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韓食)의 세계화 성공’ 사례가 화제다.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Harvard Business School)이 ‘K푸드 세계화 성공 과정’ 사례를 연구 교재로 채택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한국 식품기업 성공’의 식품분야 교재를 연구 사례로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CJ제일제당의 K푸드 세계화의 성공비결 과정을 분석한 교재를 지난 10일(현지 시각) 경영자 교육 프로그램에서 공개했다고 한다. 

사진: 태국 방콕 유엔콘퍼런스센터 구내식당 한식 코너에서 국제기구 직원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 태국 방콕 유엔콘퍼런스센터 구내식당 한식 코너에서 국제기구 직원들이 대기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전 세계 경영대학원 중 가장 많은 대기업 CEO를 배출한 학교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경영자 교육 프로그램엔 전 세계 유수의 기업인들이 참가한다. 이번 ‘K푸드 세계화 성공 과정’ 교재가 공개된 프로그램에도 전 세계 각국의 CEO 및 기업 관리자 180여 명이 참여했다.

그동안 한국 기업이 하버드 연구 대상에 오른 것은 2004년과 2005년 글로벌 마케팅 전략으로 주목받은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2005년 신한은행의 조흥은행 합병과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전략, 2008년 전 대우조선해양의 생존전략도 하버드 경영대 교재에 실렸다. 2008년 SNS 시장을 개척한 싸이월드 보고서가 발간됐고, 이듬해 SK텔레콤의 사회공헌 활동이 평가받았다. 2010년엔 미래에셋의 성장 스토리, 2015년엔 CJ E&M이 ‘미국에서 한류 확산’도 주목받았다.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MBA) 수업은 케이스 스터디(사례 연구)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기업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놓고 교수와 토론을 벌이면서 다양한 경영 기법을 익힌다. 하버드 경영대가 1912년 세계 최초로 도입한 뒤 전 세계 주요 MBA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습형식으로 발전했다.

하버드 경영대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보통 500~600개의 사례 연구를 접하게 된다. 하버드가 발간하는 경영학 전문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는 전 세계 3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두고 있다. 이런 명성 때문에 하버드 경영대의 사례 연구 대상이 되면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와 평판이 높아진다.

‘K푸드 세계화 성공 과정’연구 교재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K푸드 경쟁력의 원천을 분석한 부분이었다. 교수진은 먼저 CJ제일제당의 ‘K컬처 마케팅’에 주목했다. 라인하르트 교수 등은 교재를 통해 “한국의 K컬처는 전 세계 국경을 넘나드는 ‘문화 현상’이 됐다. K푸드는 이를 통해 국제적으로 함께 조명받게 됐고, 한식 시장의 규모까지 덕분에 글로벌 수준으로 확장됐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먼저 널리 퍼져나간 덕분에 한국의 음식 산업까지 확장해왔다고 분석한 것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진은 K푸드 글로벌 확장의 주요 사례로 한국에서 가장 큰 식품 기업일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미국 시장에서 만두, 냉동피자가 1위에 오르고, 냉동 유통채널 슈완스를 인수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게 시선을 끌었다는 지적이다. 교수진은 “전 세계 종합식품 회사 중 네슬레를 제외하면 글로벌 사업을 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K푸드 기업으로선 CJ제일제당이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고 봤고, 이들의 글로벌 시장 확장 단계를 주목했다. K푸드 확산이 비로소 공인받은 의미다.

또한 CJ제일제당이 냉동 유통 채널 슈완스를 인수, 2019년 23억달러였던 매출은 2022년 30억달러까지 키웠고, 월마트·크로거 같은 대형마트에 상품을 입점시킴으로써 물류 신경망을 빠르게 넓혀온 것도 미국에서의 점유율을 빠르게 키울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만두는 2020년 단일 품목으로 글로벌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2021년부터 미국 만두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고 했다.

최근엔 국산 냉동 김밥이 인기 폭발이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산 냉동 김밥은 미국 대형 마트인 ‘트레이더조’와 한인 마트 ‘H마트’ 등에 납품되고 있다. 동남아시아와 유럽, 중동에서도 냉동 김밥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냉동 김밥을 비롯해 즉석밥과 냉동 비빔밥 등 ‘쌀 가공품’ 수출액은 9777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의 4650만달러와 비교하면 3년 만에 2배로 뛰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지난해 베이징 호찌민 뉴욕 등 해외 18개 주요 도시 현지인 대상의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 결과가 지난 4일 발표됐다. 최근 1년간 자주 먹은 한식은 한국식 치킨(29.4%·중복 응답) 김치(28.6%) 라면(26.9%) 순이었고, 가장 선호하는 한식은 한국식 치킨(16.5%) 라면(11.1%) 김치(9.8%) 순이었다.

한국 음식으로 떠오르는 메뉴는 김치가 40.2%로 압도적인 1위였으며 비빔밥(23.6%) 한국식 치킨(16.2%) 불고기(13.3%) 고기구이(12.0%) 떡볶이(11.7%) 김밥(9.0%) 라면(8.3%) 등 이다. 한식의 대표적 이미지로 ‘풍미’ ‘가격이 합리적’ ‘최근에 유행’ 등 긍정적인 요소가 많고, 한식 만족도는 92.5%로 집계됐다. 지난해 라면을 비롯한 김 과자 쌀 가공품 과일 등 농식품과 농식품 전후방산업을 모두 아우른 K-푸드 플러스 수출액은 118억7260만 달러, 한화 15조5100억 원에 이른다. K-팝, K-드라마, K-콘텐츠 인기를 업은 K-푸드 다양화가 입증된 것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이번 ‘K푸드 세계화 성공 과정’을 통해서 산업화와 현대화의 역사가 짧은 한국은 그동안 정부 주도의 정책에 의존해 대부분의 상품을 수출해왔지만, K푸드 경우는 ‘한류’의 문화라는 소프트웨어가 먼저 확산된 덕분에 한국 음식 시장의 판로가 열렸고, 생산시설이 확대됐으며 산업 전체 규모가 커진, 이례적인 경우라는 지적이다.

 최 충 웅(언론학 박사)
 최 충 웅(언론학 박사)

K푸드 경쟁력의 원천은 한국의 대중문화 K컬처가 먼저 세계에 널리 퍼져나간 덕분에 한국의 음식 산업까지 확대됐다는 의미다. K컬처는 전 세계 국경을 넘나드는 ‘문화 현상’이 됐다. ‘K-푸드 세계화 성공’은 음식은 곧 공감이며 문화이고 역사임을 입증해 주고 있다. 우리와 세계인의 공감, 우리 문화와 세계 문화 교류의 깊은 의미가 깔렸다. K푸드, K팝, K크래식, K콘텐츠 모든 한류가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한국의 문화가 곧 글로벌 문화로 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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