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계엄령, 재인산성"?..코로나 이전에는 폭력불사 '태극기부대' 3년 내내 광화문 점령했다.

정청래 "'명박산성'-정권의 위기 지키려했다·'코로나산성'-국민의 생명을 지키려 했다"

주호영 "광화문에 ‘재인산성’, 코로나 계엄령 선포”.. 김어준 "주호영 속셈 드러나"

[정현숙 기자]=  "현 정부는 3년 내내 서울역과 광화문을 태극기 부대가 점령하다시피 했어도 채증에 물대포는커녕 태극기 집회의 폭력을 방조하다시피 했는데, 여기에 대해 시민 안전 방기의 책임을 물어도 모자랄 판에 전염병 관리 때문에 집회 한 번 못하게 했다고 계엄이니 자유 침해니 명박산성이 귀엽다고 하는 분들이 계시네. 정말 귀여운 진영논리 잘 봤고, 그런 논리 직접 설파하시거나 공감하시는 분들은 앞으로 진영에서 자유로운 척은 제발 안 하셨으면 한다. 왜이렇게들 적당히를 몰라." -시민 김현성 SNS-

5일 이명박 정부와 문재인 정부 집회 현장을  비교한 정청래 의원 페이스북
5일 이명박 정부와 문재인 정부 집회 현장을 비교한 정청래 의원 페이스북

지난 3일 개천절 집회 이후 이명박 정부의 '명박산성'을 대입한 '코로나산성' '재인산성(문재인+산성)'이라는 단어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하지만 정권을 사수하기 위한 철벽차단과 세계적 유행으로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감염병 방지를 위한 경찰 투입을 비교하는 모순에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시민들의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시무 7조'로 논란을 일으킨 조은산 씨가 또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명박산성’을 비난했던 인사들이 주축이 된 문재인 정부가 개천절 집회를 막기 위해 광화문 일대에 차벽을 세웠다고 목청을 돋웠다.

그는 5일 블로그에 “하나의 하늘 아래 두 개의 산성이 구축되었으니 광우병의 명박산성이요, 역병의 재인산성”이라며 “명박산성 앞에 자유를 운운하던 정치인은 재인산성 뒤에 급히 숨어 공권력을 운운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주호영 국힘 원내대표는 개천절 집회를 막아 발끈한 속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경찰이 서울 광화문 일대에 차벽을 세워 극보수단체의 개천절 불법·기습 집회를 차단한 데 대해 “과잉 단속”이라며 “광화문 광장에 사실상의 코로나 계엄령이 선포된 것”이라고 했다.

4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 원내대표는 “광화문 광장에 경찰 버스로 겹겹이 쌓은 재인산성이 국민들을 슬프게 했다”라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은 무엇이 그렇게 두려우냐”라며 “언제부터 경찰이 나서서 방역까지 떠맡는 나라가 됐냐”라고 따져 들었다.

광화문 극우집회를 이끌고 있는 최인식 8·15비대위 사무총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헌법 21조 언론·출판과 집회의 자유를 틀어 막아서 국민이 저항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지난 8월 15일, 광복절 때 서울 광화문 집회 때 일부 극우 단체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이 집회를 통해 코로나19는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다. 개천절인 지난 3일에도 몇몇 단체들이 집회를 강행하면서 또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퍼지는 건 아닌지 매우 우려가 컸다.

다행히 이번 개천절 집회에는 정부가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사전에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경찰 버스와 펜스로 봉쇄하면서 광복절 때와 같은 대규모 집회는 일어나지 않았다. 일부 과격한 집회자들이 취재 기자들을 방해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을 뿐 큰 충돌은 없었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수십 명씩 모여 시위하고, 흩어지고를 반복해 코로나의 여파가 여전히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전광훈 교회세력과 맞물린 일부 정치세력이 정파적 목적으로 광화문에 운집해 코로나 확산의 단초를 제공해 대규모 집회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이 커지면서 예전에 비해 동력이 많이 떨어진 셈이다.

