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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⑯ 작품이야기] 관객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 “버닝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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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⑯ 작품이야기] 관객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 “버닝필드”
연기 너머로 흘러간 모든 이들, 그리고 그 주변의 사람들을 위해
  • 권애진 기자
  • 승인 2020.02.21 0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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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필드' 공연사진 /ⓒ옥상훈(제공=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버닝필드' 공연사진 | 실제 소방장비들이 무대 위에 올라가 있다. 무전기를 통해 그 날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무전기에 대고 하는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동시에 들을 수 없지만 그 날의 기억들을 함께 떠올릴 수는 있다. /ⓒ옥상훈(제공=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관객 자신의 주도적 선택으로 저마다 다른 각도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공연 <버닝필드>가 차세대열전 2019!로 선정되어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지난 해 전례 없는 초대형 화재를 배경으로 무대 위 인물들과 함께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는 독특한 경험의 시간을 향유했다.

탐사보도 전문 기자 정진우, 그는 소방관으로 평생을 살아온 자신의 아버지 정진철에 대한 실종 사건에 대해 감춰진 사실을 자신의 정신과 담당 의사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그의 아버지가 사라진 2019년 4월 4일, 강원도에는 고성, 속초, 강릉 일대를 뒤덮는 전례 없는 대형 산불로 인해 피해가 극심한 상황. 통신과 전기마저 차단된 극심한 난리 속에서 정진우 기자의 아버지이자 소방관인 정진철은 말없이 홀로 어딘가로 향하기 시작한다.

진우는 그런 아버지 진철을 찾기 위해 화마가 뒤덮은 강원도를 헤집고 다니며 그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아버지를 찾기 위해 추적해가는 과정 속에서 진우는 아버지 진철의 삶 뒤에 감춰진 쓰디쓴 아픔과 상처에 대해 하나 둘 눈을 뜨게 되는데...

/ⓒ옥상훈(제공=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버닝필드' 공연사진_의사(조우현), 정진철(서정식) | 소방관들이 겪는 화상이나 트라우마에 대한 고통을 우린 어느순간 부터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고통을 겪는 소방관들조차... /ⓒ옥상훈(제공=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버닝필드' 공연사진 /ⓒ옥상훈(제공=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버닝필드' 공연사진_정진철(서정식) | 기억이 지워져 가는 순간에도, 소방관으로서 불을 끄고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만은 기억하고 기억한다. /ⓒ옥상훈(제공=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소방관을 은퇴한 주인공의 아버지가 해주는 이야기로 시작해, 연기 주변에서 삶을 잃어간 모든 이들, 그리고 여전히 생을 이어가고 있는 그 주변인들과 우리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기자의 결심으로 이어지는 <버닝필드> 속 이야기는 1년이 채 지나지 않았던 사건들이 펼쳐지기에 상황들이 낯설지 않다. 그리고 소방관에 대한 공감은 한 발자욱만큼 떨어져 있다. 그래서 상상력으로 구현화된 무대 속에서 관객들은 저마다의 상상을 펼칠 수 있다.

로비에서 무전기를 나눠주고 있는 '버닝필드' 스텝들 /ⓒAejin Kwoun
로비에서 무전기를 나눠주고 있는 '버닝필드' 스텝들 /ⓒAejin Kwoun

<버닝필드>는 이머시브 형식의 공연으로 진행되었다. 그래서 모든 관객들은 로비에서 각각 개별 무전기를 건네받으며 각자의 핸드폰을 제출하며 아직 보지 못한 무대에 대해 상상을 시작한다.

'버닝필드' 공연사진 /ⓒ옥상훈(제공=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버닝필드' 공연사진 | 관객들이 어떤 자리에서 어떤 시선으로 어떤 인물들을 볼지 모든 것은 관객들의 선택이다.  /ⓒ옥상훈(제공=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객석에 앉아서 공연을 관람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극장을 방문했던 관객들은 주인공들의 심리적 여정을 보다 내밀한 방식으로 동행하기 위하여, 단순히 객석에 앉지 않는다. 그리고 공연시간 동안 인물의 움직임을 바라보며 무대 위에서 서거나 바닥에 앉거나 옮겨 다니며 무전기의 채널을 바꿔가며, 그 때 그 때 선택을 통해 사건을 보다 다각도로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관객들은 자율성을 부여받아 극장 내에서 자유로이 걸어 다니며, 장면에 따라 직간접적으로 상황 속에 참여하거나, 관객 자신의 주도적 선택으로 인해 다른 각도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체험할 수 있다.

“늦은 밤이 되면 아버지는 술에 잔뜩 취해 숯덩이처럼 검게 타버린 듯 한 검은 정장을 입고 담배연기인지 불내음인지 알 수 없는 매캐한 냄새를 가득 풍기시며 들어왔다. 아버지는 별다른 말이 없었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아버지는 오늘도 누군가를 연기 너머의 세계로 영원히 보내고 오셨음을...”

'버닝필드' 공연사진_정진우(김세환) | 기자로 사건을 바라보는 건지, 아버지로서 그를 바라보는 건지...하지만 그는 사람들을 바라보려 한다. 그의 이야기 속에는 우종희 연출의 경험도 스며들어 있다. /ⓒ옥상훈(제공=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버닝필드' 공연사진_정진우(김세환) | 기자로 사건을 바라보는 건지, 아버지로서 그를 바라보는 건지...하지만 그는 사람들을 바라보려 한다. 그의 이야기 속에는 우종희 연출의 경험도 스며들어 있다. /ⓒ옥상훈(제공=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이야기 속 사건을 추적해 가는 내내 그들의 소방 무전을 엿듣거나, 주인공들의 심리적 고백을 공유하게 되는 등 작품에 특화된 독특한 경험을 통해 작품 내용을 보다 생생하게 체험하게 만드는 연극 <버닝필드>는 작품을 쓰고 연출한 우종희 연출의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녹아들어 있다.

'버닝필드' 포스터 /(제공=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버닝필드' 포스터 /(제공=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이틀 간 3회 공연이라는 짧은 시간이 너무나 아쉽게 느껴지는 공연 <버닝필드>가 좀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나 그들과 공감하고 이해하고 많은 생각들을 하는 시간이 늘어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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