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사상 최대 실적… 비은행 부문 강점
디지털 금융 앞장선다… AI 활발한 활용

[편집자 주] 모든 업계가 그렇지만 금융 업계에서 CEO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이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기업의 명운이 걸려있다. 기업의 본령인 이익 증대만을 신경 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상생 금융, ESG 경영까지 아울러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MZ 세대가 주된 실무자로 떠오르는 상황에서는 직원들과의 스킨십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한마디로 금융계 CEO는 만능이 되어야 한다. 각 금융사 CEO들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그들의 지난 경영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전망을 점쳐본다.

[서울=뉴스프리존]위아람 기자=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1961년 6월 전주에서 출생했다. 전주고, 서울대 국사학과를 거쳐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주택은행에 입행해 KB국민은행 서초역지점장을 거쳐 KB금융지주에서 이사회 사무국장을 지냈다.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주도한 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KB금융지주 부회장을 거쳐 KB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됐다

2023년 11월 제7대 회장에 취임한 양 회장은 내부 출신으로는 첫번째 수장이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나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더불어 호남 인맥으로 분류된다. 학연으로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전주고 동문이라는 인연이 있다. 

(사진=KB금융그룹)
(사진=KB금융그룹)

2분기 사상 최대 이익… 비은행 드라이브

양 회장이 이끄는 KB금융지주는 지난 2분기에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 2024년 2분기 순이익이 1조7324억원이다. 기존 분기 최대이익이던 2023년 1분기 1조5087억원보다 2000억원 이상 많다. KB금융은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발표했다. 연말까지 7200억원 규모로 이뤄지며 역대 최대치다.

특히 비은행 자회사들의 실적 성장세가 돋보인다. 2024년 상반기 KB증권과 KB손해보험이 역대급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의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30% 넘게 늘었다. 상반기 비은행 자회사 중에서 가장 좋은 실적을 낸 KB손해보험의 경우 순이익이 5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늘어났다. KB증권은 상반기에 376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1년전보다 50.7% 증가했다.

비은행 부문의 성장은 KB금융이 내놓은 경영 목표 중 하나로 전 윤종규 회장은 물론이고 양 회장 역시 비은행 부문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비은행 부문 이해도 높아

양 회장은 과거 KB손해보험 인수 역할을 담당할 정도로 비은행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의 비은행 부문의 선전 역시 구본욱 KB손해보험 사장 전진 배치와 같은 인사 전략이 주효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KB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보험영업으로 순익을 방어하며 당기순이익 개선을 이뤄냈다. 보험사 미래이익을 나타내는 주요 수익성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도 꾸준히 증가해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2.1% 늘어 약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은행의 이익 비중은 줄이고 비은행 계열의 수익확대를 통한 이익구조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전략은 KB금융 또한 예외가 아니다. 비은행 부문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양 회장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로 보인다.

(로고=KB금융그룹)
(로고=KB금융그룹)

디지털 금융 리드… 생성 AI 활용

KB금융은 2024년 생성 AI 기술검증 분야에서만 중점과제 17개를 포함 연구과제 66개를 발굴해 수행하고 있다. KB금융의 모든 계열사가 기업금융, 퇴직연금, 투자 등 다양한 세부분야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3월 KB증권이 생성 AI 바탕의 투자정보 제공시스템 ‘스톡AI’를 MTS에 적용했다. KB국민은행은 7월 스타뱅킹에 ‘AI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출시했다. KB금융은 삼성SDS와 손잡고 그룹 생성 AI 플랫폼 구축작업을 진행 중이다.

KB금융은 2024년 상반기에만 디지털 신사업 제휴와 투자에 472억원을 투입했다. 양 회장은 7월 전략워크숍에서 “디지털과 AI는 KB금융의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의 핵심 모바일앱인 KB스타뱅킹은 MAU가 1240만명으로 시중 은행 모바일 앱 중에서는 유일하게 MAU 1000만명 고지를 넘어섰다. 하지만 토스, 카카오뱅크 등의 모바일 앱 MAU와 격차가 커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상생경영 주력… 금융의 책임 강조

양 회장은 2023년 11월 취임사에서 “작지만 사업체를 꾸리고 처음 수표와 카드를 발급받은 젊은 사업가의 희망찬 모습을 보면서 금융회사의 역할과 사명감을 배웠다”고 말한 바 있다. 2024년 시무식에서도 “기존의 방법이 경쟁과 생존이었다면 이제는 상생과 공존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KB고객의 범주에 사회를 포함해 KB고객사회의 공동 상생전략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KB금융의 KB굿잡 프로그램은 상생금융의 좋은 사례다. KB금융은 KB굿잡 취업박람회에 참가한 구인 기업을 대상으로 금리우대 프로그램과 채용지원금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2022년 말 누적 2284개 업체의 1만851명에서 76억원을 지급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PF 위험 극복해야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잔액이 KB금융의 경우 5대 금융지중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KB금융은 시장에서 우려하는 KB부동산신탁 리스크와 관련해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이 들고 있는 전체 여신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0.68%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KB금융은 부동산 PF 부실 우려에도 걱정하지 않는 기색이다. 2024년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철수 KB금융 리스크관리담당은 “부동산 PF 충당금이 2분기에 늘어난 이유는 부동산신탁에서 갖고 있는 책임 준공 관리형(책준형) 상품 때문이다. 2분기 전체 사업장을 하나하나 재점검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충당금을 마련했더라도 향후 부실 리스크에 대한 부담은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KB부동산신탁은 특히 부동산신탁사 중에서 순손실 규모가 가장 큰 곳이다. KB부동산신탁의 2분기 순손실이 589억이다. 3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이다.

KB금융이 부실 PF 구조조정 여파를 극복할 수 있을지 양 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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