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용인대 출신 체육관 선배 한 분이 필자의 체육관을 방문해 대화를 나누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올해 12월13일 용인대 송년회(送年會)가 경기도 모처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전했다.그의 말을 듣는 순간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85년 12월13일 발생한 지난날 악몽이 스쳐간다. 40년 전 그날은 '검은 금요일'(Black Friday)이었다.바로 그날은 WBC 슈퍼 플라이급 챔피언 와다나베 지로(일본)와 도전자 윤석환의 타이틀전이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날이다. 필자는 그날 언더 카드로 출전해 아마 프로 통틀어 46전 만에
지난 4일 1980년대 아마복싱계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한 천재 복서 김동길이 하늘의 별이 됐다.김동길은 2021년 2월 전남대병원에서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비인두암이란 희귀암(稀貴癌) 판정을 받고, 4년8개월간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서 투병 생활을 해왔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안타깝게 타계했다.필자와 김동길의 첫 인연은 1985년 어느날 영등포 88체육관에서 시작되었다. 김동길이 포함된 아마추어 국가대표 선수들과 프로 복서들의 공개 스파링이 필자가 소속된 88체육관에서 펼쳐졌기 때문이다.당시 김동길의 파트너는 한국 웰
지난 25일 타계한 전유성 선생의 장례식 장면을 TV로 지켜보면서 오래전 그분과 맺은 짧은 인연을 통해 보고 느꼈던 감정을 이번 주 칼럼에 담아 볼까한다.1998년 5월 어느날 당시 서울체고 2년차 코치였던 필자에게 전유성 선생이 찾아왔다. 어떻게 오셨냐고 묻자 그는 88 서울올림픽 복싱 금메달 김광선의 소개로 왔다고 했다.방문 목적은 슈퍼모델 선발전에 출전할 이명주라는 여고생에게 한 달만 복싱 수련을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때부터 이명주 학생이 운동을 마치면 전유성 선생과 격일(隔日)로 식사하면서 많은 담화를 나눴다.그때 필자는
지난 주말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야외무대에서 7백명의 선수가 출전한 가운데 생활 체육대회가 개최됐다. 필자는 이대회를 주최 주관한 시흥시 복싱협회 송광식 체육회 감독의 요청을 받아 참석했다.행사장에서 대한 복싱협회 이용장 심판위원과 이흥수 경기도 복싱협회 심판위원장을 만났다. 1960년 전주태생의 이용장은 1978년 전국체전 선발전(밴텀급)에서 예상을 뒤엎고 킹스컵 대표 출신의 곽동성(원광대)을 판정으로 꺾어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대이변을 연출했다.그러나 최종전에서 곽동성에 패하면서 1승1패의 균형을 맞추었다. 곽동성은 국제대회 7
지난 16일 오전 10시 취재를 위해 길을 나섰다. ㈜화성 용역회사 팀장으로 근무하는 전 KBC J.플라이급 3위에 올랐던 조영환 선배의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내용인즉 조영환 팀장이 현역 시절 동철체육관과 신흥체육관에서 동문 수학한 동양 J.플라이급 챔피언과 WBA 동급 1위를 기록한 절친 김성남과 영등포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때문이었다.1957년 김천태생의 조영환은 1979년 6월 프로에 데뷔해 최중근·조자호·황인완·마수년 등 국내 강자들과 일합을 겨루면서 기량을 검증받은 복서다.이 분은 1981년 1월 은퇴 뒤 사회에 진출한 프
지난 8월23일 대전에서 용인대 92학번 이근혁 관장의 복싱 체육관 개관식이 열렸다. 이날 인천 금강체육관 출신 김영관, 대전체고 출신 신우영 등 두 전직 복서가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었다.이들의 사진을 접하는 순간 비운의 천재 복서 고(故) 서정수가 불현듯 생각났다.서정수는 김영관이 속한 인천 금강체육관(관장 김광호) 출신이다. 또한 86학번 동료 복서로 체급도 같아 평소에 팽팽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 복서였다.이에 반해 신우영은 대전체고(감독 유관희) 시절 서정수와 1984년 학생선수권과 전국체전에서 맞붙어 1승1패를 기록한 호적
