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학 전 행정관 "라인타지마라"
공정과 성과 중심의 행정 보이겠다.

“완주하겠습니다.”
지난 20일 청와대 행정관 출신의 서영학(기본사회 여수 상임대표) 여수시장 예비후보는 남도언론인협회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당당히 완주 의사를 밝히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서영학 대표는 여수 출신으로 여수시 묘도 동장, 청와대 행정관(제2부속실,사회수석실)등을 지낸 관료출신 이다.
서영학 대표는 여수의 정체성 재정립과 공동체 회복, 국가산단 위기 대응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지금은 사즉생의 각오로 뛰어야 할 시기이다"고 강조했다.
▶정체성 없는 여수, ‘해양 문화도시 여수’로 가야한다.
서영학 대표는 여수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에 “지금의 여수는 아직 분명한 정체성이 없다”고 답하며 여수가 해양을 기반으로 한 문화 산업과 관광, 그리고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아우른 ‘해양 문화도시’가 여수가 가야 할 길이라고 제시했다.
아울러 "정주 여건이 좋아지고 삶의 질이 높아지면 인근 도시에서도 여수로 올 것”이라며, 여수만의 차별화된 매력을 해양 문화에서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국가산단 중심의 ‘석유화학 산업 메카’, 한때는 관광도시, 그 이전에는 수산도시로 불렸지만 지금 위기 담론만 있을 뿐 새 정체성을 말하는 사람은 없다”며 “바다와 섬, 해양 문화, 이로부터 파생되는 산업·관광·시민 삶의 질을 하나의 그림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수는 아직 진짜 관광도시 아니었다… 세계적 브랜드+지역 매력 필요”
서영학 대표는 “여수 관광객이 1,300만 명에서 1,100만 명으로 줄었다고 하지만, 어떤 통계로는 600만 명이 줄었다는 말도 있다”며 “숙박료는 30% 이상 떨어지고, 숙박업계의 상당 물량이 매물로 나와 있다”고 여수 관광의 현실을 진단했다.
그는 “낭만포차, ‘여수 밤바다’ 노래, 해상케이블카, 엑스포 인프라에 기대온 측면이 크다”며 “이 몇 가지 요소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관광도시가 되기 어렵다”며 현재 여수관광의 문제점을 말했다.
이어 서영학 대표는 자신이 구상하는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엑스포장–이순신광장–선소를 잇는 축에 육상 트램과 해상 트램, 크루즈를 결합하고, 신월 소각장을 이전해 공연장·미술관을 유치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브랜드와 지역 매력이 조화될 때 여수가 진짜 관광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순천·광양·고흥과 다른 길… 소부장·블루이코노미가 대안
산업 측면에서는 순천의 생태 문화, 광양의 철강·2차전지 산업, 고흥의 우주 산업 등 인근 도시들의 선점 분야를 언급하며 인근 도시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서영학 대표는 “순천은 애니메이션·문화·생태 주거도시, 광양은 제철과 2차전지, 고흥은 우주·드론 산업을 선점하고 있다”며 “여수가 똑같이 따라가면 주변 도시의 변방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됐다가 주춤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과 전남도가 내놨던 ‘블루이코노미’ 구상을 여수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인근 도시가 추진하는 2차전지·드론·우주항공 등을 받쳐 줄 소부장 산업, 그리고 해양관광·해양에너지·스마트 수산·해양바이오로 대표되는 블루이코노미를 여수의 미래 먹거리로 삼아야 합니다. 이 두 축이 여수가 책임질 수 있는 새로운 산업 방향입니다”고 주장하며 인근 도시와의 상생 할 수 있는 사업과 여수만이 할 수 있는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국가산단 위기 직격… “기업·도·시 모두 사과부터 해야”
서영학 대표는 현재 여수 국가산단 위기에 대해 냉정하게 비판했다.
“수치상으로는 2023년부터 불황이 드러났지만 실제로는 그 3~5년 전, 중국이 5천만 톤 이상 증설할 때 이미 위기가 눈앞에 와 있었다”며 “그럼에도 기업, 전남도, 여수시는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은 수익성을 추구하는 만큼 1차적 책임이 있다”며 “당시 전남도청 간부들과 시청도 ‘판을 깔아주고, 채권단·산업부·기재부와 머리를 맞대자’고 요구했어야 했지만 누구도 제대로 나서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수십 년 운영한 설비를 언젠가 해체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충당금과 해체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기업과 정부가 함께 계산하지 않았다”며 “기업이 얼마를 부담하고, 국가가 얼마를 책임질지 솔직한 논의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세수 감소보다 고용 감소가 더 큰 문제”라며 “조합원 수천 명이 줄고, 숙련 인력이 울산·거제·포항으로 빠져나가면 다시 데려오기가 훨씬 어렵다”고 우려했다.
▶ “여수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인가” 질문에 중소기업 생태계 부재 비판
서영학 대표는 김해 사례를 언급하며 “시군 통합 당시 여수 인구는 34만, 김해는 26만이었지만 지금은 여수가 26만, 김해는 50만이 넘었다”며 “차이는 중소기업 유치에 올인한 지역 리더십이다"고 분석했다.
