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에선 한국의 '김밥' 열풍이 거세다. 미국의 입맛을 사로잡은 'K-푸드 김밥’이 날개 돋힌 인기로 품절사태까지 빚어졌다. 미국 전역 42개 주 560여 개 매장을 둔 식료품점 체인 ‘트레이더조(Trader Joe's)’가 지난달 초 한국식 냉동 김밥 제품을 출시했는데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모든 매장에서 품절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2주 만에 100만 줄 매진으로 한국 김밥이 미국의 입맛을 홀렸다는 평이다. 트레이더조스(TJ) 에서 판매되는 냉동김밥의 판매량이 300% 이상 증가했다.
‘김밥’ 제품 바깥 포장지를 영어로 ‘kimbap'이라고 그대로 표기해서 한류열풍과 채식 문화에 힘입어 ‘K푸드’가 현지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제 미국인들과 전 세계인들이 다같이 ‘K푸드’ ‘kimbap'이 하나의 표준어 통용어로 자리 잡고 있다.

처음에는 한국인들 사이에만 입소문이 났지만, 마트 측이 공식 인스타그램에 야채 김밥을 소개하자 네티즌들은 댓글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트레이더조에서 신제품이 출시되면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연일 리뷰가 쏟아질 정도다. 여기에 갑자기 어느 ‘틱톡커’가 제품을 소개하고, 유튜브에서 조리과정이 소개되자 매장에서 급속도로 김밥이 매진됐다. ‘틱톡’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는 김밥 리뷰가 줄을 잇고 있는데, 저렴한 가격과 기대 이상의 맛에 다시 구매하고 싶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미국 NBC 뉴스는 9월 6일(현지 시각) ‘트레이더 조스의 김밥이 틱톡 입소문 덕분에 매진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NBC 뉴스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트레이더 조스 외에 H마트 등 또 다른 한인 마트로 눈을 돌려 김밥을 찾고 있다면서, 일찌감치 퍼진 한국 문화의 인기에 ‘틱톡’의 폭발력이 더해진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한 외신은 이 김밥을 두고 “한국에서 만든 트레이더 조의 김밥은 야채 위주의 음식으로, 다양한 볶은 채소, 아삭아삭한 뿌리채소, 아삭한 피클, 조림 두부가 들어있다”며 “모든 것이 쌀과 김으로 깔끔하게 싸여 있고 한 입 크기로 둥글게 잘려 있다”고 소개했다.
‘김밥’이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배경은 다양하다. 우선 미국의 NBC 뉴스가 지적한 ‘틱톡’과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한 홍보를 통해 냉동 김밥의 매력이 널리 삽시간에 퍼져 알려진 것이다. 냉동 김밥이 맛과 건강을 결합한 제품들로 인기가 상승하고 이로 인해 한류 열풍이 미국에서도 영향을 미치며, K-푸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다음으로는 물가고에 시달리는 미국인들에게 김밥 가격이 3.99달러 약 5000원 내외의 저렴한 가격이 우선 호감을 끌었다. 현지 한국 식료품점의 김밥은 일반적으로 7~12달러, 약 9300~1만6000원이기 때문에 3.99달러는 부담이 적은 괜찮은 가격이다.
김밥 속에는 고기는 없고 유부, 당근, 우엉, 단무지, 시금치 등 야채 위주의 건강식으로 채식자를 위해 안성맞춤의 식품으로서 미국 현지 다이어트 인구가 많아 인기를 끌었다. 고기 대신 유부를 넣어 채식주의자를 겨냥한 김밥 구성까지 주효했던 덕분이다. 칼로리가 420 정도로 야채 위주의 식재료를 사용하다 보니 글루텐프리 식단을 하는 이들과 채식주의자들의 기대감을 높혔다.
김밥은 상하기 쉬운데 영하 45도에서 급속 냉동해 식감을 그대로 유지한 채 배송을 한다. 방부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냉동식품으로 출시됐다고 한다. 그리고 자체특허를 받은 3등분 용기에 담겨져 소비자는 바로 집으로 가져가서 전자레인지로 돌려 골고루 따뜻함으로 방금 만든 김밥처럼 맛을 잘 유지해 준다. 기호에 따라서 간장에 찍거나 참기름을 바르고 깨를 뿌려서 먹기도 하고, 최근에는 한국 라면에 푹 빠져 라면과 같이 먹는 조합을 즐긴다고 한다.
그동안 트레이더조는 한국 음식을 판매해 왔다. 이번 냉동 김밥의 인기가 치솟으며 다른 한국 상품도 덩달아 인기가 오르고 있다. 김밥을 비롯해 떡국 떡, 떡볶이, 관자 파전, 고추장, LA갈비, 한국식 불고기도 상품으로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트레이더조 외 코스트코나 자이언트 등의 마트나 뉴욕 곳곳에 자리한 동네 식료품점에서도 한국 라면과 조미 김, 만두, 떡볶이가 눈에 띄게 늘었다. 가게 진열대에는 CJ나 농심, 대상 같은 한국 식품기업 제품이 주를 이룬다.
NBC방송은 최근 ‘떡볶이의 점령-미국이 탐닉하는 다음 메뉴는 한국의 추억의 음식’이라는 방송을 내보내며 한국 길거리 음식 수요가 급증하면서 떡볶이가 미국을 점령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올해 초 미국 NBC는 "지난해 10월 대상 오푸드 포장 떡볶이가 월마트와 아마존에 들어온 뒤 매출이 450% 늘었다"며 미국 내 떡볶이 열풍을 다루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간한 ‘202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즉석조리식품 수출액은 3,493만 달러(약 416억 4,000만원)이다. 특히 떡볶이 수출액이 전년 대비 56.7% 증가하면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역시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다양한 전략을 통해 해외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떡볶이가 라면, 치킨 등에 이어 K푸드의 차기 대표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미국 현지에서 한국 음식의 존재감이 확연히 높아졌다. 한때 '파전'을 '코리안 스타일 팬케이크', '잡채'는 '코리안 스타일 샐러드' 등으로 풀어 어설픈 소개로 설명을 해야만 했다. 이제는 미국인들에게도 바로 'Pajeon', 'Japchae'로 통한다. K팝, K드라마 등 한국문화 열풍이 입증된 것이다. 지금은 해외에서 K팝을 비롯한 한류의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이제 한류에 한몫하는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한국 음식이다. 한류를 업은 K푸드의 힘이다. 우수한 한류(K컬쳐)에 다양한 미디어의 활용으로 ‘틱톡’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의 효율적인 극대화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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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웅 언론학 박사 주요약력]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고정 출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방송통신연구원 부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KBS 예능국장·TV제작국장·총국장·정책실장·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 TV제작부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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