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수출국 미국서 수요 감소
트럼프 2기 정부 관세도 우려

[서울=뉴스프리존]정병일 기자= 멕시코의 특산품 주류인 테킬라가 수요 감소 등으로 재고가 막대하게 쌓이고 있다. 

(사진=위키커먼스)
(사진=위키커먼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각) 멕시코 테킬라 규제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재고가 5억2500만 리터라고 전했다. 이는 통에서 숙성되거나 병입을 기다리는 물량을 망라한 것이다. 

멕시코에선 지난 한 해만 5억9900만 리터의 테킬라가 생산됐고 이 가운데 6분의 1이 재고로 남았다. 

시장조사업체인 번스타인 리서치의 분석가 트레버 스털링은 "팔리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테킬라가 증류되면서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며 "이는 수요 감소와 최근 멕시코에서 새로 가동되기 시작한 증류소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테킬라 산업은 매우 격동적인 새해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킬라는 미국에서 헐리웃 배우인 조지 클루니 등 유명인들이 후원하는 브랜드 덕분에 대중화되면서 지난 10년 동안 수요가 급격히 커졌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주류 붐이 가라앉고 소비자들이 가격 상승에 따라 음주를 줄이면서 테킬라 수요도 줄었다.

음료 데이터 제공업체 IWSR에 따르면 올들어 7월말까지 미국에서 팔린 주류의 양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 줄었다. 이 중 테킬라 소비는 1.1% 줄었다. 이전에 미국내 테킬라 소비량은 2021년 17%, 지난해 4% 증가헸다.

멕시코 할리스코 지역의 한 테킬라 증류 공장 모습(사진=위키커먼스)
멕시코 할리스코 지역의 한 테킬라 증류 공장 모습(사진=위키커먼스)

테킬라 재고 물량 가운데 일부는 숙성 과정에 있지만 멕시코의 따뜻한 기후 때문에 다른 숙성 주류보다 빨리 증발한다. 이 때문에 테킬라는 통에 3년 이상 보관되지 않는다.

숙성 과정의 증발은 '천사의 몫'으로 불리며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만 병입을 통해 증발을 방지하더라도 너무 오래 보관되면 품질이 떨어져 폐기될 수 있다. 

지난해 멕시코에서 생산된 테킬라의 3분의 2가 수출됐고 이 중 80%는 미국으로 수출됐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 즉시 25%의 관세를 멕시코산 제품들에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어 멕시코 테킬라 산업계가 우려하고 있다.

라몬 곤살레스 멕시코 테킬라 규제위원회 회장은 관세율이 높아지면 결국 가격이 올라가 소비자들이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서 "스스로 발에 총을 쏘는 셈"이라고 FT에 말했다.

그는 그러나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널리 퍼져 있지만 실제 관세 부과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미국 기업들의 테킬라에 대한 투자가 늘었고 트럼프 1기 정부에서도 같은 위협이 현실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한편 패트론과 카사미고스 등 대형 테킬라 브랜드들은 수요 감소에 따라 1년전부터 가격을 인하해왔다. 또 테킬라 생산업체들은 원료 식물인 아가베(agave) 가격이 최근 낮아지면서 이익을 얻고 있다. 킬로그램 당 30페소 정도였던 아가베 가격은 현물 시장에서 최근 최저 2페소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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