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한 민 기자=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대형 제철소를 새로 짓는 대규모 투자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보편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 강화를 예고한 가운데에서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9일 재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을 중심으로 미국 현지에 자동차 강판 제품 등을 생산하는 제철소 건설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구체적인 사업 검토 단계를 거쳐 자사의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 등 몇몇 주 정부 측과 접촉해 인프라 등 투자 여건에 관한 논의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투자규모가 70억달러(1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 남부 지역에 투자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금액, 시기, 생산방식 등은 결정된 바 없다"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 제철소 계획을 확정한다면 해외에서 쇳물을 뽑아내는 첫 한국 제철소를 짓게 된다.
현재 현대제철의 연간 조강 생산량은 2000만톤가량으로 이 가운데 자동차용 강판 생산량이 500만톤 가량에 달한다. 자동차 강판 생산량 중 400만톤가량이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에 공급된다.
현대차그룹이 대형 투자 검토에 나선 것은 트럼프 신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전망 속에서 자사의 미국 내 자동차 생산량이 지속 확대될 예정이어서 그룹 내 현지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앨라배마 공장, 조지아 공장 그리고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가동 중이다. 메타플랜트 생산량이 확대되면 향후 연간 미국 내 생산량은 120만대 체제를 갖추게 된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강판을 가져다 미국 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한다.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은 쿼터가 적용돼 공급 물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철강에 적용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대한국 철강 수입량을 2015∼2017년 연평균 수출량(약 383만톤)의 70%로 축소한 쿼터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톤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따라서 현대제철이 미국에 대형 제철소를 신규로 건설하게 된다면 현대차그룹 차원의 자동차 사업 안정화에 더해 제한된 한국 제철 산업의 대미 사업에도 새로운 활로를 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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