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찍어 보낸 김영환 지사, '나는 유가족 만나려고 했다'는 보여주기 식인듯"
"충북도 관계자, 분향소 플래카드 걸어달랬더니 '조문하는 사람 몇 명 안 된다'고"
“청주시, 공기청정기 기부받았다며 주소 알려달라더라…우리가 그거 받을 정신인가"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14명이 희생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지 2주가 지난 가운데 모친을 잃은 최은경 '오송 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충청북도 등 관련기관의 대응에 대한 울분을 토로했다. 특히 김영환 충북지사의 경우 유가족들을 만나겠다고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메모를 문자로 찍어서 유가족에게 전송하는게 지금까지 한 일이란 설명이다. 

최은경 대표는 28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 사건이 일어나고 (충청북도 측에서)일주일 정도 만에 만나자는 연락이 왔었는데 그때는 유가족 분들이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라 면담을 고사했다"라며 "(유가족협의회를 꾸린)수요일 비서실에서 연락이 왔을 때 저희 유가족들은 유가족협의회를 통해서 협의를 한 후 만나는 일정이나 면담일정을 말씀드리겠다라고 분명히 했다"라고 전했다.

14명이 희생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지 2주가 지난 가운데 모친을 잃은 최은경 '오송 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충청북도 등 관련기관의 대응에 대한 울분을 토로했다. 특히 김영환 충북지사의 경우 유가족들을 만나겠다고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메모를 문자로 찍어서 유가족에게 전송하는게 지금까지 한 일이란 설명이다. (사진=연합뉴스)
14명이 희생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지 2주가 지난 가운데 모친을 잃은 최은경 '오송 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충청북도 등 관련기관의 대응에 대한 울분을 토로했다. 특히 김영환 충북지사의 경우 유가족들을 만나겠다고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메모를 문자로 찍어서 유가족에게 전송하는게 지금까지 한 일이란 설명이다. (사진=연합뉴스)

최은경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서실에서 계속 문자 보내시고, 또 이렇게 친필편지 문자로다가 보내시고 이건 솔직히 사과의 말씀보다는 괴롭힘 당하는 그런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합동분향소의 경우 충북도청에 설치돼 있기 때문에 김영환 지사와 유가족들이 만나는 건 언제든 가능한 일이다. 최은경 대표는 "저희가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이렇게 문자 보내시고 하는 이유는 저희 유가족들 제 개인적인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유가족을 만나려고 했다'는 보여주기 식인것 같다"라고 해석했다.

김영환 지사는 지난 26일 유가족들에게 자신의 메모가 담긴 '친필편지'를 문자로 찍어 전송했다. 김영환 지사는 메모에서 "조만간 한분 한분 찾아 뵙겠다"고 했으나 바로 만날 수 있음에도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김영환 지사는 앞서 지난 20일 합동분향소를 찾아 “(제가)거기 갔다고 해도 상황이 바뀔 것은 없었다”고 해 유가족과 시민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최은경 대표에 따르면 충북도청 관계자에게도 분노할 수밖에 없는 얘길 들었다는 것이다.

유가족이 '합동분향소가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각 충북 시도에 플랜카드를 걸어 달라라'고 요청했는데 충북도청 관계자가 "민원실에 지금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지만 조문하는 사람은 몇 명 안 된다"는 답을 했다는 것이다.

최은경 대표는 "이렇게 플랜카드 걸어도 지금 왔다 갔다 하는 사람조차도 안 하는데 무슨 플래카드냐, 그런데 지금 그게 유가족한테 할 말은 아니지 않나"라며 "어떻게 저희한테 상처 주는 말만 하시는 건지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최은경 대표는 청주시의 대응에 대해서도 "저희가 장례를 치를 때 시나 도에서 주무관이 한 분씩 (나와서)도와준다고 나왔는데, 그 외에는 접촉이 없었다"며 "그분(주무관)들도 급하게 오셔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치도, 업무 영역도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최은경 대표는 청주시가 '어떤 업체로부터 공기청정기 기부 받았으니까 주소 알려 달라'는 얘기도 유가족들에 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저희가 지금 공기청정기 받을 정신인가"라며 "이런 게 왔어도 그분들께서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다' 저희 마음을 헤아려 주신다면 그 정도는 해주셔야 된다"라고 일갈했다. 분향소를 찾은 이범석 청주시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은경 대표는 청주시가 '어떤 업체로부터 공기청정기 기부 받았으니까 주소 알려 달라'는 얘기도 유가족들에 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저희가 지금 공기청정기 받을 정신인가"라며 "이런 게 왔어도 그분들께서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다' 저희 마음을 헤아려 주신다면 그 정도는 해주셔야 된다"라고 일갈했다. 분향소를 찾은 이범석 청주시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은경 대표는 "지금 경황도 없고, 황망한 마음 지금 슬픔 달래기도 버거운데 동사무소에서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7월 31일까지 신청하라, 그 기간 안에 신청 못 하면 못 받는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며 "도청에 확인해 보니, 수해로 인한 재산 피해가 있을 경우 재난 종료 10일 이내에 신청하는 게 맞지만 이건 인적 피해라 해당이 안 되는 것 같으니 확인해 보라는 답을 받았다. 확인 결과, 결국 시에서 소통이 잘 안 돼 저희한테 연락이 왔던 것"이라며 미숙한 대응을 지적했다. 

