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키어 "한국 국경 개방·최고 기술 활용"
하윗 "경쟁적일수록 시장 리더 혁신 몰두"

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조엘 모키어(79)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와 피터 하윗(79) 미국 브라운대 명예교수가 수상 뒤 한국 경제에 대한 평가와 처방을 잇따라 내놓았다.
모키어 교수는 13일(현지시각) 시카고 근교 노스웨스턴대 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경제의 성장 둔화 해법에 관한 한국 취재진 질의에 "한국은 1950년대 매우 낮은 1인당 국민소득에서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로 기적적으로 성장한 부유하고 평화로운 국가"라며 "한국은 지금까지 해온 것을 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성장을 정체시킬 수 있는 우려 지점이라면서도 "한국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국경을 개방하고 세계 최고의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인구통계적 문제를 제외하고는 성장을 지속할 수 없는 특별한 이유를 보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경제사학자인 모키어 교수는 기술 진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전제 조건을 파악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뽑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이날 모키어 교수와 함께 피터 하윗·필리프 아기옹(69) 등 3명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하윗 교수도 이날 브라운대가 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한국 경제가 혁신을 지속할 수 있는 정책 환경에 대한 질문에 "확고한 반(反)독점 정책을 가지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슘페터가 (창조적) 파괴에 대해 처음 썼을 때 그의 주장은 강력한 독점 허용을 지지하는 논거가 됐다"며 "독점적 지위에서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익 전망이 혁신을 창출하는 유인을 제공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윗 교수는 이와 대비되는 '경쟁 탈출 효과'(escape competition effect) 개념을 설명하며 "시장이 더 경쟁적일수록 기존의 시장 리더들이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혁신을 계속할 유인이 더 커진다"고 강조했다.
경쟁 여건이 조성된 시장에서 선도적 기업은 추격자들을 따돌리고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려고 기술혁신에 더 몰두하게 된다며, 정부 정책은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윗 교수는 조지프 슘페터(1883∼1950)의 경제학 이론을 계승·발전시키며 혁신과 창조적 파괴, 기술진보, 기업가정신을 경제성장 핵심 동력으로 꼽는 이른바 '슘페터리언' 접근법의 창시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하준경 대통령실 경제성장수석의 박사학위 논문을 지도한 스승이기도 하다.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학·석사 과정을 마친 하 수석이 브라운대 박사과정 유학 중 지도교수였다.
하윗 교수와 하 수석은 2007년 '화폐·신용·은행 저널‘(JMCB)에 '생산성과 R&D의 추세에 대한 회계 분석:준내생적 성장 이론에 대한 슘페터식 비판'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공동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하윗 교수는 또 경쟁시장을 유지하려면 개방적인 자유무역정책이 중요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무역전쟁이 일어나고 관세가 올라가 무역이 제한될수록 시장 크기가 줄어들기 때문에 혁신할 인센티브가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적 고령화 추세 속에 혁신을 이어가려면 지식과 아이디어의 교류·개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윗 교수는 "혁신이 젊은 층에서 더 쉽게 이뤄지다 보니, 고령화는 일반적으로 혁신에 유리하지 않다"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의 흐름이 개별국가의 (고령화와 같은) 인구통계 변수에 제한받지 않도록 다른 곳에서 오는 아이디어에 개방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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