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성적 지상주의 따른 잦은 감독교체가 문제
프로축구 '하나은행 K리그1 2024' 36라운드 최대 관심사는 우승팀과 K리그2 다이렉트 강등팀은 어디가 될 것인가였다. 라운드 종료 결과 파이널A 울산 현대(이하 울산)는 웃었고, 파이널B 전북 현대(이하 전북)와 인천 유나이티드(이하 인천)는 땅을 쳤다.

먼저 리그 16라운드부터 선두에 등극한 뒤 4위까지 오르내리던 디펜딩 챔피언 울산은 1일(울산종합운동장) 2008년 창단이래 절정기를 맞으며 시·도민구단으로, 사상 첫 우승에 도전했던 강원을 상대로 전반 35분 루빅손(31.스웨덴), 후반 8분 주민규(34)가 선제골과 쐐기골을 터뜨려 2-1로 승리해 대망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조기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울산은 K리그 41년 역사에 성남 FC(전 일화 천마, 성남 일화), 전북 현대(이하 전북)에 이어 4번째로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하지만 2022, 2023시즌 2연패를 이끌었던 홍명보(55) 감독에 이어 지난 7월 말 지휘봉을 잡은 김판곤(55) 감독은 구단 출신으로 K리그 첫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았을 뿐, 정식 감독으로서의 지도력은 아직 물음표로 남았다.
한편 돌풍을 일으켰던 강원 윤정환(51) 감독은 일본 J 리그 무대를 거쳐 2014년 울산 사령탑(2014.12~2016.11)에 오른 이후 10년만의 K리그 복귀에서 기존의 수비축구 평가를 무색케하는 팀 최다 득점(60골)의 공격축구로 지도력에 변화를 가져오며 K리그에 또 한 명의 토종 지도자로 우뚝섰다.
사실 K리그에서 '명장' 반열에 등극하는 것은 어려움이 많다. 이는 한국 스포츠의 병폐 중 하나인 '성적 지상주의'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K리그 감독은 성적 지상주의의 폐해는 고스란히 전가되기 때문에 단명으로 끝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현실에서 K리그 3연패를 일군 감독은 '명장'으로 인정 받고도 남음이 있다. 현재까지 K리그 3연패를 달성하며 '명장'으로 칭송받고 있는 지도자는 단 2명에 불과하다. 주인공은 바로 일화 천마 (1993~1995)와 성남 일화(2001~2003)를 지휘한 박종환(작고), 차경복(작고) 감독이다.
한편으로 직전 35라운드까지 리그 순위 11위와 12위를 기록해 벼랑끝에 몰려있던 전북(승점 37)과 인천(승점 35)의 맞대결은 단 2점의 승점 차이가 나타내 주듯 사실상의 강등 결정전이나 다름없는 경기였다.
이에 따라 양팀의 '사생결단' 필승 의지는 경기내내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궜다. 하지만 승운은 전북과 인천 양팀에게 모두 등을 돌렸고 강등 위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전북은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K리그 '리딩클럽'으로 '선수 연봉 200억'을 쏟아붓고 있는 팀이다. 그럼에도 강등 직전까지 내몰렸다는 사실은 전북에게는 최대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앞서 K리그2로 강등된 K리그 명문구단 부산 아이파크와 수원 삼성이 증명 해주듯이 만약 전북이 K리그2로 강등 당하며 명예와 자존심까지 무너진다면 실로 다시금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데에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것으로 예측된다.
인천 또한 마찬가지다. 전북과 인천은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12시즌 동안 단 한 차례 강등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특히 인천은 9시즌 동안 파이널B에 머물렀지만 '생존왕' 애칭까지 얻으며 K리그1에 살아남았다.
하지만 이제 전북과 인천은 강등을 모면하기 위한 일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전북과 인천은 11월 10일 각 각 안방에서 10위 대구 FC와 9위 대전 하나시티즌과 37라운드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36라운드에서 다이렉트 강등의 최대 고비를 넘긴 인천은 물론 전북 또한 '필승'의 승부수를 던지지 않으면 강등을 피할 수 없다. 이제 K리그1 2024 시즌은 37, 38 라운드 두 경기만 남겨놓고 있다.
실로 전북의 몰락과 함께 인천의 강등 위기는 K리그1, 2 의 25개 구단에게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 두 구단의 두드러진 실책으로는 '성적 지상주의'에 매몰된 시즌 중 잦은 감독 교체가 지목되고 있다.
전북과 인천이 아무리 반전과 변화를 모색하는 차원의 정책을 추진했다 해도 지도력과 경험을 무시한 감독 교체는 결코 '약'이 될 수 없었다. 오직 경력과 여론만을 우선시 한 감독 선임은 팀에 '독'이 됐을 뿐이다.
지도자에게 우선적으로 요구돼야 할 것은 확실한 축구철학과 함께 지도력, 풍부한 경력 및 경험 그리고 원팀을 형성하기 위한 리더십이다. 만약 K리그 각 구단이 이 5가지 조건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부산, 삼성, 전북, 인천을 따르는 구단으로 전락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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