최은경 대표는 청주시가 '어떤 업체로부터 공기청정기 기부 받았으니까 주소 알려 달라'는 얘기도 유가족들에 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저희가 지금 공기청정기 받을 정신인가"라며 "이런 게 왔어도 그분들께서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다' 저희 마음을 헤아려 주신다면 그 정도는 해주셔야 된다"라고 일갈했다.

최은경 대표는 이러한 충북도와 청주시 등의 대응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참사를 대하는 태도와 다르지 않을 거라 짚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경북 예천 산사태 현장과 충남 공주 수해 피해 현장 등을 방문했지만 가장 많은 14명의 희생자가 나온 오송은 찾지 않았으며 오송 참사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조차 없었다.

최은경 대표는 "우크라이나 방문 이런 거는 중요하시고 정말 저희가 국민으로서 납세의무나 국방의 의무 다 하고 있지 않나"라며 "그런데 나라는 국민을 지켜줘야 될 의무가 있지 않나? 못 지켜주셨으면 어떤 사죄의 말씀이나 오셔서 관심을 더 가져주셔야 되지 않나"라고 일갈했다.

최은경 대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합동분향소를 방문하고도 유가족은 '패싱'했다고 설명했다. 이상민 장관이 오는 시각 유가족은 전혀 연락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은경 대표는 오송파출소 앞에 경찰을 응원하는 화환들이 놓인 데 대해서도 "저희 유가족들을 지금 두 번 너무 아프게 하는 이 상황들이 너무 많다"라며 "지금 아직 잘못했다 이것도 아니고 수사 중인데 뭐가 그렇게 억울하신가? 저희 유가족보다 더 억울하신가"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최은경 대표는 이러한 충북도와 청주시 등의 대응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참사를 대하는 태도와 다르지 않을 거라 짚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경북 예천 산사태 현장과 충남 공주 수해 피해 현장 등을 방문했지만 가장 많은 14명의 희생자가 나온 오송은 찾지 않았으며 오송 참사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조차 없었다. (사진=연합뉴스)
최은경 대표는 이러한 충북도와 청주시 등의 대응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참사를 대하는 태도와 다르지 않을 거라 짚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경북 예천 산사태 현장과 충남 공주 수해 피해 현장 등을 방문했지만 가장 많은 14명의 희생자가 나온 오송은 찾지 않았으며 오송 참사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조차 없었다. (사진=연합뉴스)

최은경 대표는 이번 참사로 숨진 자신의 모친 실종신고를 오송파출소에 했는데, 돌아온 답은 '저희는 모른다. 아무것도 알 수 없다'와 같은 응대뿐이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6일 출범한 오송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관계 기관에 ▲합동분향소 존치 기간 1개월 연장 ▲성역 없는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유가족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한 조사·수사 과정 공유 ▲자동통제 시설 설치 등 동일지역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남은 유가족에 대한 정신적 고통·트라우마에 대한 심리치료 ▲추모공원 등 고인을 기억·추모할 수 있는 조처 등을 공식 요구 중에 있다.

최은경 대표는 유가족협의회를 꾸린 이유에 대해 "저희가 참사가 발생하고 저희 가족과 함께 운명을 달리한 이유가 궁금도 했고 설명을 듣고자 했는데 어느 누구도 저희한테 알려주는 분들도 안 계셨다"라며 "어디에 물어야 하는지도 알 수 없고 답답하고 너무 억울해서 저희 개인의 목소리보다는 유족들이 단합한 목소리를 내고자 출범을 하게 됐다"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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