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자가 조롱, 경멸의 대상으로 추락할 때 정상적인 국가 운영은 불가능해진다.”마키아벨리 군주론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국가 권력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대통령이란 국민의 권력을 위임받은 사람이다.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로 국가 정책을 결정한다. 국가 정책은 국민 삶의 질을 결정한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 삶은 국가지도자의 역량에서 달렸다고 국민은 믿는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희망하기 때문이다.희망은 사랑과 지지로 표현된다. 지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시대적 사명을 인식하고 국가의 밝은 미래를 개척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
지난 10월 10일 저녁 8시 뉴스가 이어지고 있었다. 자막 속보가 떴다. 작가 한강이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는다는 소식이었다. ‘한국 최초’와 ‘아시아 여성의 최초’ 수상이었다. 속보를 접한 전 국민은 전기에 감전된 기분이었다. 환호하며 “드디어 우리나라도”라고 외쳤다.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이었다. 흥분과 기쁨이 전율로 변하는 벅찬 낭보였다. 더욱이 어떤 예상과 기대도 하지 않았다. 유력한 후보 명단에 작가 한강의 이름은 없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값진 선물이었다. 목마른 문학계에는 기념비적 사건이자 한 소금의
‘솔라시도(SOLASEADO)’를 아십니까. 계이름이냐고요. 아닙니다. 땅끝마을 해남의 간척지(20.6㎢, 여의도 면적 7배)를 개간해서 만든 ‘미래 도시’입니다.간척지의 특징인 태양(Solar), 바다(Sea), 그리고 섬(도·Do)를 조합해서 이름을 솔라시도라고 지었습니다. ‘미래 도시’는 한마디로 인간 활동과 자연 생태계가 조화를 이루는 곳이죠. 솔라시도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방법의 표준을 제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극찬을 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솔라시도의 자랑, ‘산이정원’이 그것입니다. 산이정원은 ‘산이 정
한복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최대 문화유산 축제가 열린다. ‘2024 가을 궁중문화축전’이다.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이 축제는 오는 10월 9일부터 13일까지 5일간 4대 고궁(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에서 열린다. 특히 한복과 연관된 행사가 흥미를 끈다. 한복을 착용한 방문객은 무료입장할 수 있다. 그들을 대상으로 ‘한복 입은 멋쟁이’를 뽑는다. ‘한복 베스트 드레서 선발 이벤트’다. 전문 작가가 촬영한 한복 방문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와 내부 선정 절차를 거쳐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한복 소품
올여름은 참 더디게 간다. 9월 중순인데 낮 기온이 30℃를 웃돌고 있다. 지난 11일 낮 최고기온은 36℃. 예년 평균기온보다 무려 10℃나 높단다. 그래도 계절은 변한다. 17일은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다. 한가위는 ‘가을 한 가운데’를 뜻한다. 추석 무렵에 오곡백과가 무르익는다. 문화 영향을 주고받은 중국과 일본에도 한가위와 유사한 전통 명절이 있다. 중국의 ‘중추지에’(仲秋節), 일본은 ‘오봉’(お盆)이 그것이다. 이날의 주인공은 ‘보름달’과 조상이다. 보름달에 소원을 빌거나 조상을 기리고 가족의 안녕을 기원한다. 하지만
당뇨병은 흔히 ‘침묵의 살인자’라고 한다. 당뇨병은 사전 증상과 징후가 없다. 위험 감지가 어려운 질병이다. 이 때문에 ‘현대인의 병’이 됐다. 한국에 570만 명이 앓고 있다(2022년 한국당뇨병학회). 전 세계에서 한 해 치료비로 800조 원을 쓴다.하지만 매년 약 400만 명이 죽어간다. 그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부작용 없는 ‘천연 인슐린’을 찾아냈다. 천연 인슐린? 세종대 이상협 교수 연구팀이 ‘미인풋고추’에 혈당을 강하시키는 AGI(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 성분이 함유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지난 4일 발표된 한국원
서울시가 지난달 광화문광장 국가상징 공간 조성계획을 내놨다.이곳에 사업비 110억 원을 들여 높이 100m의 ‘대형 태극기’를 게양대를 건립한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다. 일각에서 ‘애국심 강요’, ‘국가주의적 발상’, ‘권위 시대로의 회귀’라고 주장했다. 비판에 부딪힌 ‘광화문의 대형 태극기’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하지만 국가상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많은 질문을 던졌다.국기는 국가의 상징물이다. 국가의 존재를 나타낸다. 그런 태극기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국가상징 공간(광화문)에서 휘날리도록 하는 게 무슨
몇몇 사람으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조상의 여름나기에서 가장 중요한 게 부채다. 부채를 빼놓고 더위 나기를 얘기할 수 있느냐”라는 내용이었다. ‘팥소 없는 찐빵’이라는 지적이었다.물론 한·중·일 3국의 부채를 소개해달라는 부탁으로 받아들였다. 감사할 뿐이다. 필자의 글에 관심을 두는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길을 걷다가, 버스를 타고 가다가 부채 든 사람이 있는지 살펴봤다. 거의 없다. 지난해엔 그렇지 않았다. 부채가 젊은 여성의 패션 아이템으로 부각할 정도로 인기였다. 패션과 유행은 하루가 다르다. 유행변화를 두고 할 말은 없다.
