과 관련,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한 말씀 해주셔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윤석열 검찰의 정치적 수사에 의해 문재인 정부 인사가 기소돼도, 더불어민주당사가 압수수색을 당해도, 이재명 대표가 검찰에 기소되는 헌정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음에도 SNS에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정치적 입장을 밝힌 것은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서면조사 통보를 했을 때 불쾌감을 드러낸 것, 10.29 이태원 참사 직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받은 ‘풍산개 파양' 논란에 입장을 밝힌 것 외엔 찾아보기 힘들다.
박지원 전 원장은 2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저를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모든 외교안보 라인이 조사를 받았고, 서훈 전 실장은 구속 상태로 기소됐다. 대북 문제는 특수한 것으로 검찰의 시각으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질타했다.
박지원 전 원장은 “북송한 두 사람이 (북한에서)살해하고 온 것을 알고 있는데 이걸 받아야 되나. 정책적 판단인데 검찰의 기준으로 이건 문제가 있다(고 한다)”며 “더 원통한 것은 문재인 정부에서 함께 일한 사람들이 말 한마디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안 하니까 제가 나왔다”고 토로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 이준범)는 지난달 28일 문재인 정부 안보 라인 최고 책임자였던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을 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11월 동료선원 16명을 살해한 것으로 지목된 탈북어민 2명이 귀순의사를 밝히자, 판문점을 통해 북으로 돌려보낸 혐의를 받는다.
이같은 검찰의 기소에 대해 박지원 전 원장은 "만약에 노무현 대통령 같으면 이대로 계셨겠냐. 김대중 대통령 대북송금 특검할 때 말씀 많이 하셨다”며 “아무도 설명을 해주지 않으니까, 국민들은 마치 간첩 행위나 해가지고 기소된 것처럼 (강제 북송사건에 대해) 모르잖나"라고 했다.
박지원 전 원장은 "이건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지금 기소가 되도 누구 하나 입을 뻥긋하지 않는다. 민주당마저도 얘기하지 않아. 이것은 나는 잘못됐다"라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한 말씀 하셔야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재차 촉구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SNS에서 주로 자신의 일상생활이나, 책 추천 관련 게시물을 주로 올릴 뿐 정치적 발언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말 감사원이 '서해공무원 피살사건' 관련 그에게 서면조사를 요구하자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그의 측근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전한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그 직후 10·4 공동선언 15주년을 계기로 남북관계 복원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낸 바 있다.
159명이 숨진 10.29 참사 직후인 지난해 11월 7일 '조선일보'가 문재인 전 대통령측이 양산 사저로 데려간 풍산개를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했다고 전하고, 윤핵관인 권성동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제삼자 ‘양육비 문제로 파양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문재인 전 대통령은 양육 배경과 반환이유를 페이스북에 밝힌 바 있다. 당시 시비를 건 쪽은 윤석열 정부와 조선일보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 측도 이를 공론화시키며 화제를 엉뚱한 곳으로 돌린 셈이 됐다.
그 외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정치적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힌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10월 19일 검찰이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하고, 민주당사 압수수색까지 시도할 때도 전직 민주당 대표이기도 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 지난해 12월 3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해 서욱 전 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경청장이 구속됐을때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역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 '윤석열 사단'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다음날이자 민주당에서 '검사독재정권' 규탄대회를 열었던 지난달 17일 오전에도 문재인 전 대통령은 텃밭에 감자를 심는 사진 등을 올린 바 있다.
즉 민주당 당원이나 지지층이 윤석열 정부에서 일어나는 '검사독재' '민생고' '부자감세 서민증세' '외교참사' '10.29 이태원 참사' 등에 거센 분노를 쏟아내며 광장에 모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자신과 직접 관련된 일에만 입장을 간간이 낼뿐 세상 일엔 침묵 중에 있다. 즉 '검찰공화국' 탄생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느냐는 비판과 서운함의 목소리가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커지는 이유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또 자신과 함께 일한 인사들이 '윤석열 검찰'의 칼날 위에 위협받고 있는데도 무심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 역시 받고 있다. 여기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가 '윤석열 검찰'에 멸문지화당하고 있음에도 왜 방기했는지, 또 박근혜씨는 사면까지 해주면서 정경심 전 교수 등은 왜 외면했는지 등에 대한 의문 역시 커질만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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