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의 기로, 면세를 내려놓다
명품·리빙·식품...전략적 삼각편성 가동
VIP부터 K-콘텐츠...리테일 그 너머로

현대백화점그룹이 올해 7월 동대문점 폐점을 끝으로 시내면세점에서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대백화점그룹이 올해 7월 동대문점 폐점을 끝으로 시내면세점에서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대백화점그룹이 올해 7월 동대문점 폐점을 앞두고 있다. 

10년 전 ‘면세 사업’에 뛰어든 현대백화점 그룹이 시내면세점에서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면세업계 전반의 위기 속에서 피할 수 없는 결정이긴 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면세사업 철수가 단순한 구조조정을 넘어 현대 유통 전략의 ‘리셋’을 의미한다고 본다.

본지는 현대백화점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면세사업 철수 이후의 전략, VIP 고객 대상 고도화 방안, 리테일 외 신성장 동력 확보 방향 등을 종합 정리했다.

현대백화점은 유통 포트폴리오의 중심축을 ‘명품·리빙·식품’ 3대 영역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대백화점은 유통 포트폴리오의 중심축을 ‘명품·리빙·식품’ 3대 영역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명품, 리빙, 식품… 전면에 나선 전략적 삼각 편성

면세 철수의 여진은 리테일 전략 전반에 걸쳐 반영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현대는 유통 포트폴리오의 중심축을 ‘명품·리빙·식품’ 3대 영역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명품 부문은 무역센터점, 압구정본점 등 플래그십 매장을 고급화하며 브랜드 유치를 가속화하면서도 무역센터점은 기존 3개 층에서 2개 층으로 축소해 효율 중심의 운영으로 전환된다.

인천공항점은 지난해 생로랑과 발렌시아가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를 신규 오픈해 기존에 운영 중이던 루이비통, 샤넬, 구찌에 더해 MD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

인천공항점과의 투트랙 체제로 전환한 현대는, ‘선택된 고객’에게 최적화된 브랜드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빙·식품 부문에서는 고객 맞춤형 프리미엄 서비스를 앞세워 생활밀착형 고부가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식품관은 ‘프레시 테이블’, ‘ONE STOP 배송’, ‘현대 셀렉티드 포크’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단순 유통을 넘어 가공·조리·컨시어지 역할까지 흡수하고 있다.

2025년 VIP 선정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VIP전략을 정밀화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5년 VIP 선정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VIP전략을 정밀화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VIP는 더 고도화되고, 고객 전략은 더 정밀해진다

현대는 단순한 고객 등급제 이상으로 VIP 전략을 정밀화하고 있다.

2025년 VIP 선정 기준을 상향 조정한 가운데, 국내 백화점 최초로 글로벌 리조트와의 협업을 통해 해외 체류 혜택까지 확장했다.

2025년 VIP 선정 기준

-쟈스민 블랙 1억2000만원 → 1억5000만원

-쟈스민 블루 8000만원 → 1억원

-쟈스민 5500만원 → 6500만원

이와 동시에 현대면세점 역시 고액 구매자를 위한 전용 멤버십 운영을 지속하며 브랜드 충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즉, 현대는 면세를 내려놓고 유통의 본질과 정체성을 재정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즉, 현대는 면세를 내려놓고 유통의 본질과 정체성을 재정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다음 스텝은? K콘텐츠·디지털·플랫폼으로

면세 철수를 계기로, 현대는 본업 고도화 외에도 신규 플랫폼 사업과 콘텐츠 수출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더현대 글로벌’을 통해 K-패션·뷰티 콘텐츠 수출 플랫폼을 확장하고 자체 뷰티 편집숍 ‘비클린’을 기반으로 유망 브랜드 육성에도 나서며 더현대 서울·신촌점은 서브컬처와 MD 콘텐츠 융합 공간으로 새 트렌드 실험장이 된다.

이와 함께 한패스와 함께 외화 충전식 선불카드인 트래블 H카드'를 출시하는 등 타사와의 전략적 제휴 확대에도 지속해 나설 예정이다.

또한 모바일 픽업, 전자 영수증 등 스마트 면세 서비스와 무인 판매기 형태의 스마트 셀러를 도입해 운영하는 등 디지털 기반 고객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즉, 현대는 면세를 내려놓되 유통의 본질과 정체성을 재정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아래는 현대백화점 관계자와의 일문일답이다.

(사진=현대백화점 그룹 제공)
(사진=현대백화점 그룹 제공)

[인터뷰 Q&A] –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 일문일답

Q1. 동대문점을 정리한 것과 관련, 다른 대형 사업자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A. 면세 산업 전반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적자 해소를 위해 효율화를 추진했습니다. 고객 접점 인력을 중심으로 타 부서 전환 배치를 시행하며 고용 안정성도 고려했습니다.

Q2. 면세를 정리한 후, 현대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관해 궁금합니다.

A. 온·오프라인 채널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별 관광객, 내국인 중심의 맞춤 프로모션, 타겟 마케팅, 전략적 제휴 강화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Q3. 기존 면세점 점포는 전체 공간 전략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되는지요?

A. 동대문점은 올해 7월 말까지 폐점 예정이며, 무역센터점은 8~9층 2개 층으로 축소 운영됩니다.

고효율 브랜드 중심의 MD 재편으로 집중도를 높이고, 인천공항점과 함께 면세 경쟁력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Q4. 현대백화점의 VIP 전략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나요?

A. VIP 기준 금액을 상향하고, 해외 리조트와의 협업 등으로 혜택을 글로벌화했습니다. 고객 개별 취향에 따라 세분된 서비스를 기획하고, 면세 VIP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Q5. 현대의 리빙·식품 전략은 부가 카테고리인가요, 신(新)성장축인가요?

A. 리빙·식품은 성장 포인트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프레시 테이블’, ‘ONE STOP 배송’, ‘셀렉티드 포크’ 등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한 고부가 서비스가 주력입니다.

Q6. 현대 리테일 외 신성장 동력 확보에 어떤 방향성을 두고 있나요?

A. 점포 리뉴얼과 함께 ‘더현대 글로벌’, 자체 뷰티 편집숍 등 플랫폼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역별 특성에 맞춘 매장 콘텐츠 전략도 병행해 ‘엔터+커머스’ 모델을 강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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