지난 주말 전(前) WBA 슈퍼미들급 백인철 챔피언이 필자의 체육관을 방문해 인근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했다.이날 자리에는 백인철 챔프와 오래전부터 교류해온 신동원 동원족발 대표도 함께해 분위기를 띄웠다. 평소 의협심 강한 신 대표는 과거 구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면서 백인철, 안달호 등 복서 출신과 친분을 쌓은 무술 유단자다.TV에도 여러 차례 출연한 그는 스턴트맨 출신으로 명성을 쌓은 방송인이기도 하다.신동원은, 1984년 LA올림픽 국가대표와 1985년 서울월드컵(L.미들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안달호의 가교 (架橋) 역할로 필자
지난 6월 28일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커키 버팔로 복싱클럽에서 한국권투위원회(KBC)가 주관한 프로복싱 국제대회가 열려 경기장으로 향했다.커키 버팔로 프로모션 김상범 대표는 1971년 11월 전남 고흥태생으로 20년 전 베트남에 정착해 자수성가한 사업가다. 그런 그가 지난 6월 15일 금천구에 개관한 커키 버팔로 체육관은 2백평에 달하는 사설체육관이다.현장에서 이 대회를 개최한 김상범 대표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그는 복싱 불모지 베트남에서 복싱 붐과 활성화에 불꽃을 태우고 있는 입지전적(立志傳的)인 인물이다.2018년 호찌
지난 6월7일 필자가 운영하는 체육관에 귀한 방문객이 찾아왔다.주인공은 한국체대 4회 졸업생이자 전(前) 인천 대헌공고 체육 교사 이창근 선생이었다.1961년 2월4일 전북 고창태생의 이창근은 그날 강동구 성내동 에 위치한 한국체대 동문회 모임에 참석하려고 멀리 인천에서 이곳까지 찾아왔다. 필자는 이창근과 함께 약속 장소로 향했다.20명의 한국체대 선후배들이 약속 장소에 모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 1977년 한국체대 1기생부터 1980년까지 4년간 선수들을 지도 감독한 '복싱계 페스탈로치'라 불린 박형춘 선생이 자리했다.그곳에서 이
지난 주말 부산에 업무차 들렀다가 일과를 마치고 부산시 남구에서 아세아복싱체육관을 운영하는 전 동양 J. 웰터급 챔피언 유종훈 관장을 만났다.1968년 경북 안동태생의 유종훈은 유년(幼年) 시절 부산에 입성, 1984년 부산 아세아 체육관 이종언 관장 문하에서 복싱을 수학한 후배 복서다. 부산 아세아 체육관은 부산 최초의 세계 챔피언 김상현을 배출한 명문 체육관이었다.이곳에서 훈련하면서 천부적으로 우월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부산에서 개최된 각종 선발전(밴텀급)에 출전해 25전 17승 (15KO) 8패를 기록한다.이종언 관장은 천부적으
지난 5월 23일 금요일 오후 5시에 종각역에 위치한 파노라마 뷔페에서 원로 복싱인 조철제 원로회 명예회장의 성대한 퇴임식이 열렸다.이날 필자는 용인대 복싱부 동문회 김영관 회장과 함께 현장으로 출발했다.목적지에 도착하니 원로 코메디언 방일수 선생이 사회를 맡으면서 진행된 입전 행사에서, 먼저 와 있던 원로가수 박일남 선생이 자신의 히트곡 을 비롯해 , 등 3곡의 히트곡을 숙성된 위스키처럼 고혹함을 풍기며 연달아 부르면서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다.조철제 회장과 박일남은 1990년 63빌딩 국제회
지난 주말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온다. 주인공은 70년대 한 시대를 풍미하면서 국내에서 기록적인 104연승을 기록하고 7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박일천 챔프였다.사연인즉 강동구 모처에서 조철제 전(前)대한 복싱협회 전무와 함께 식사를 하자는 내용이었다. 현장으로 향하면서 직감적으로 1935년 5월생인 조철제 전무의 구순 잔치를 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목적지에 도착해 조철제 전무를 만나 뵙고 식사를 함께하였다.서두에 조철제 전무가 회장이 되어 운영해 오던 라는 단체에 최찬웅 대한 복싱협회 회
그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봄의 다가옴을 알리는 입춘에 즈음해 지난 주말 필자는 ㈜티케이앤에스 차관철 대표와 모처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필자가 복서 출신 차관철 대표를 오랜 세월이 흘러도 잊지 못하는 이유는, 그가 현역시절 필자가 지휘봉을 잡은 용산공고 복서 4명을 상대로 5차례 격돌해 모두 꺾은 용산공고 킬러 복서였기 때문이다.그 제물엔 뒷날 WBC LF 급 챔피언에 등극한 최요삼도 포함된다. 1973년 홍천 태생의 차관철은 4살 때 부친을 여의고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편모 슬하에서 자랐다.홍천중·고와 상무를 거치면서 국가대표