각 나라 언론이 밝힌 ‘기후 신기록’이다. 숫자만큼 명쾌한 표현은 없다. 한국은 1906년 기상관측 이래 최장 열대야로 고생하고 있다. 중국은 7월 평균기온 경신 기록이다. 일본은 전체 기온 관측지점 153곳 중 62곳이 7월 최고 기록을 바꿨다.한·중·일 세 나라 모두 기록적 무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덥다. 더워도 너무 덥다. 가만히 있어도 비지땀이 줄줄 흐른다. 말 그대로 ‘살인적 더위’다. 오죽하면 냉장고에서 잠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까.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른 여름나기의 지혜한·중·일 3국은 전형적인 온대몬순기후 지역에 속한
무더위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덥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흐른다. 패션 전문가가 추천하는 ‘무더위 패션’이 궁금하다. 의외다. ‘더울수록 벗지 말고 입는 패션’을 제안한다. 간편한 옷을 입더라도 개성과 감각을 사리라는 얘기다. 사실 여름에 패션 센스를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옷거리가 받쳐주지 않는 사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패테(패션 테러리스트) 몸매’가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이를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중국인이다. 특히 여름철 중국 남성의 차림은 패션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도 민망하다. 웃통을 벗고 다니거
한국이 지난 1일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어펜져스(펜싱+어벤져스)’가 헝가리의 아성을 넘었다. 45 대 41. 리우와 도쿄올림픽에 이어 3회 연속 우승이다.펜싱 사브르는 헝가리가 모태의 나라다. 헝가리의 조상은 마자르인이다.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말갈족이다. 중앙아시아에서 이주해온 유목민족이다. 슬라브족을 정복한 머저러스사드(마자르인의 나라·헝가리)는 몽골 기병에 패퇴하기 전까지 유럽 최강의 기병단을 보유했다. 사브르는 그 당시 기병전을 벌일 때 사용했던 검술이다. 중무장을 하고 말을 탄 채 싸
지난 7월 25일. 더위가 가장 극성을 부린다는 중복이다. 복날답다. 행정안전부로부터 폭염특보가 발효 중임을 알리는 안전 문자가 연신 날아들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흥건한 땀이 밴다. 만사가 귀찮다. 뜨거운 삼계탕 한 그릇을 먹고 싶다.그랬다. 우리나라 사람은 삼복더위에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보양(補陽) 음식을 먹었다. 이런 풍습은 중국에서 유입된 것이다. 춘추전국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진(秦) 덕공이 복날을 정하고 악귀를 물리치기 위해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라는 기록이 사마천의 《사기》에 나온다. 2,700여 년 전에는 더
15세기 중엽에 만들어진 소 무덤이 최근 발견됐다. 적어도 8마리 이상이 묻힌 구덩이에서 드러난 것이다. 이 소 무덤에는 특이 사항이 있다. 도살 흔적이 없다. 온전한 소 한 마리에 해당하는 소뼈가 고스란히 나온 것이다.일부는 관절이 연결된 상태였다고 한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17일 “동물 뼈가 부분적으로 출토된 사례는 있지만 소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구덩이 여러 개가 확인된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학계에서는 소 무덤의 위치에 주목하고 있다. 소 무덤 발굴지는 종묘에서 불과 600m 떨어진 예지동 세운상가(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
뉴욕 롱아일랜드 햄프턴은 미국 초호화 주택가다. ‘숲속의 지상낙원’으로 불린다. 뉴욕 부유층이 가장 즐겨 찾는 휴가지이기도 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의해 최근 이 지역의 새로운 명물이 소개됐다. 바로 ‘김치 치즈 크루아상’이다. 월스트리트는 “한 햄프턴의 제과점에서 1개에 8.5달러(1만 7,000원)에 팔린다”라면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뉴욕 부유층에게 별미가 되고 있다”라고 밝혔다.김치의 인기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김치는 건강 음식의 아이콘이 됐다. 김치는 문화의 경계를 뛰어넘었다. 전
