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스프리존]한 민 기자= 재계 7위 한화그룹은 1994년 ‘한국화약그룹’에서 현재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그 이유가 사뭇 재미있다. 1994년 4월 당시 한국화약그룹의 고위 관계자가 중국을 방문했다. 당시 그룹명을 영어로 ‘Korea Explosive Group’로 표기했다. 그런데, 중국 측에서 이걸 ‘남조선 폭파집단’이라는 지극히 테러 단체 같은 이름으로 번역하는 바람에 이름을 바꿔야만 한 것으로 재계 일각에서 전해진다.
사실이야 어쨌든 한화그룹은 1952년 설립된 한국화약에 뿌리를 둔 기업이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는 산업용 화약뿐 아니라 불꽃놀이용 화약도 직접 생산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측은 터무니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는 단순 에피소드에 불과하다”며 “오랜 기간의 준비 끝에 그룹 이름을 바꿨다”고 전했다.
한국화약은 1993년 (주) 한화로 회사 이름을 바꾸고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화약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약 2%로 줄었지만 그룹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여전하다.
(주)한화가 매년 100억원대의 예산을 들여 서울세계불꽃축제를 개최하는 이유도 이 같은 배경에서 짚어 볼 수 있다.
㈜한화가 지난 5일 개최한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4’에는 100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한화그룹은 이 행사 개최에 매년 약 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올해 20회째다. 2000년 첫 개최 이후 2001년(미국 9·11 사태), 2006년(북한 핵실험), 2009년(신종플루), 2020~2021년(코로나19)을 제외하고 빠짐없이 열렸다.
지속적인 행사 개최의 표면적 이유는 사회공헌이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겠다는 취지다.
올해 20회째를 맞은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화를 비롯해 미국, 일본 총 3개국의 대표 연화팀이 오색 불꽃으로 가을 하늘을 수놓으며 100만여명의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이번 불꽃축제는 시민들이 멀리서도 불꽃을 즐길 수 있도록 높은 고도에서 크게 개화하는 타상불꽃의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 타상불꽃 수를 작년 대비 18% 늘렸을 뿐만 아니라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역대 최대 크기의 특수제작 불꽃을 하늘 높이 선보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해 불꽃축제 직후 “1명이라도 더 많은 시민이 아름다운 불꽃을 통해 위로받고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더 크고 넓게 불꽃을 쏘아 올리자”고 말했다.
한화그룹이 불꽃축제로 얻어가는 이득도 크다. 한화는 주가나 매출 상승효과보다는 그룹 이미지 개선에 방점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산업용 화약 제조에 뿌리를 둔 기업으로 불꽃축제를 통해 그룹의 뿌리를 기리는 데 상징적 의미를 두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은 육군과 해군의 무기체계와 우주발사체 사업까지 하는 대한민국 대표 방산그룹이다. 최근 K방산의 세계화로 글로벌 시장에서 기세를 넓히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서울세계불꽃축제는 매년 약 100만명의 관람객이 동시에 모이는 유일한 국내 축제로 홍보 효과가 상당하다. (주)한화 관계자는 “야구팀 한화이글스와 더불어 한화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올해 불꽃축제를 생중계한 ‘한화TV’의 유튜브 영상 조회 수는 7일 오후 현재 약 170만회에 달한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한화 창립 72주년을 뜻하는 ‘72’ 형상의 불꽃이 터지자 무엇을 의미하는지 인터넷 검색을 하기도 했다.
한화는 축제 인기에 힘입어 올해 처음으로 유료 좌석(골든티켓)을 도입했다. 16만5000원의 골든티켓 2500장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고,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1.5~2배 가격에 거래됐다. 한화는 티켓 판매 수익을 축제 안전관리, 지역상권 상생 프로그램 등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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