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유령수술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반복되면서 불법 의료행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생명안전네트워크.기업윤리경영을위한시민단체협의회.국민연대가 11일 부산 건강만세365병원과 앞에서 대리·유령수술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있다.
국민생명안전네트워크.기업윤리경영을위한시민단체협의회.국민연대가 11일 부산 건강만세365병원과 앞에서 대리·유령수술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있다.

시민단체 국민생명안전네트워크.기업윤리경영을위한시민단체협의회.국민연대는 11일 부산 건강만세365병원과 경남 김해 강일병원 앞에서 대리·유령수술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단체는 "불법행위가 반복되는 것은 엄격한 법 적용과 강력한 처벌이 미비하기 때문"이라며 현재의 법 집행 현실을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최근까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의료계의 대리·유령수술 등 불법행위로 인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 분야에서 이 같은 불법 행위가 만연하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며,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전문의가 아닌 무자격자가 의료행위를 하면 오진과 의료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부산의 건강만세365병원은 의료기기 영업사원과 간호조무사 등 비의료인이 반복적으로 대리수술에 관여한 혐의로 최근 의료진 및 납품업체 직원 등 총 16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이들은 환자의 혈관조직을 떼어내고 관절을 고정하는 십자인대 수술 등을 무자격자가 시행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국민생명안전네트워크.기업윤리경영을위한시민단체협의회.국민연대는 11일 경남 김해 강일병원 앞에서 대리·유령수술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있다.
국민생명안전네트워크.기업윤리경영을위한시민단체협의회.국민연대는 11일 경남 김해 강일병원 앞에서 대리·유령수술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있다.

김해 강일병원도 간호조무사가 의사를 대신해 수술을 했다는 의혹으로 지난해 10월 김해시보건소가 국민권익위에 고발한 바 있다.

이외에도 이대서울병원, 연세사랑병원, 울산의 한 대형 산부인과 등에서도 대리수술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울산 산부인과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간호조무사를 통해 589차례의 제왕절개 및 봉합 수술을 시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최근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그러나 해당 사건은 경찰이 보건당국에 알린 2018년부터 최종 판결까지 7년이 걸렸다. 이 기간 병원은 오히려 진료과목과 규모를 늘리는 등 정상 운영을 지속해왔다.

특히 서울 연세사랑병원의 고용곤 병원장은 2021년 6월부터 8월까지 단 35일 동안 152건의 대리·유령수술을 시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 중이다.

단체는 "국정감사에서도 1년에 인공관절 수술 3천 건 이상을 수행한 뒤 보험료를 청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으나 그럼에도 고 병원장은 최근까지 지상파 방송에 출연하며 병원을 홍보했고, 수술을 담당했다는 인공관절 수술을 비의료인에게 시킨 혐의로 재판 중이라는 점에서 비판이 거세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행 의료법상 대리수술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형이며, 면허 취소나 의료기관 폐쇄도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판결이 벌금형에 그쳐 실질적 제재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행정처분 역시 재판 선고 이후에야 이루어지기에, 불법행위로 얻는 이익이 처벌보다 더 크다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검찰의 법 적용 방식도 논란이 되고 있다. 울산 산부인과나 건강만세365병원은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 가능한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보특법)으로 기소된 반면, 연세사랑병원은 더 심각한 불법 혐의에도 의료법으로만 기소돼 형량이 가볍게 책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불법적인 대리·유령수술 등 중대범죄에 대해서는 보특법이나 상해죄, 사기죄 등을 적극 적용해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며 "작정하고 불법을 저지르는 자들에게 현재의 처벌은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와 관련하여 의료법으로 기소된 연세사랑병원은 오는 16일 제4차 공판에서 검찰측의 증인신청에 따라 어떠한 증언이 나올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이 지속가능한 저널리즘을 만듭니다.

정기후원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