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 공항 부근 상공서 충돌
포토맥 강으로 추락

미국 아메리칸항공 산하 PSA항공의 소형 여객기와 미 육군 블랙호크 헬기가 워싱턴DC와 버지니아주, 메릴랜드주의 경계인 포토맥 강 상공에서 충돌한 뒤 그대로 강에 추락했다.

29일(현지시각) 미 워싱턴DC 로널드 레이건 공항 근처 포토맥 강에서 구조대원들이 항공기 충돌 사고 후 생존자들을 찾고 있다.(사진=AFP,  연합뉴스)
29일(현지시각) 미 워싱턴DC 로널드 레이건 공항 근처 포토맥 강에서 구조대원들이 항공기 충돌 사고 후 생존자들을 찾고 있다.(사진=AFP,  연합뉴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승무원 4명 등 64명이 탑승한 여객기와 3명을 태운 헬기가 29일(현지시각) 밤 8시 47분(현지시간) 로널드 레이건 국제 공항 부근에서 공중 충돌한 뒤 아래 강으로 추락했다.

사고 발생 4시간 뒤인 30일 오전 1시 현재 생존자 구조소식은 없다. 미CBS는 경찰관계자를 인용해 현재 최소 19구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사고기는 캔자스주 위치타에서 워싱턴DC로 향하던 PSA항공 국내선 5342편으로 소형 여객기이다.  군 헬기는 버지니아주 포트 벨부아에서 출발한 육군 UH-60헬기로 훈련 비행중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사고 여객기는 여러 조각으로 부서져 물속에 잠겼으며 헬기는 인근에 뒤집혀 잠겨 있지만 대부분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CBS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고를 목격한 한 연방 공무원은 “큰 불꽃이 보였고 뭔가 떨어지는게 보였다. 어두워서 그게 뭔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고 여객기에는 미국 피겨 선수들과 함께 러시아의 아이스 스케이팅 코치이자 전 세계 챔피언인 예브게니아 시슈코바, 바딤 나우모프 부부가 탑승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전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 1994년 페어 피겨 스케이팅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했으며 미국에서 살면서 스케이터들을 훈련시켰다.

포토맥 강을 수색중인 구조대원들 (사진=AFP, 연합뉴스)
포토맥 강을 수색중인 구조대원들 (사진=AFP, 연합뉴스)

워싱턴DC 소방대원들과 군경, 미국 연방수사국(FBI) 수중 수색팀 300명이 사고현장에서 인명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현재 포토맥강의 수온이 낮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존 도넬리 워싱턴DC 소방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수색 및 구조작업은 어두워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물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잠수에 매우 어려운 환경이다”며 “작업에 수일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헬리콥터(호출부호 PAT25)가 비행기(CRJ)와 충돌하기 전 마지막으로 시도한 교신을 보면 여객기와 헬기의 충돌은 관제사의 비행조율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사고 당시 관제탑에서 “PAT25, CRJ가 보이는가? PAT25, CRJ뒤로 지나가라”고 지시한 내용이 오후 8시47분 녹음돼 있다. 몇 초후 다른 항공기가 관제탑을 호출해 “관제탑 저거 봤어요?”라고 말하는데 이는 추락사고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여객기가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헬기에 여객기와의 충돌을 주의하라는 경고가 전달됐으나 직후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항공기 추락을 막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제탑은 헬기에 무엇을 봤느냐고 묻는 대신 무엇을 해야 할지 왜 말하지 않았나. 이것은 막았어야 할 나쁜 상황이다”며 “좋지 않다”고 썼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상공은 미국에서 가장 복잡한 항공로 가운데 하나로 전해진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공항 근처에서는 항공기들이 서로 충돌할 뻔하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여러 기관이 지금 곧바로 대응하고 있다”며 일단 연방과 지방 당국이 현장에서 가능한 한 많은 생명을 구하려고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아이섬 아메리칸항공 최고경영자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우리의 깊은 슬픔을 표하고 싶다”며 “오늘은 우리 모두에게 힘든 날”이라고 말했다.

사고 여파로 로널드 레이건 공항의 이착륙은 전면 중단됐으며 이곳에 착륙할 예정인 항공기는 인근 볼티모어 국제공항으로 회항했다. 레이건 공항은 30일 오전 11시 다시 열릴 예정이다.

한편 포토맥 강에선 지난 1982년 1월 13일 워싱턴 내셔날 공항을 출발해 포트 로더데일로 가던 에어 플로리다 90편이 이륙직후 얼음으로 뒤덮힌 강으로 추락하면서 14번가 다리에 충돌해 탑승객 74명과 다리위 차량에 타고 있던 4명 등 78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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