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장제원 곽상도, 문제는 도덕불감증 아닌 특권의식이 핵심, 공정은 없다

[뉴스프리존]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가족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집행유예 기간 중 무면허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경찰 폭행까지 저지른 장제원 의원의 아들, 성남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의 아들, 그리고 각종 금융범죄 의혹이 불거지는 윤석열 후보의 ‘처가 리스크’ 등으로 당력의 집중은 커녕 거대여당 앞에서 적전분열 양상이 깊어지고 있다. 

지금 가족문제가 돌출된 윤 후보, 장 의원, 곽 의원 모두 공통점이라면 현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가장 날을 세웠던 정치인이라는 것이다. 

곽 의원의 경우 문 대통령의 아들인 미디어아티스트 문준용씨와 다혜씨에 대해 집요하게 시비를 건 일은 널리 알려졌다. 준용씨와 다혜씨의 '(대통령)아빠 찬스' 의혹을 줄기차게 제기했고, 지난 2월 코로나19 피해 문화예술 지원사업을 통해 준용씨가 1400만 원을 받은 것을 “뻔뻔하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작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받은 50억에 이르는 거액의 퇴직금에는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입장이다.

곽 의원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자 국민의힘에서 ‘제명’을 우려‘, 퇴직금 논란 13시간 만에 탈당, 무소속 신분이 됐다. 무소속임에도 불구하고 이준석 대표 마저 ’제명‘을 운운할 정도로 국민의힘에서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곽 의원 아들의 퇴직금 50억 수령은 그나마 국민의힘이 “화천대유는 누구 것입니까?”라면서 ’이재명 게이트‘로 몰아가는 와중에 터져, 이재명 지사 아닌 ’국민의힘 게이트‘로 전환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 때문에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 조차 "내로남불 끝판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장 의원 아들 문제는 더 황당하다. 유명 래퍼인 노엘(21·장용준)은 지난 19일 무면허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뒤 음주 측정을 하려는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노엘은 2019년에도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냈고,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아 이번 사고는 집행유예 기간에 난 것이었다.

집행유예 기간 공무중인 경찰 폭행, 그런데 노엘은 '불구속 수사'를 받았다. 일반 시민이 이런 일을 저지르면 과연 불구속 수사를 받을 수 있었겠느냐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노엘에 대한 불구속 수사는 3선 국회의원이자, 유력 대선후보인 윤석열 후보 종합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아빠 찬스‘아니냐는 것이다.     

'화천대유 1호 사원'인 곽상도 의원의 아들은 퇴직금 50억원, 역시 화천대유 직원이었던 박영수 전 특검의 딸은 현 시가 15억원의 아파트 및 퇴직금, 윤석열 전 총장은 부친의 저택 매입 관련 의혹이다. 사진=열린공감TV 방송화면
'화천대유 1호 사원'인 곽상도 의원의 아들은 퇴직금 50억원, 역시 화천대유 직원이었던 박영수 전 특검의 딸은 현 시가 15억원의 아파트 및 퇴직금, 윤석열 전 총장은 부친의 저택 매입 관련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열린공감TV 방송화면

범야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 후보는 더 가관이다. 

29일 세계일보는 대검찰청이 지난해 3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장모인 최모(74)씨의 '도촌동 부동산' 사건에 대응하기 위한 문건을 작성한 사실을 보도했다. 윤 전 총장의 재직 시절 '검찰 사유화'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진 것이다. 

세계일보가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검은 작년 3월 최씨의 도촌동 부동산 의혹이 무죄임을 증명하기 위한 논리와 근거, 변호사 변론 요지 등을 종합한 이른바 '총장 장모 변호 문건'으로 총 A4 용지 3쪽 분량의 문건이다.

도촌동 부동산 사건은 최씨가 2013년 4월∼10월 경기 성남시 도촌동의 토지 개발 사업에 공모하는 과정에서 은행에 347억원을 예치한 것처럼 가짜 통장 잔고 증명서를 만든 의혹(문서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이다. 최씨는 가짜 통장을 활용해 차익 50억원을 챙겼다. 해당 땅을 매입하면서 전 동업자 사위 등의 명의로 계약하고 등기한 혐의(부동산실명법 위반)도 있다.

정치계에서는 대검이 작성한 자료가 결국 당시의 언론 보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따라서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역시 대검의 이같은 대응의 연장선이라는 지적도 있다. '2020년 3월 윤 전 총장 처가 의혹 보도 → 2020년 3월 대검의 대응 문건 작성 → 2020년 4월 대검의 범여권 인사 및 언론인에 대한 고발장 청탁'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윤 후보는 부인과 장모의 의혹에 대해 총장 재직 중에는 관여도 안했다면서 특히 “장모는 10원 한 장 피해를 준 적이 없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총장 재직중에는 무혐의 처분됐던 각종 사안이 사임 이후 장모의 법정구속(요양급여 횡령사건), 김건희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건은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윤 후보의 처가 의혹에 대해 수많은 네티즌들이 이구동성으로 요구하는 것은 딱 하나다. “조국 일가 수사 만큼만 하라”였다. 조 전 장관측은 검찰권력을 총동원한 수사, 윤 후보가 인정하는 조중동 보수언론까지 총동원돼 일가족은 영혼까지 탈탈 털렸다.   

