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선에서 '처참한' 득표율로 낙선, 김진애 "이런 구태로 '전두환 옹호' 망언이 덮여지나?"

[ 고승은 기자 ] = 광주를 지역구로 뒀던 4선 의원 출신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해 총선 광주에서 처참한 득표율을 얻는데 그치며 사실상 '퇴출된' 정치인에 불과한데다, 과거 더불어민주당에서 분란만 일으키다 나간 이들로서 결국 '갈 길 찾아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직 4선 국회의원들인 이들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라의 근간인 헌법정신과 법치주의를 훼손하려는 세력에 맞선 윤석열의 투쟁은 이 정권에 환멸을 느낀 국민에게 정권교체의 희망을 가꾸고 결의를 다지게 했다"며 '윤석열 지지' 이유를 밝혔다.

광주를 지역구로 뒀던 4선 의원 출신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해 총선 광주에서 처참한 득표율을 얻는데 그치며 사실상 '퇴출된' 정치인에 불과하다. 사진=연합뉴스
광주를 지역구로 뒀던 4선 의원 출신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해 총선 광주에서 처참한 득표율을 얻는데 그치며 사실상 '퇴출된' 정치인에 불과하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공정과 정의, 상식은 우리 두 사람과 윤석열 후보가 만나는 지점"이라며 "김대중의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했던 우리 두 사람이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후보를 선택한 것은 참된 공정과 정의를 실현해서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후보가 윤석열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윤석열 전 총장을 극찬했다.

이들은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에 새로운 변화를 주고 중도와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가 마음을 턱 놓고 함께 할 수 있는 국민통합정당으로 거듭나게 한다면 대선에서 압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희 두 사람의 뿌리인 호남에서도 국민의힘 변화와 윤 후보 리더십을 인정하고 놀라울 정도의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자찬하기도 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이들에 대해 “호남을 대표하는 큰 정치인”이라고 극찬하며, "두 분과 함께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열망을 수렴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정치를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윤석열 전 총장은 '전두환 옹호' '개 사과' 파문에 휩싸여 있다. 그럼에도 박주선 전 부의장은 “실성하지 않는 한 국민을 개로 취급하고 광주 시민을 개로 취급할 수 있겠나”라며 “다시 한 번 광주정신으로 발언에 대해 진의를 평가하는 계기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적극 감쌌다. 

언론은 이들이 4선 중진 의원이었다는 점을 들어, 마치 호남의 거물급 인사가 윤석열 전 총장의 손을 들어준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 

박주선 전 부의장이나 김동철 전 원내대표의 경우, 모두 지난 2015년 더불어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옛 국민의당에 합류한 바 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를 맡을 당시 당을 마구잡이로 흔드는데 김한길·주승용 전 의원, 조경태 의원 등과 앞장선 대표적 인사들이다. 사진=연합뉴스
박주선 전 부의장이나 김동철 전 원내대표의 경우, 모두 지난 2015년 더불어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옛 국민의당에 합류한 바 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를 맡을 당시 당을 마구잡이로 흔드는데 앞장선 대표적 인사들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들이 호남 거물이라고?"라고 따져물으며 "똑똑한 호남분들은 이런 정치 행태를 진짜 싫어한다. 결과적으로 윤석열은 호남에서 오히려 더 큰 손해를 볼 것이다. 나의 촉"이라고 꼬집었다.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윤석열, 이런 구태로 전두환 옹호 망언이 덮여지나?"라며 "딱도 하다. 광주호남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구태에 부글부글"이라고 힐난했다.

박주선 전 부의장이나 김동철 전 원내대표의 경우, 모두 지난 2015년 더불어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옛 국민의당에 합류한 바 있다. 

이들은 광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었으나 개혁 성향과는 거리가 매우 멀었으며,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를 맡을 당시 당을 마구잡이로 흔드는데 김한길·주승용 전 의원, 조경태 의원 등과 앞장선 대표적 인사들이다. 

당시 옛 국민의당에 합류한 호남 정치인 다수는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참여정부=호남 홀대론'이라는 거짓 프레임, 그리고 김종인 당시 민주당 비대위원장의 '전두환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참여' 구설수 효과 등에 힘입어 금뱃지를 달았다. 그러나 이듬해 안철수 대표가 대선에서 완패한 뒤, 옛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합당하며 바른미래당이 됐고 호남 지역구 의원 다수는 탈당하여 민주평화당을 만드는 등 이합집산이 이어졌다.

바른미래당 잔류파였던 박주선 전 부의장과 김동철 전 원내대표는 당 해체 이후 기존 민주평화당 인사들이 중심이 된 민생당에 합류, 지난해 총선에 출마했다. 그러나 자신이 십여년 이상 현역 의원으로 터를 닦았던 지역구에서 그대로 출마했음에도, 처참한 득표율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낙선했다.

김동철 전 원내대표(광주 광산갑 후보)는 지난해 총선에서 13.33%를 득표하는 데 그치며 당선자인 이용빈 민주당 의원(77.77%)에 비해 5분의 1조차 득표하지 못했다. 4선 지역구 의원으로서 사실상 퇴출된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김동철 전 원내대표(광주 광산갑 후보)는 지난해 총선에서 13.33%를 득표하는 데 그치며 당선자인 이용빈 민주당 의원(77.77%)에 비해 5분의 1조차 득표하지 못했다. 4선 지역구 의원으로서 사실상 퇴출된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박주선 전 부의장(광주 동구·남구을 후보)은 10.10%를 득표하며 3위에 그쳤다. 그는 당선자인 이병훈 민주당 의원(72.27%)의 7분의 1도 득표하지 못했다. 김동철 전 원내대표(광주 광산갑 후보)도 13.33%를 득표하는 데 그치며 당선자인 이용빈 민주당 의원(77.77%)에 비해 5분의 1조차 득표하지 못했다. 

아무리 민생당 지지율이 낮았다고 하더라도, 현역 중진 의원이 이렇게 선거비용조차 모두 보조(15% 이상 득표)받지 못할 정도로 처참하게 패했다는 것은 광주에서 완벽하게 '퇴출'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정치생명이 완전히 끝난 거나 다름없는 이들을 윤석열 전 총장이나 언론들이 '거물'이라고 애써 포장해주고 있는 셈이다. 이들이 윤석열 전 총장의 호남 득표에 과연 도움이나 될지 매우 의문스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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