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중앙지검장 시절 방상훈과 비밀회동 논란. 당시 중앙지검엔 '조선일보' 비리 관련 고발장 무더기 접수 상황
윤석열-족벌언론사 사주 간 '검언유착' 논란, 수사 책임자와 피고발인 만나는 게 적절할까?
결국 '조선일보'는 나경원처럼 수사도 압수수색도 한 번 안 받았다. 방씨일가도 혹시 화이트리스트?
"내가 누굴 만나든 상관없다" 윤석열의 일관된 태도, 이게 과연 가볍게 넘어갈 문제인가?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 총장님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만나셨어요? 안 만나셨어요?
윤석열 검찰총장 : 그거 아까도 말씀드린대로, 제가 누구 만난 거는 그 분 상대의 동의 없으면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박주민 의원 : 정말 재밌는 말씀이세요. 그게 왜냐면. 제가 보여드릴텐데 많은 검사들이 사건의 이해관계자들과 만났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습니다. 왜? 그렇게 되면 사건의 공정성에 오해를 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 규정들이 존재하는 거고, 그 규정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징계를 받았어요. 그런데 총장님은 '내가 만났는데 그건 그 사람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나는 공개 안 한다' 그렇게 넘어갈 문제일까요?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이 이메일 게이트로 수사받을때요. 그 당시 미국의 검사장이 빌 클린턴, 즉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과 30분간 만났어요. 그 때 어떻게 됐는지 아십니까? 여야 할 것 없이 미국의 의회에서 요구해서 특별감찰이 시작되고요. 그래서 특별감찰 과정에서 이 만남은 부적절했다. 그리고 그 당시의 검찰총장은 하원 청문회에 나와 증언도 합니다. 검찰총장이 사건 관계자하고 짧게 만났든 길게 만났든 사건의 공정성에 의심받을 만한 영향을 송출했다면 그건 가볍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죠.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 중)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2017년 5월~2019년 7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그리고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그가 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고 있을 당시 <조선일보>와 삼성 비리 관련 고발장이 중앙지검에 대거 접수된 바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처남인 홍석현 회장은 삼성X파일 사건에서 알 수 있듯, 오랜 삼성의 로비스트다. 당시 문제의 X파일에선 그가 전현직 고위 검사들에게 막대한 뇌물을 건넨 정황이 드러났다.)
<조선일보> 비리 관련 고발장 내용들은 이러하다. 또한 서울중앙지검은 2018년 초부터 검찰과거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故 장자연 씨 사건과 관련해 방상훈 사장의 아들인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와 동생인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었다.
▲ TV조선 간부와 박근혜 정권 청와대 안종범 정책수석의 '박근혜 국정농단' 취재 방해 ▲ 방정오 대표 일가의 운전기사 갑질 및 업무상 배임‧횡령 의혹 ▲ 조선일보와 로비스트 박수환 간 기사거래 의혹 ▲ TV조선 출범 당시 방상훈 사장 사돈인 이인수 총장 소속 수원대 법인과의 부당한 주식거래 및 업무상 배임‧횡령 의혹 ▲ 조선일보그룹과 방씨일가의 의정부 가족묘 불법 확대 및 불법 산림훼손 사건 등
이렇게 <조선일보> 방씨 일가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지만, 이들 <조선일보> 일가는 단 한 번도 검찰에 불려간 적이 없으며 물론 압수수색도 당한 적이 없다. <조선일보> 일가에 대해 정말로 너그러웠던 것도 수상한데, 윤 총장이 방 사장을 만났다면 더욱 '검언유착' 논란이 짙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윤석열 총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홍석현 회장이 지난 2018년 11월경 한 술집에서 회동했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하던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는 사실확인을 위해 윤 총장에 전화를 걸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사건을 담당하고 있었다. <고발뉴스>가 공개한 통화내용을 들어보면, 윤 총장은 이상호 기자의 질문에 '내가 누굴 만나든 전혀 문제없다'는 식으로 강력하게 반발했다.
윤석열 총장 : 내가 예를 들어서 언론사 사장을 본다고 칩시다. 그러면 내가 어떠한 사장도 볼 수 있어요. 내가 한겨레 사장을 보는 건 괜찮고, 내가 예를 들어서 동아일보 사장을 보는 건 안 됩니까? 그러면 내가 어떤 언론사 사장을 만났다고 칩시다.
이상호 기자 : 그런데 홍석현 씨는 일반 오너가 아니라 삼성의 로비스트였다.