경찰의 불법 집회 단속은 코로나19 재확산의 도화선이 된 지난 광복절 집회 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선제 조치였음에도 수구단체들과 국민의힘은 이명박근혜 때도 못봤던 독재라고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과거 이명박 정부가 집회 당시 대규모 경찰을 투입해 '명박산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철통 봉쇄를 하면서 큰 논란이 됐다. 이들은 명박산성은애교였다며 문재인 정부가 '재인산성'을 쌓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식으로 비아냥 대고 있다.

그러나 이전 정부의 광우병 파동 등 정치 규탄 집회 등과 세계적 팬데믹 현상을 일으키는 국민의 건강문제가 달린 감염병 확산을 막기위한 강경 대처를 비교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주호영 원내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을 두고 김어준 씨는 이날 '뉴스반장'에서 개천절 집회를 막아 발끈한 주 원내대표의 속셈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허재현 전 한겨레 기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가 국민 탄압하려는게 아니라, 전례없는 코로나 시대에 펜데믹에 빠지지 않게 하려고 온 국민이 노력하고 있는 와중에 벌어진 일이란 걸 정말 모르나?"라며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우리보다 더 심하게 국민 이동을 통제했다. '이명박근혜 때도 못봤던 독재다' 라고 말하는 건 진보가 아니라 그냥 멍청한 거다.진영주의에 과도하게 매몰된 사람들이 어느 한 쪽에 있다면, 다른 한쪽의 멍청한 입진보들 때문에 스트레스"라고 일갈했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계엄령, 재인산성 운운하는 주호영 원내대표의 발언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무논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두서가 없고, 앞뒤 안 맞는 모순적 수사가 상당수라는 평가를 먼저 드린다"라며 "코로나로 가족, 친지들이 만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라고 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개천절 집회 봉쇄한 것에 대해 시민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식의 발언 요지다"라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본인 말씀처럼 가족 친지도 못 만날 정도의 안타까운 코로나 위기 상황"이라며 "전광훈 목사 등이 주도한 광화문 집회로 대한민국 전체가 큰 경을 치를 뻔 한 것이 불과 얼마전이다. 그래서 법원도 그 심각성을 인정하여 개천절 집회를 불허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 주 원내대표의 발언 의도가 개천절 집회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인지, 막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심지어 코로나 계엄령, 재인산성... 운운하며 문재인 정부는 무엇이 두렵나 라고 반문까지 했다"라며 "당연히 철없는 보수단체와 그것을 정쟁으로 부추기는 제1야당 때문에 국민안전이 위협받는 것이 몹시 두렵다고 정부대신 답변을 돌려 드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국민안전이 심각히 위협받을 수 있어 법원까지 판결한, 사안에 대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사전에 대비하지 않고 집회가 강행되었을 때의 그 막대한 국민안전의 비극은 어떻게 감당하겠다는 견해인지 되묻고 싶다. 무슨 해법이 있으신가?"라며 "공당의 원내대표가 정쟁에 눈이 어두워, 이렇게 무책임한 발언을 쏟아 내는 것에 안타까움이 앞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청래 의원은 <명박산성과 코로나산성의 비교>라는 제목으로 이날 SNS로 목적과 국민 여론, 경찰의 대응과 차단 방법 등 구체적 사례를 조목조목 비교해 올렸다. 같은 산성이라도 명박산성은 "정권의 위기를 지키려 했다"라며 "코로나산성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 했다"라고 짚었다.

이어 여론은 "명박산성은 국민의 원성을 샀고 코로나산성은 국민이 안심을 했다"라고 했다. 또 자재 효과로 "명박산성은 컨테이너박스로 길을 아예 막았다. 하지만 코로나산성은 경찰차로 교통흐름을 보장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찰 대응을 두고서는 "명박산성은 수많은 국민이 잡혀가 재판을 받았지만 코로나산성은 경찰과 실갱이를 벌이다 귀가했다"라고 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명박산성은 두고두고 웃음거리가 됐고 코로나산성은 K-방역의 한 장면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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