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진지하게 고민 중", 총선 '정권 심판론' 기치로 외연 확장 포석
[서울 =뉴스프리존]김 석 기자= 18일, 국민의힘 이언주 전 의원이 "지금의 당은 탄핵 당시의 새누리당보다도 오히려 더 나빠졌다"며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2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한 이언주 전 의원에게 민주당 복당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통령과 주변 권력의 사유화와 국정농단, 대통령의 권력기관 줄세우기와 여당의 사당화, 시대착오적 극우 행보와 권위주의적 국정운영 같은 양상이 박근혜 정권 때보다 훨씬 더 심각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스스로 살아있는 권력이 된 윤 정권과 국민의힘은 여전히 전 정권 탓만 하면서 내로남불 중이고, 근본적 해법을 고민하기보다 특정 집단이나 특정인을 악마화하고 있다"며 "집권세력이 갈등을 조정하기는커녕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을 내세워 집권했지만, 이제 가장 대한민국에서 부끄러운 단어가 되어버렸다"며 "채상병 사건의 외압을 주장한 수사단장을 항명죄로 수사하고, 쌍특검을 반대하는 건 민의를 배신하는 뻔뻔한 행태"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전 의원은 "국민 절대다수가 김건희 특검이 필요하다고 하는데도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다, 배우자를 위해 대통령 권력을 남용한 셈인데 세상천지에 이런 특권이 어디 있냐"며 "공정과 상식이라는 정권의 토대는 이제 무너졌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보궐선거 참패 이후에도 돌아온 답은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한동훈 비대위원장 임명이었고, 검찰정권에 이어 검찰당의 탄생을 예고했다"며 "아니나 다를까 한 위원장은 특검법을 악법이라며 대통령 부부 이해관계에 충실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상명하복 권위주의의 상징적 조직인 검찰세력의 집권을 종식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전진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윤석열·김건희당, 검찰당이 돼가는 국민의힘에서 더 이상 희망을 찾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신당 합류 등 후속 정치행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다수 주권자들의 민의를 대변해 정권의 전횡을 견제하여 진짜 '공정과 상식'을 회복하는 길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한편, 변호사 출신인 이 전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경기 광명을 지역구에서 당선돼 2016년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당내 친문(친문재인) 패권을 비판하다 2017년 4월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국민의당으로 옮겼다.
이후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합당한 바른미래당으로 당적을 바꿨으며, 2020년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창당에 참여했다.
21대 총선에서 부산 남구을에 출마했다가 민주당 박재호 후보에게 패했으며, 국민의힘 당적을 유지하다 지난 18일 탈당했다.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 가방 수수 논란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등 현 정권과 각을 세워왔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정권심판론'을 기치로 내건 만큼 이 전 의원 복당이 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이 전 의원이 복당하면 '윤석열 정권 심판' 세력의 외연을 확장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복수의 당 의원들도 이 전 의원에게 복귀를 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성호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정권에 올바른 쓴소리를 하다가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집권당 소속으로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내려놓은 이 전 의원의 용기와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고 적었다.
다만, 이 전 의원이 정치 입문 후 '우클릭'을 거듭하며 보수적인 정치 성향을 드러내 온 점은 당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이 전 의원은 통화에서 "(복당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며 "고민이 성숙하면 이 대표를 만나 대화하겠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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