윤석열 총장 : 아니, 내 말을 들어보세요! 이런 식으로 할거면 뭣하러 나한테 전화했어! 내 말을 들어보라 이 말이에요. 동아일보 사장이든 조선일보 사장이든 중앙일보 사장이든 한겨레 사장이든 만날 수 있는 거고, 내가 누구를 만났다고 할 때, 자 내가 예를 들어서 한겨레나 경향 사장을 만났다고 칩시다. 그거를 조선일보 기자가 그 사람들 만나가지고 당신 어쩌고 하면은 내가 그 언론사 사장 만난 거를 내가 확인해줘야 됩니까? 그건 확인하면 안 되는 거예요. 아니 왜냐하면,
이상호 기자 : 한겨레나 경향 사장이 검사들한테 뇌물을 줬습니까?
윤석열 총장 : 아니, 이거 보세요!
이상호 기자 : 한겨레나 경향 사장이 현재 지금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이 있습니까? 그건 아니잖아요. 이건 충분히 여쭤볼 수 있는 사안이죠.
윤석열 총장 : 아니, 예를 들어가지고
이상호 기자 : 그걸 못 여쭤보게 하면, 그건 좀 안 되는 것 아닙니까?
윤석열 총장 : 아니, 그러면 알아서 쓰세요. 나는 확인을 못해줘요 그런거는. 내가 개인적으로 누구를 만나고 다니는데 그 상대방도 있는 건데, 내가 누구를 만났다 어느 누구든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그거는 확인 못 해줘요. 그러니까 알아서 객관적 자료 있으면 뭐 문제 있다고 쓰세요. 괜찮아요. 그게 사실이 아니면 나도 법적대응을 하면 되는 거고. 사실이면 그걸로 누가 비판을 하면 내가 받으면 되는 거지. 내가 누구를 만나든 누구를 만났냐고 하는 걸 내가 왜 확인해줘야 됩니까?
윤석열 총장은 그로부터 2년 뒤인, 지금도 같은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대검찰정 상대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을 향해 "방상훈 사장 만났는가, 안 만났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역시 윤 총장은 "내가 누구 만난 지는, 상대방(방상훈) 동의없으면 말씀드리기 어렵다"라고 회피했다.
그러자 박주민 의원은 "많은 검사들이 사건의 이해관계자들과 만났다는 이유로 규정에 따라 징계를 받았다. 사건의 공정성에 오해를 받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총장은 '그 사람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공개 안 한다' 그렇게 넘어갈 문제일까"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이 이메일 게이트로 수사받았을 때, 그 당시 미국의 검사장이 힐러리의 남편인 빌 클린턴(전 대통령)과 30분간 만났다. 그 때 어떻게 됐는지 아느냐"라며 "여야 할 것 없이 미국의 의회에서 요구해서 특별감찰이 시작됐고, 그 과정에서 '이 만남은 부적절했다'고 했다. 당시의 검찰총장은 하원 청문회에 나와 증언도 한다."고 미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지난 2016년 여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그의 아내이자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을 조사 중인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과 30분간 개인회동을 가진 것으로 확인되며 파장이 일었다. 일부에서는 이메일 스캔들 조사와 관련해 클린턴 전 대통령이 린치 법무장관에 사건을 무마시키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후 이메일 스캔들 사건은 미국 대선 막판까지에도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른 바 있다.
박 의원은 결론적으로 "검찰총장이 사건 관계자하고 짧게 만났든 길게 만났든 사건의 공정성에 의심받을 만한 영향을 송출했다면, 그건 가볍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윤 총장은 "아니 그 당시에 (조선일보)관련 사건이 뭐가 있고, 지금 거론되는 분(방상훈)이 사건 관계자냐"라며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듯 반발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PPT를 띄우며 조선일보-TV조선 관련 사건들 상당수가 서울중앙지검에 접수돼있던 사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 관련 사건이)한 두개가 아니다. 그래서 문제삼는거지 사건도 없는데 누굴 만났다고 제가 뭐라 그러겠나"라고 꾸짖었다.
박 의원은 "이런 부분이 부적절하다고 보여지는 거고, 실제로 그렇기 때문에 윤 총장의 처신에 대해서 비판 많이 하는 것"이라고 질타하며 "문제는 이런 비판에 대해서 항상 총장이 어떠한 태도를 취하냐면 '나는 상관없다. 나는 나니까' 이런 식으로 한다는 거다. 사건의 공정성은 실질적인 공정성뿐만 아니라, 공정하다는 외관까지 갖춰야하는 것"이라고 윤 총장에 고언했다.
윤 총장의 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조선일보> 방씨 일가들 관련 고발장이 최소 8차례 이상 접수됐으나 이들은 단 한 번도 수사를 받은 적도 압수수색을 받은 적도 없다. 그러니 10여번이나 고발을 받고도 단 한 번도 수사받지 않았던 나경원 전 의원이나 각종 사기사건 연루 의혹에 휩싸이고도 역시 수사받지 않고 있는 윤 총장의 아내 김건희씨, 장모 최은순씨처럼 <조선일보> 방씨 일가도 윤 총장에게는 소위 '화이트리스트' 였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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