지난해 어느날 경남복싱협회 박기봉 회장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내용인즉 동양의 파바로티라 불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오페라 가수 조용갑씨가 자기 고장(김해)을 방문 시민 교양 강좌를 개최한다는 내용이었다. 통화를 마치자 복서 출신 파이터 조용갑의 지난날에 사각의 링에서 펼쳤던 그의 경기가 주마등처럼 스쳐간다.1970년 전남 흑산면 신안군 가거도 233번지에서 가난한 어부의 아들로 태어난 조용갑은 가난을 극복하고자 16살에 상경 성수동에서 용접기술을 배우면서 우여곡절 끝에 주경야독(晝耕夜讀) 서울 기계공고를 졸업한다.21살 때인 1
지난 13일 월요일 청양군 실내체육관에서 2025년 복싱 국가대표 후보선수 동계 합숙훈련이 실시되었다.이 소식을 듣고 청양군청 정수연 감독과 연락을 취하고 홍성민 국민대 감독과 동행 목적지로 출발하였다. 현장에서 정수연, 홍성민 감독과 사무실에서 담화를 나눴다.정수연감독은 1971년 논산 출신으로 논산 연무중 재학시절 연무대에서 복싱체육관을 운영하는 부친 정백철 관장에게 복싱을 배웠다.1944년 논산 출신의 정백철 관장은 복싱 불모지 논산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선수 육성에 매진 세계군인선수권 동메달 김종대를 위시 전일선, 윤태식
지난날 필자는 안양시 공설운동장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는 호계천 관장을 업무적으로 만나 대화를 나눌때면 안양복싱 역사에 대해 토론을 한다.1960년 안양 출신의 호계천은 안양지역 최초의 국제심판에 등극한 안양복싱의 상징적인 인물이다.현역시절 죽창처럼 날카로운 스트레이트로 무장한 호계천은 1978년 11월 제10회 전국 우승권대회 라이트급 우승을 시발로 박남철 신종관 장윤호등 전북 출신 국가대표 선수들을 차례로 잡고 1980년 제61회 전국체전 우승 제34회 전국선수권우승 제10회 대통령배 준우승 1981년 킹스컵(태국) 본선 은메달 1
어느덧 갑진년이 저물고 2025년 을사년 새해가 밝아왔다.역사는 돌고 돈다. 1905년 을사년엔 일제에 의해 외교권이 박탈되고 통감부 설치로 인해 행정권도 상실, 사실상 무정부 상태로 전락한 을사 보호 조약이 체결됐다.당시 나라가 어수선하고 슬픈 분위기를 빗대어서 ‘을사년스럽다’는 말이 나왔고 이 말이 변형되어 ‘을씨년스럽다’라는 말로 고착되었다. 새해 들어 전국의 체육관 관장들도 현재의 침체된 분위기를 반영하듯 을씨년스럽다는 말로 많이 묘사하고 있다.그만큼 경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을사년인 올해도 정치권에서 허구헌날 정쟁만 일삼고
폭설이 내리던 지난 주말 대전광역시 컨벤션 웨딩홀에서 한정훈 대전대학 복싱 감독의 아들 결혼식이 열렸다.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악천후(惡天候)에도 불구하고 멀리 목동에서 SM 프로모션 대표이자 국민대학 홍성민 복싱 감독이 승용차를 몰고 와 필자와 함께 가까스로 시간에 맞춰 현장을 찾을수 있었다.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권만득 KBA 심판위원장, 김대호 KBA 사무국장, 유명구 김해 복싱체육관 관장, 오인석 전 대표팀 감독, 1982년 뉴델리 아시안 게임(LH급)금메달 홍기호, 강월성 전북복싱연맹 전무, 대한복싱협회 심판위원인 김종대 계
내년이면 어느덧 신문사에 컬럼을 연재한지 10년을 맞이한다.사람은 모름지기 한 분야에 10년을 매진하면 전문가(專門家)라는 소릴 듣는다고 한다.하지만 필자는 글을 쓸 때마다 한없는 부족함 때문에 매 순간 매 순간이 힘겹게 느껴진다.솔직한 심정이다. 올 한해도 어느덧 서서히 저물어가는 지난 주말 강동구에서 캡틴 복싱체육관을 운영하면서 유원대학 복싱 감독을 겸직한 이동포 감독과 오찬을 함께했다.필자가 이동포 유원대학 감독에게 애정(愛情)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가 나의 첫 제자이자 분신과도 같은 최요삼의 트레이너로 활약하면서 그의 최후의
서울 강남구 선정릉역 인근에서 ‘더원’ 복싱체육관을 운영하는 백승원 관장이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고 있다.현재 14년 동안 체육관을 운영하는 백 관장은 1984년 부산 태생으로 중학 시절 현 대한복싱협회 이상우 심판위원의 체계적인 지도로 엘리트 코스인 송도상고와 동아대를 거친 정통파 복서 출신이다.제28회 MBC 신인왕전 슈퍼밴텀급 챔피언과 2006년 1월 KBC 슈퍼페더급 챔피언에 등극한 백승원은 2010년 체육관을 개관, 오늘에 이르기까지 현 KBM 페더급 챔피언 심하녹, KBM 한국 미들급 챔피언 백하소, 그리고 전 슈퍼 웰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