손동작 하나가 외교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튀르키예와 오스트리아가 독일에서 붙은 UEFA 2024유로 16강전(축구)이 발단이었다. 두 골을 넣은 데미랄 선수(튀르키예)가 골 세리머니로 ‘회색 늑대 경례’를 했다. 손가락으로 늑대 귀 모양(엄지와 중지, 그리고 약지를 모으고 검지와 새끼손가락을 폄)을 만든 양손을 머리에 대서 늑대처럼 보이게 하는 인사법이다. 튀르크족은 회색 늑대를 성스러운 동물로 여긴다. 튀르크족은 회색 늑대 후예라고 말한다. 튀르키예는 당연히 ‘회색늑대 경례’를 튀르크족의 역사적, 문화적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코리안 푸드’의 열풍이 불고 있다. K-푸드 수출액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다섯 달 동안 K-푸드 수출액은 49억 6,000만 달러(농림축산식품부, 6월 4일 발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포인트가 늘어났다. 괄목할 신장이다. 라면, 과자, 음료, 쌀 가공식품, 김치, 김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음식을 뒤따라가는 게 있다. 술이다. 술은 안주를 동반한다. 술과 짝을 이루는 음식이 많다. 세계적인 한국 음식 인기는 한국 술로 연결된다. 한국 국민 술인 소주 수출 증가가 이를 방증한다. 지난 26일 국세청
한국의 계모임이 세계 유수의 언론에 주목받고 있다. 지난 18일 NYT는 ‘우정을 강력하게 유지하는 한국인들의 비밀 : 저축 모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한국인의 계모임을 소개하는 기사였다. 계모임을 소리 나는 대로 ‘gyemoim’으로 적고 ‘저축 모임(saving group)’으로 번역했다. NYT는 여행계, 치맥계(치맥목임), 혼인계, 상여계 등에 참여하고 있는 계모임 사례를 소개한 뒤 “한국에서는 친구들이 휴가와 식사, 기타 사교 활동을 위해 저축하는 계모임을 만드는 게 일반적”이라고 밝혔다. NYT는 한국의 계모임
지난 13일 도하의 신문에 눈에 띄는 사진이 실렸다. 강력한 범죄조직 소탕 작전을 펴는 엘살바도르발 기사였다. 새로 지은 교도소(세코트)로 이감되는 갱단원의 사진이었다. 그들은 웃통을 벗고 반바지 차림이다. 빼곡히 포개져 앉은 그들의 몸은 온통 문신투성이다.사실 우리나라에서도 문신이 크게 화제가 된 일이 있다. 지난 2021년 6월 류호정 전 의원에 의해서다. ‘문신 합법화’를 촉구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돌발적 퍼포먼스를 행했다. 훤히 드러낸 등에는 문신 스티커를 붙이고 나타났다. 그는 실제로 왼팔에 ‘42299’라는 숫자를
‘오줌 채소’는 조선의 물물교환 경제의 상징이다‘풍선 전쟁’이다. ‘오물 풍선’ 대 ‘전단 풍선’. 최근 남북한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심리전이다. 냉전 시대의 전술인 ‘선전 풍선’이 한반도에서 부활한 것이다. 북한이 오물 풍선을 바람에 태워 남한으로 보냈다. 대략 1,000개는 넘는다고 한다. 한국 내 대북 단체의 전단 살포에 대한 북한의 보복이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북한 인민의 표현의 자유”라고 억지 주장을 했다. 남한의 탈북민단체의 ‘전단 풍선’에 대한 대응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탈북민단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맞불
전통 한지,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 자신하는 이유? 풍납토성이 한때 세계 최고를 자랑하던 전통 한지(韓紙) 복원의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한지산업기술발전진흥회가 지난 23일 풍납토성에 ‘한지박물관’ 설립을 결정했다. 풍납토성으로 결정한 데는 이유가 있다. 서울이 한지 문화의 중심지인 동시에 한지 문화산업센터가 소재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진흥회는 풍납토성 한지박물관 건립을 계기로 전통 한지 문화의 보존과 발전 도모할 계획이다. 전통 한지 산업 클러스터도 조성할 예정이다. 전통 한지는 한국에서조차 ‘잊혀가는 유물’이었다. 우리나라 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