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팔레스타인의 경기가 무승부로 끝난 뒤 홍명보 감독이 손흥민선수를 격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팔레스타인의 경기가 무승부로 끝난 뒤 홍명보 감독이 손흥민선수를 격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충격적이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하 홍명보호)가 5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전 객관적인 면에서 선수 기량, 경험, 팀 전력, FIFA 랭킹 등에서 한 수 위로 평가받던 홍명보호는 그야말로 졸전을 벌였다.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축구에서 한 수 위의 평가에 부합하는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확실한 전술, 전략, 선수 컨디션, 정신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전에서 이 4가지 조건은 실종됐다. 우선 전술, 전략 미흡이 두드러졌다. 약팀을 상대로 하는 전략의 우선 순위는 적극적인 공격이다. 홍명보호의 전략은 실패였다.

아무리 팔레스타인이 4-4-2 포메이션 하에서 적극적인 압박 전술을 구사했다 해도 홍명보호의 공격은 개인, 부분, 전체적으로 속도가 결여되어 있었다. 한편으로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측면 공격에만 의존하는 단순한 전술도 팔레스타인 팀에겐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

이는 수비 불안도 가중시키며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김영권(34.울산 현대), 정우영(35.울산 현대)의 패스 미스를 초래,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전반 볼 점유율 67 대 33이라는 지표가 나타내주듯 홍명보호는 전반전을 압도적으로 지배했다. 그러나 중원 황인범(28.페예노르트 로테르담)의 활동량과 질높은 플레이만 돋보였을 뿐 전체적인 플레이는 선수들의 컨디션 저조 현상까지 겹쳐 단순한 수준에 그쳤다. 

한국 선수들에게 익숙한 포메이션은 4-2-3-1로 간주된다. 이를 의식한 듯 홍명보(55) 감독은 같은 카드를 뽑아들고 팔레스타인을 상대했다. 그러나 이를 무기로 한 특징적인 전술이 전후반 통틀어 보이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후반전에 오세훈(25.마치다 젤비아), 황희찬(28.울버 햄튼) 등의 투입에 따른 전략 변화로 이강인의 프리롤 전략이 효과를 발휘, 개인과 부분, 전체적으로 공격력이 전반보다는 강화됐다. 후반 15분 이강인, 19분 오세훈이 시도한 위력적인 슈팅이나 43분 손흥민이 시도한 결정적인 슈팅이 골대 불운 등으로 무위에 그친 것은 실로 홍명보 감독에겐 치명타였다.

전반과 달랐던 후반 경기력은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그 중 두드러지는 것은 선수들의 정신력 약화다. 전반의 소극적인 플레이가 초래한 무득점의 결과는 후반전에 선수들에게 부담감을 가중시키고 조급함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되면 결국 결정력 미흡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피파월드컵, 올림픽, 프로축구(K리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무대를 통하여  '산전수전' 다 겪은 홍명보 감독이다. 그럼에도 대표팀은 팔레스타인전에서 특색없는 축구로 선수 능력과 경험에 걸맞지 않게 전술, 전략, 선수 컨디션, 정신력이 실종된 비효율적인 모습을 보였다.

홍명보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인 리더십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감독 선임 논란과 경기장에서 팬들의 야유를 의식한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7월 말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 축구를 위해 나를 버렸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전에서 홍 감독은 '한국 축구를 버렸다'해도 과언이 아닌 지도력을 보여줬다. 시대는 변했고 선수들의 사고력과 의식 수준도 변했다.

한국 축구가 11연속 FIFA 월드컵 본선 진출을 하려면 감독이 경쟁력 높은 지도력을 발휘하여야 한다. 오만과의 2차전에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10일 오만과의 2차전에선 신속, 정확한 공격 빌드업 구사로 선제골 사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골 결정력 부족은 단지 스트라이커 능력 문제가 아니라 공격의 다양성 결여에도 기인한다. 확실한 전술, 전략, 선수 컨디션, 정신력 등 4가지 필승 조건을 최대한 갖춰 오만전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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