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무식해도 관료에게 맡기면 된다? 전두환 시절 얘기", 국가 리더가 많이 '알아야' 하는 이유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전날 지상파 3사를 통해 생중계된 대선후보 4자 토론회에 대해 "대선 후보 셋과 무식하고 오만한 정치 검사 하나의 토론"이라고 정의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혹평했다. 즉 토론 주제였던 '경제' 분야에 있어 윤석열 후보가 상당히 준비가 덜 돼 있음을 꼬집은 것이다.

이재명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이해찬 전 대표는 이날 '이재명플러스'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후보는 TV 토론의 3제, 즉 지식, 태도, 진정성 그 어느 것도 수준 이하"이라고 혹평했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선 "새삼 관록이 돋보인다"라며 칭찬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윤석열 후보가 토론회에서 '삼성전자를 애플처럼 데이터플랫폼 기업으로 바꿔야 한다'고 한 데 대해 "국내외 삼성전자 공장 직원들이 들으시면 큰일날 얘기"라며 "인프라 구축, 하드웨어와 관련된 것은 4차 산업혁명의 데이터와 플랫폼 경제 개념 속에는 없다"고 직격했다.

윤석열 후보는 '삼성전자를 애플처럼 데이터플랫폼 기업으로 바꿔야 한다'고 TV토론회에서 발언했다. 이에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의 발언에 전혀 납득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적극 반박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사진=MBC 방송영상
윤석열 후보는 '삼성전자를 애플처럼 데이터플랫폼 기업으로 바꿔야 한다'고 TV토론회에서 발언했다. 이에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의 발언에 전혀 납득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적극 반박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사진=MBC 방송영상

삼성전자는 반도체·가전제품·휴대폰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 중심의 기업인데, 돌연 이를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기업으로 변신시킨다는 발상으로 읽혀서다. 토론회에서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의 발언에 전혀 납득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적극 반박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해찬 전 대표는 윤석열 후보를 겨냥, "본인이 무식해도 관료에게 맡기면 된다는 발상은 속된 말로, 전두환 시절 이야기"라며 "지금 시대에는 통하지 않고 통해서도 안 될 이야기"라고 직격했다. 그는 나아가 "사실 조선시대에도 왕은 유식해야 했으니, 전두환 시절에나 통하던 얘기"라며 "대통령이 아무리 무식해도 최소한 관료들이 하는 말을 이해할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일갈했다.

전두환씨가 군사반란을 통해 집권했던 80년대와 현재의 2020년대는 천지차이가 있다. 국가경제 규모는 40년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고, 세계의 트렌드도 훨씬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국가의 리더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한 의사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만큼,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이 알아야 제대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만큼 국가의 리더는 만물박사까진 아니더라도, 사회의 다양한 분야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지식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지적인 것이다. 최근 안철수 후보도 '머리는 빌리면 된다'는 사고에 대해 "구시대 사고방식"이라며 "'최소한 '어떤 머리를 빌릴까' 하는 정도의 머리는 갖고 있어야 제대로 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해찬 전 대표는 소위 '윤석열의 나라'에 대해 "대통령의 가족을 비롯한 권력자의 주변은 맘껏 사기치고 주가 조작을 해도 수사와 기소조차 되지 않는 무소불위의 부정부패, 사법 불공정의 나라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해찬 전 대표는 소위 '윤석열의 나라'에 대해 "대통령의 가족을 비롯한 권력자의 주변은 맘껏 사기치고 주가 조작을 해도 수사와 기소조차 되지 않는 무소불위의 부정부패, 사법 불공정의 나라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해찬 전 대표는 윤석열 후보의 토론 태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윤석열 후보는 구조적 성차별을 묻는 질문에 ‘그거 대답하는데 시간을 쓰기 싫다'며 회피했고, 이재명 후보를 향해선 ‘원래 생각 잘 바꾸지 않느냐’고 비꼬기도 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얼마나 오만하고 무례한 작태인가. 문득 열차에서 상대방이 앉아있는 옆 좌석에 구둣발을 올려놓은 장면과 겹친다"라며 "피의자가 검사에게 질문을 해도 그런 식으로는 말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윤석열 후보의 '진정성'은 더 심각하다고 짚었다.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논란과 관련, 윤석열 후보 측은 과거엔 '손해 보고 나왔다'며 2010년 5월 이후 주식거래는 없었다고 설명했으나, 정작 윤석열 후보는 이번 토론회에선 "(이후에도) 당연히 주식거래 했다"며 말을 바꾸었다.

또 이재명 후보가 '김만배 녹취록'을 꺼내들며 윤석열 후보와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 등에 대한 관계를 묻자, 윤석열 후보는 "자기들끼리 떠들고 녹취한 일"이라며 답변하지 않았다.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이 지난 수개월간 '대장동' 관련해서 집요하게 공격했던 것과는 지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재명 후보가 '김만배 녹취록'을 꺼내들며 윤석열 후보와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 등에 대한 관계를 묻자, 윤석열 후보는 "자기들끼리 떠들고 녹취한 일"이라며 답변하지 않았다. 사진=MBC 방송영상
이재명 후보가 '김만배 녹취록'을 꺼내들며 윤석열 후보와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 등에 대한 관계를 묻자, 윤석열 후보는 "자기들끼리 떠들고 녹취한 일"이라며 답변하지 않았다. 사진=MBC 방송영상

이해찬 전 대표는 "TV 토론에서 윤석열의 나라를 본다"며 "대통령은 무식하고 막무가내로 구는데, 검찰, 언론, 국민의힘, 부패한 고위 관료 같은 기득권은 뒤에서 자기 이익만 챙기는 기득권의 나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오만하고 무례하며 약한 사람은 그저 약자란 이유만으로 조롱하고 멸시하는 야만의 나라가 될 것"이라며 "대통령의 가족을 비롯한 권력자의 주변은 맘껏 사기치고 주가 조작을 해도 수사와 기소조차 되지 않는 무소불위의 부정부패, 사법 불공정의 나라가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끝으로 "지금 우리에게는 현명하고 이성적인 선택으로 미래의 최악을 막을 의무가 있는 것 같다"며 이재명 후보 지지를 거듭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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