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유럽을 넘어 대학로를 조용히 뒤흔든 연극 <톡톡 TOC TOC(이하 톡톡>이 지난 해 11월부터 오는 2월 9일까지 대학로 TOM 2관에서 독특한 소재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네 번째 이번 시즌 역시 다시 한 번 관객들에게 행복을 선사하며 아쉬운 막을 내렸다.
강박증 치료의 최고 권위자 스텐 박사. 그에게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여섯 명의 환자들이 차례로 대기실에 들어온다.
통제불가.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는 욕설. 뚜렛증후군 프레드.
눈 떠서 잠들 때까지 쉬지 않는 계산. 계산벽 뱅상
잠시 앉을 틈도 없이 손 씻기 바쁜, 질병공포증 블랑슈
50번을 확인했어도 다시 확인 확인 또 확인, 확인강박증 마리
무조건 두 번씩 말하는, 무조건 두 번씩 말하는 동어반복증 릴리
모든 사물은 서로 대칭을 이뤄야 하는 대칭집착증 밥
기다림에 지친 환자들은 게임을 하며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하는데...
과연 이 여섯 명의 강박증 환자들을 무사히 병원 문을 나설 수 있을까?
연극 <톡톡>은 “대학로 연극에서 종교와 정치가 들어가지 않고, 중고등학생이 보호자와 함께 볼 수 있는, 웃고 즐기며 삶의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연극을 추천해 주세요.”라는 복잡한 요구에 남녀노소 누구나 웃고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용기와 함께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연극이기에 자신 있게 추천해 줄 수 있는 많지 않은 작품 들 중 하나이다. 이 작품은 프랑스 코미디의 왕, 작가 겸 배우인 로랑 바피(Laurent Baffie)가 집필한 작품으로, 2005년 프랑스 파리 초연 이후 세계 곳곳에서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였으며 2006년에는 프랑스 최고 연극상인 몰리에르 상의 영예를 안기도 하였다.
네 번째 시즌으로 관객들과 함께 한 <톡톡>은 초재삼연에 출연하여 작품을 대학로 대표 코미디 연극으로 이끈 최고의 배우들의 두터운 내공에 힘입어 더욱 강력한 웃음과 따스한 위로를 선사해 주었다.
심리학자 롤로 메이(Rollo May)는 불안을 ‘이 시대의 가장 절박한 문제들 중의 하나’로 손꼽았다. 불안의 역사는 인간 존재의 역사만큼 오래되었지만 현대생활이 복잡해지고 급속도로 변화함에 따라 불안의 존재는 우리에게 더 부가되었으며 도 그 영향력이 증대되어 왔다. 특히 현대인이 많이 겪는 불안장애 중 가장 고통스럽고도 극심한 블안장애라고 할 수 있는 것이 강박장애(强迫障碍)라는 병이다. 강박증은 스스로 원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고통스러운 생각과 행동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다.(조홍건 저 “강박증(강박장애)의 이해와 치료” 발췌) 그러한 강박증의 여러 모습들에 대한 연극 속 캐릭터의 묘사는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솔직하고 재미있다.
우리 사회에서 ‘아픈 이’들은 정상적인 삶의 영위가 어렵다 여기기에, 당연하게 배척하며 비정상의 테두리에 가두려 한다. 하지만 아픈 이들을 가두려는 테두리를 강화하기 전에, 정상적인 삶의 기준에 대해 묻고 싶다. 시계의 태엽처럼 하나의 톱니바퀴가 고장이 나면 다른 톱니바퀴에까지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인간을 소외시키는 행위는 인간을 단지 기계의 부품 중 하나로 보는 것이라 여긴다. 그러기에 함께 서로의 부족함을 이야기하며 이해하는 과정들을 통해 ‘아픈 이’들의 상처를 치료해 나가는 이야기 <톡톡>의 인간적인 면들이 더욱 따스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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