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제2의 '오만쇼크' 피하려면 감독의 지도력 필요
홍명보호가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2차전을 치른다.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에서, 충격적인 0-0 무승부를 기록한 홍명보호로서는 승리가 절실한 한판 승부다. 오만은 한국의 FIFA 랭킹 23위 보다 53계단 아래인 76위로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1차전에서 랭킹 96위 팔레스타인과 무승부를 기록한 터에 FIFA 랭킹은 허수에 불과하다. 때문에 홍명보에게 오만전 필승 조건 준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홍명보호는 팔레스타인과의 안방 경기에서 특징적인 전술, 전략 부재속에 공격 빌드업 속도와 수비력 미흡 그리고 정신력, 컨디션 취약 등 많은 문제를 노출시키며 급기야 결정력 부족으로 예상을 빗나가는 결과를 얻었다.
그렇다면 우선 홍명보호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안 된다. 오만은 1차전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0-1로 석패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이라크를 압도했을 만큼 전력은 탄탄한 상황이다. 따라서 홍명보호에게 방심은 금물이다.
한국은 유독 중동 원정에서 약한 면을 노출하고 있다. 그 중 2003년 10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컵 예선(오만 무스카트)에서 오만에게 1-3으로 패배했던 '오만 쇼크'는 이번 2차전 경기에 정신적,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치기에 충분한 요소다.
이 같은 상황은 가뜩이나 팔레스타인전 무승부로 인한 정신적, 심리적 부담감을 안고 있는 홍명보호로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홍명보호의 오만전 필승 키워드는 분위기 반전과 컨디션 회복이다.
이는 분명 전술, 전략 수립보다 먼저다. 정신적, 심리적 부담감 극복과 컨디션 회복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홍명보호에게 지난 팔레스타인 후반전은 '반면교사'로 대두된다. 축구에서 아무리 강팀이라고 해도 약점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변화다. 홍명보호의 공수는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 이강인(23.파리 셍제르맹),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이라는 등식은 아시아 국가들에 모두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만은 이 점을 철저히 노리는 공격 축구와 강한 정신력을 무기로 한국을 상대할 것으로 점쳐진다.
팔레스타인전에서 대표팀은 전반전에 너무 안정적으로만 볼을 돌리는, 소극적인 플레이로 일관하여 경기 흐름과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장악하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전은 교체카드로 변화를 주면서 공격 숫자 우위로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해 비록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경기 내용은 전반전과는 상이했다.
이런 전략은 오만전 필승 해법으로서 부족함이 없다. 만약 오만전에 홍명보호가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한국의 FIFA월드컵 11연속 본선 진출은 가시밭길의 험난한 여정이 될 수 있다.
이에 홍명보 감독의 지도력이 그 어느때 보다 요구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오만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훈련을 하루하고 시작했다. 아무래도 나의 색깔보다는, 선수들이 그동안 해오면서 잘해왔던 것들을 조금 더 잘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오만전은 홍명보 감독이 팔레스타인전과 같이 운영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만큼 홍명보 감독에게 부여된 임무와 책임은 엄중하고 막중하다.
사실 단 이틀(7일 출국) 동안 분위기 반전과 피로 회복을 통한 현지 적응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기도 하다. 그만큼 오만전 리스크가 커 한국의 첫 승에 대한 간절함도 커졌다.
이런 한국팀의 간절함에 맞서 오만은 홈 이점을 등에 업고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국과 오만전에선 1골을 다투는 치열한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감독의 지도력이 승리의 관건이 될 것임은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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