여수에 대해서는 “국가산단 대기업은 소중한 자산이지만, 중소기업이 다양하지 않으면 청년과 여성들이 일할 곳이 없다”며 “대기업 취업 아니면 자영업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 자신이 경험한 사례를 들며 “여수에 소규모 IT기업을 창업한 후배가 중앙정부 과제를 따기 위해 시의 10% 매칭 확인서를 요청했지만 부서 간 다툼 속에 끝내 받지 못했고, 결국 순천으로 이전했다”며 “순천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여수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인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 ‘이제는 고밀도·정주도시로‘
서영학 대표는 “지금까지 여수시장은 도시 외곽을 넓히는 방식의 개발을 반복해왔다”며 “택지를 새로 개발하면 택지 조성 비용, 인프라 설치·유지비용, 기존 도심 공동화 대응 비용 등 ‘3중 비효율’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구가 줄어드는 시대에는 ‘흩어지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모여 사는 고밀도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며 “시민 공유 개념이 들어간 고밀도 개발을 통해 비용은 줄이고, 도시 활력은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택지를 먼저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30만 평 규모의 산업단지부터 조성해 기업이 몰려오게 하고, 그에 맞춰 주거가 따라오도록 해야 한다”며 현재 추진 중인 택지개발 방향에도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서영학 대표는 도시개발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답했다. “유럽 도시들은 천년 된 마을을 유지·보수하며 사람들이 정주하는 구조를 만든다”며 “우리나라는 재개발하면 과거를 모두 밀어버리고 새 건물만 세우는 방식이라, 도시의 역사와 변천사를 남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온 도시를 다 보존할 수는 없지만, 구도심 빈집을 싹 밀어버리기보다 시가 매입해 리모델링하고, 청년·문화예술인에게 저렴하게 제공하는 방식이 가능하다”며 “30채를 사는 데 30억, 리모델링에 50억 정도면 골목을 살리고 역사를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구체적인 구상도 밝혔다.
▶ KTX·공항·크루즈·BRT… ‘30분 생활권’ 정주 인프라 강조
인구 유출과 정주여건 문제에 대해 그는 “맘카페 여론을 보면 교육과 의료가 1순위 걱정”이라며 “여수는 교육·의료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여수·순천·광양은 차로 30~40분이면 오갈 수 있는 ‘30분 생활권’”이라며 “정주여건만 좋아지면 신대지구 등 순천 주민들도 다시 여수로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KTX 증편·확충, 여수공항 국제선 확대, 크루즈 기항지가 아닌 ‘모항’화, 도심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도입과 터널 신설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세계섬박람회 준비 늦었다… 사고 없이 치르고, 이후 활용이 더 중요”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세계섬엑스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서 전 행정관은 “행사 확정 후 최소 1년 반 이상 국제 홍보와 콘텐츠 준비를 했어야 했지만 전체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선 해외 관람객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우리의 진짜 매력을 온전히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행사를 치르는 것이 최소한의 목표”라고 말했다.
또 “주차장 문제, 상포지 활용방안 등은 주민들이 이미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해 시민과 상인들이 대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극항로·남해안 시대… “영호남 단체장 연대·적극 로비 필요”
국가 차원의 북극항로·남해안 시대 전략과 관련해 그는 “정책이 아직 초기 단계라 구체적인 그림까지 요구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영학 대표는 “호남은 대선에서 적극적으로 지지했음에도 국가 과제에서 번번이 배제돼 왔다”며 “영남 공무원들은 정권과 상관없이 수시로 올라와 들이대는데, 전남·호남 공무원들은 지나치게 조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부권 자치단체장들이 정기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여수의 포지션을 함께 설계하며 중앙을 설득해야 한다”며 “이런 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라인 타지 마라” 인사 적폐 청산 공언
서영학 대표는 “시장에 당선되면 공무원 상대로 첫 일성은 ‘라인 타지 마라’가 될 것”이라며 “어느 국·과에 가야 승진한다는 인사 관행부터 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정부는 이미 라인 문화가 많이 약해졌지만 지방에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젊은 공무원들이 ‘라인이 없어도 일 잘하면 인정받는 조직’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시청 공무원 2,300여 명 모두를 끌고 갈 수는 없고, 10% 정도 핵심 인재 200~250명을 중심으로 조직을 움직이는 구조를 만들겠다”며 “조직개편과 인사에서부터 공정성과 성과 중심 원칙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 “역대 시장, 4년 내내 눈치만 봐… 지금 아니면 여수가 죽는다”
역대 여수시장이 단임에 그친 이유에 대해 그는 “4년 동안 진짜 개혁과 성과를 내기보다 여기저기 눈치 보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라며 “결국 시민들이 냉정하게 평가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자신의 출마 이유에 대해서는 “20년 전 시청 과장으로 일할 때와 20년 뒤 여수에 내려와 보니, 도시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현안은 더 심각해져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김해 사례를 다시 언급하며 “결국 지역을 바꾸는 건 산업도, 중앙정부도 아니라 지역 리더십”이라며 “여수도 이제는 국가산단 의존을 넘어 중소기업 다양화와 정주도시 전략으로 갈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서영학 대표의 시정 철학에 대해.
“슬로건은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한마디로 말하면 ‘지금 아니면 죽는다’입니다. 아침마다 제 사무실 창가에서 이순신 장군이 배를 만들던 선소를 바라볼 때마다 ‘국가를 구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수가 다시 살아나느냐, 서서히 죽어가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그는 “시장에 당선된다면 일상적인 행정과 정치의 관성을 끊고, 해양과 소부장·블루이코노미, 고밀도 정주도시 전략으로 여수의 대전환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동장에서 청와대 행정관까지 지낸 행정 이력과 여수출신이라는 명분에 젊음을 앞세운 서영학 대표의 출마가 내년 여수 지방선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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