정치인에게 가족은 가장 든든한 조력자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이미지나 진로에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위험성도 상존한다. 물론 국회의원의 아들이, 대선후보의 처가가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연좌제를 물을 수는 없고, 자식 일로 불이익을 받을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그들이 발언하고 들이댄 잣대만큼 해야 하는 것이다. 

장 의원은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다”라며 음주운전처벌법을 발의했으며, 조 전 장관 자제들의 학력문제에 대해 "자식이 문제가 있는 사람은 공직에 있으면 안된다"며 조 전 장관을 맹공한 이력이 있다. 자신의 발언을 기준으로 하면 아들인 노엘씨는 ‘살인행위’를 한 것이며, 장 의원 본인은 국회의원직 사퇴를 해야 한다. 

장 의원이 의원직은 커녕 침묵을 지키자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장용준 아버지 장제원 국회의원직 박탈을 원합니다' 제목의 청원은 게시 수일 만에 10만명을 넘어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향해 올라가는 중이다.
 
앞서 언급한 곽상도 의원도 마찬가지이다. 곽 의원은 아들의 화천대유 '50억원 퇴직금'에 대해 이명과 어지럼증 등에 대한 위로금 성격이 컸다며 "6~7년 아들이 회사에서 일하고 나름대로 기여한 것은 맞는데 일확천금한 것처럼 박하게 평가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아들 병채씨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수익이 날 수 있도록 나도 회사 직원으로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며 자신의 퇴직금을 정당화했다. 어찌보면 ‘50억’ 갖고 왜 난리치냐고 항변하는 식이니 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퇴직금 50억원'은 여야 뿐 아니라 일반국민들에게 상식을 벗어난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적인 화제를 몰고있는 ‘오징어게임’을 빗대 ‘오십억게임’이 인기를 끌면서도 "곽상도 아들로 못 태어난 게 죄"라는 자조섞인 자아비판이 젊은층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정치권의 최대 화두이자 우리 사회에 핵심으로 떠오른 것은 '공정'이다. 그 핵심에는 '부모 찬스' 유무가 관건이었다. ‘조국 사태’ 이후 야권은 더불어민주당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태를 공격하면서, 동시에 '공정'을 전면에 내세워 여권을 압박했다. 그 상징은 윤 후보였고, 선봉은 곽 의원과 장 의원이었다. 

곽 의원은 지난 2018년 11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취업 공정성을 거론했다. 정부 기관의 친인척 채용 현황을 문제 삼으면서 취업준비생의 박탈감을 들며 정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정부가 취업 공정성에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별받은 사람이 누구겠나. 수십 수백대 일 경쟁 뚫고 어렵게 입사한 직원과 채용에서 탈락한 취업준비생, 그 부모들은 가슴을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하기도 했다. 곽 의원은 “지난 대통령 취임사 때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고 했다. 이 과정이 공정하고 기회가 평등했느냐”고 날을 세웠다. 이처럼 곽 의원은 '공정'을 강조하며 청년세대의 대변인도 자처했지만, 아들의 ‘50억 퇴직금’에 대해서는 ‘박하게’ 평가하면 안된다고 했다. 

야권은 ‘공정’을 무기로 지난 4월 재보궐 선거 당시 2030세대의 '몰표'를 받으며 압도적 대승을 거뒀다. 30대 0선의 이준석 대표의 등장은 그 바람이 일과성이 아니었음을 입증했고, 윤 후보는 출마선언에서 ‘공정과 상식’을 들고 나왔다. 물론 가장 큰 바람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공정성’ 논란은 2030세대와 야권을 가장 가깝게 좁히는 동력이 됐다.

그러나 지금 윤 후보의 검찰권력 사유화 논란, 장 의원과 곽 의원 아들 논란은 국민의힘이 전략인 '공정'이 또 다른 ‘내로남불’에 지나지 않음을 보여준 것이다. 당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야권 지지자들은 왜 노엘과 곽상도 아들에게는 '공정'을 외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가만 보면 윤 후보나 장 의원, 곽 의원 등 국민의힘 인사들의 행위는 ‘내로남불’이 아니다. 그들이나 그들의 아들의 행위를 보면 이것은 당연한 것이다. ‘아빠 찬스’는 기본이고 권력과 보수언론의 엄호 속에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일반인에겐 특권)에 지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내로남불은 이들에겐 일상이자 기본이다. 그들만의 이권 카르텔로 보수언론과의 야합속 자신들만의 있속만 챙기고 있다. 

다음은 윤 후보 출마선언문 일부이다.

“정권과 이해관계로 얽힌 소수의 이권 카르텔은 권력을 사유화하고,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이 마비된 먹이사슬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하여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 합니다” 

여기서 정권을 ‘국민의힘’으로 바꿔 놓으면 지금 상황과 딱 맞아 떨어진다.

내로남불의 끝판왕들을 응징하는 가장 기본은 표로 응징하는 것이다. 다음 선거에서 그들의 말로를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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